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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신동이던 막노동 아빠가 남긴 운동화”…서울대생 울린 합격 사연

colorprom 2022. 4. 26. 19:55

“수학신동이던 막노동 아빠가 남긴 운동화”…서울대생 울린 합격 사연

 

입력 2022.04.26 16:09
 
 
 
 
/온라인 커뮤니티

 

서울대학교에 붙은 네티즌이

합격의 기쁨을 함께 나누지 못한 채 떠난 아버지를 그리워하는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24일 대학생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서울대 게시판에는

‘돌아가신 아빠가 가엾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은 26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로 확산했다.

 

작성자 A씨는 “내가 서울대 합격한 걸 보여주고 싶었는데

(아버지께서) 정말 허망하게도 사고로 돌아가셨다”며 말문을 열었다.

 

A씨는 “아버지는 어린 시절 동네에서 주판과 산수를 가장 잘하는 수학 신동으로 불렸다”고 했다.

그러나 가세가 기울면서 그의 아버지는 막노동을 해야 했고

사망 직전까지도 공장 일용직으로 근무했다고 한다.

A씨는 “이혼 후엔 나랑 동생만 바라보고 사셨다”고 설명했다.

 

A씨는 “내가 성균관대학교에 갔을 때 (아버지는) 너무 좋아하시면서

역시 한 공부하는 자식이라고 자랑스러워하셨다”고 말했다.

그는 “거기에 내 만족감과 서울대 붙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서울대로 반수했는데

합격한 모습을 (아버지께) 보여드리지 못했고 보냈다”고 했다.

 

A씨는 “아빠가 나의 세대에 태어났거나 그 세대에서 풍족하게 공부할 수 있었다면

분명 아빠도 서울대 입학하고도 남았을 것”이라며

“우리 집안은 원래 박학한 유전자를 가진 집안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너무 아쉽다”

고 적었다.

 

이어 “아빠랑 비슷한 나이의, 적어도 중산층 이상의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나

공장이 아닌 낭만적인 대학교에서 엘리트 코스를 밟고 강단에 올라가신 서울대 교수님들 보면

아빠의 가능성, 적어도 학업에 있어서 기구했던 운명 등 여러 생각이 든다”고 했다.

 

그러면서 A씨는

“아빠가 내게 주신 유산은 집도 차도 부동산도, 그렇다고 뒷구멍 입학도 아니었지만,

평생 남을 운동화였다”고 덧붙였다.

 

A씨는 아버지가 생전 남긴 메모도 공개했다.

메모 속 A씨의 아버지는 슬리퍼가 든 것으로 보이는 비닐봉지와 함께

“비 오니까 운동화 신고 슬리퍼 필요하면 가져가. 전화 부탁”이라는 말을 남겼다.

 

해당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성공한 아버지다. 홀로 자식 키우시며 자식에게 존경받았으면 가치 있게 사신 것”

“사후세계가 있다면 전화 딱 한 통이라도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안타깝게도 풍족하지 않던 시절에 비슷한 상황의 분들이 많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