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공부

[윤대현] [97] 남아있는 직원 대상 ‘스테이 인터뷰’도 중요하다

colorprom 2022. 3. 22. 14:09

[윤대현의 마음속 세상 풍경] [97] 남아있는 직원 대상 ‘스테이 인터뷰’도 중요하다

 

입력 2022.03.22 00:10
 

‘나는 번아웃 된 적이 없다. 스트레스도 즐기자’란 인사말을 기관장이 회의에서 한다면

직원들 표정이 어떨지는 쉽게 예상할 수 있다.

상대방의 지친 감정을 긍정적으로 바꿔주고픈 동기 자체가 문제는 아니지만

조급한 해법 제시는 오히려 역작용이 나기 쉽다.

 

설루션을 먼저 이야기하는 것보다는 경청하는 것이 우선이다.

다 아는 이야기인데

워낙 문제를 분석하고 빠르게 해결하는 데 훈련이 되어 있다 보니 쉽지 않다.

소통을 위한 질문도 내용이 부정적일 때가 많다.

 

퇴직률 증가는 회사의 큰 고민이다.

퇴직의 이유를 분석하려는 ‘퇴직자 인터뷰(exit interview)’는 문제 중심 접근법으로 필요하다.

그런데 여기에 치중하면 남아 있는 사람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할 수도 있고,

남아 있는 이유에 대한 분석도 중요한데 놓칠 수 있다.

 

남아 있는 직원을 대상으로 한 ‘스테이 인터뷰(stay interview)’에

퇴직자 인터뷰와 같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고 이에 공감한다.

정보도 얻고 조직 로열티 상승 등 심리적 유익도 얻을 수 있다.

 

스테이 인터뷰를 진행할 때

우선 솔직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도록 격려하고 경청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부정적인 감정에 대해 급하게 대응 조정하려는 태도는

오히려 회사를 떠나고픈 마음을 키울 수 있다.

상대방의 부정적인 감정 반응을 즉각 긍정적으로 돌리고 싶은 욕구가 우리 안에 존재해

이런 행동이 나오기 쉽다.

‘우린 잘할 수 있어’, ‘스트레스도 즐기자’ 같은 유의 기계적 장담과 과도한 긍정 에너지 유도는

구성원들이 솔직한 자기 감정을 표현하려는 동기를 위축시킨다.

 

자녀와의 소통에도 적용할 수 있다.

부모에게 자녀의 문제점 말고 자녀의 장점에 대해 물으면

대답이 지연되거나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자녀에 대한 걱정은 사랑의 증거이지만 문제 중심 소통으로 빠지게끔 한다.

잘 사랑하려면 상대방에 대한 데이터가 필요하다.

자녀가 속내를 이야기할 때 그건 아니라며 빠르게 수정 설루션을 주면 마음을 닫게 된다.

 

내 자녀는 어떤 취향의 친구를 사귀는지, 마음을 터놓는 친구는 있는지, 어떤 음악을 좋아하고

무엇을 할 때 스트레스를 푸는지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자녀의 신뢰를 얻는 기간이 필요하다.

내 이야기를 긍정적으로 듣고 품어 준다는 신뢰를 쌓아야 한다.

 

‘한번 속에 있는 이야기 해봐. 어서 빨리’라고 재촉하면 자녀는 속마음을 닫는다.

입이 근지러워도 참고 자녀 입장에서 경청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부모 하기가 어렵다.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상대방이 내가 더 사랑하는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