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대현의 마음속 세상 풍경] [102] 삶의 만족도 떨어뜨리는 ‘시간 빈곤감’
바쁜 것이 곧 성공은 아니지만,
대체로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 이 중에 한가한 경우는 드물다.
“그 친구 잘나가. 만날 수가 없어” 같은 말엔
친구가 성공해 기쁘기도 하지만, 보기 힘들어지니 섭섭한 마음이 담겨 있다.
성공은 했는데 친구와는 우정이 옅어질 수도 있는 셈이다.
성공이 행복이라 믿고 시간을 다투며 열심히 살아 성취를 향해 나가고 있는 중에
불쑥 찾아온 ‘시간 빈곤감(time poverty)’에 우울하다는 호소가 많다.
예를 들면 시간 빈곤의 느낌은
삶의 만족감, 긍정성, 그리고 마음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더불어 창의성, 업무 능력, 그리고 인간관계의 질마저 떨어뜨린다는 결과도 있다.
새로운 기술이 1분이라도 기다리는 시간을 줄여 줄 때
그 서비스가 있는 플랫폼으로 큰 쏠림이 일어나는 것은
‘시간 사랑’에 대한 본능적 반응이라 생각된다.
반대로 서비스가 지체될 때 우리는 불편함을 넘어 무시당하는 느낌을 받을 때도 있다.
서비스 민원 관련 상당 내용이 ‘나를 기다리게 했다’는 것이다.
예상치를 넘는 기다림은 소중한 시간을 뺏어가니 내 가치를 무시한 것으로 느껴지는 것이다.
물론 원하는 물건을 사기 위해서는
밤을 새워 줄 서고 상점 문이 열리는 순간 우르르 달려가기도 한다.
기다림에 가치가 존재할 때는 시간 빈곤의 느낌이 찾아오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일반적 상황에서 과도한 기다림은 큰 스트레스다.
팬데믹도 장기화되니 정상 생활을 기다리다 모두가 지쳐 버린 상황이다.
기다림 관련 대표적인 스트레스가 소송 스트레스다.
수년간 지속되다 보면 마음이 번아웃되어
삶의 만족도가 떨어지고 우울증까지 찾아오는 경우도 있다.
분노 반응 등 감정적으로는 당장 법적 행동을 하고 싶어도,
소송 여부를 결정하기 전에 현실적 이득과 승산은 있는지
법률 전문가와 법리적 상황을 충분히 상담하고 숙고하여 소송 여부를 결정하라고 조언한다.
보통 소송 과정은 판결 걱정 등 불안과 함께 상당한 마음의 시간 에너지를 소모하는 과정이라
시간 빈곤감이 찾아오고 삶의 질이 떨어진다.
그래서 국민의 삶과 연결된 중요한 서비스 시스템의 변화엔
공론화 과정 및 시범 서비스 기간 등 충분한 준비 시간이 필요하다.
서비스 시스템 변화에서 신뢰라는 요소도 만족에 중요한 축이지만,
시간과 관련된 효율에 문제가 생긴다면 정부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가 떨어질 수 있다.
예를 들면
선거 때 지역별 투표 대기 시간에 차이가 많이 난다며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있다.
투표 대기 시간이 상대적으로 길다면 만족도는 물론 투표율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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