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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파도가 지나간 자리'(The Light Between Oceans∙2017)

colorprom 2022. 3. 5. 14:29

[황석희의 영화 같은 하루] [60] You only have to forgive once

 

용서는 한 번이면 된다

 

입력 2022.03.05 03:00
 
 
영화 ‘파도가 지나간 자리'(The Light Between Oceans∙2017).

 

1차 대전에서 돌아온 참전 용사 톰 셔본(마이클 패스벤더 분)은

전쟁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기 위해 야누스섬 등대지기로 자원한다.

섬 관리자의 딸 이자벨(알리시아 비칸데르 분)은 톰에게 은근한 호감을 표시하지만

전쟁의 상처로 감정을 잃다시피 한 톰은 그 마음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M. L. 스테드먼의 소설 ‘바다 사이 등대’를 원작으로 한 영화

‘파도가 지나간 자리(The Light Between Oceans∙2017)’의 한 장면이다.

 

톰은 이자벨에게 마음의 문을 완전히 열지 못하지만

편지를 주고받으며 서서히 진심을 전하기 시작한다.

“나의 어두움으로 그늘지게 하기엔 당신의 영혼이 너무나도 맑습니다

(I admire your spirit too much to let it be clouded by my darkness).”

이자벨은 톰의 두려움을 모두 감싸 안으며 이렇게 말한다.

“과거는 과거에 두고 오는 것이 좋아요

(Sometimes it’s good to leave the past in the past).”

 

축복 속에서 결혼한 둘은 등대에서 행복한 나날을 보내지만

이자벨이 불의의 사고로 유산한다.

상처를 보듬으며 살던 두 사람은

어느 날 작은 배에 시신과 함께 떠밀려온 아기를 발견해

루시라고 부르며 자식으로 키우기로 한다.

 

하지만 이 가족의 행복도 잠시,

소녀가 된 루시는 마을에 나갔다가 생모인 해나(마리옹 코티야르 분)의 시선을 끌고

결국 셔본 부부는 아이를 훔친 죄로 재판받는다.

 

셔본 부부가 원망스럽지만 그들이 아이를 진심으로 사랑했음을 알게 된 해나는

법정에서 어떻게 진술할 것인지 갈등하다가 늘 밝던 남편 프랭크의 말을 떠올린다.

 

“누굴 증오하려면 매일같이 평생 해야 하지만 용서는 한 번만 하면 돼

(To resent you have to do it all day, every day, all the time.

You only have to forgive once).

 

해나는 마지막 결정을 위해 톰이 갇힌 감옥으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