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엔 온통 저마다의 영화가 흐르죠
그림이 있는 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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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라는 이름의 영화관
지미 리아오 지음·그림 | 문현선 옮김 | 대교북스 주니어 | 168쪽 | 2만원
희미한 먼지 냄새, 까슬까슬한 의자 감촉, 웅성웅성 사람들 소리…. 조명이 꺼져 사위가 나직해지고 스크린을 밝힌 빛에 잠시 눈이 부시면, 세상은 온통 영화가 되었다. “처음 영화를 봤을 때 얼마나 놀랐는지 잊히지가 않는다. 영화가 시작되기 전 나는 항상 숨을 깊이 들이마셔 엄마 향기가 떠다니지 않는지 가만히 냄새를 맡아 보았다. 언젠가는 영화관에서 엄마를 만날 거라고 굳게 믿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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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는 먼저 간 엄마가 그리울 때면 아빠와 영화를 보러 갔다. 잠들기 전 영화 속 장면을 떠올리다 가물가물 꿈에 빠지면, 우주를 떠다니는 외계인을 만나거나 용맹한 군인이 되어 돌격했다. 진심으로 사랑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배운 곳도, 앞날이 잘 보이지 않을 때 잠시 숨겨주거나 다시 일어설 힘을 준 곳도 영화관이었다.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같던 겨울, 헤어지기 싫어 옷섶을 꼭 붙잡은 작은 손, 아득한 하늘가로 소리 없이 날아가던 구름…. 시간은 파노라마처럼 흐른다. 아이는 영화관이라는 비밀의 화원을 통과하며 진짜 인생을 마주할 용기를 얻는다. 그리움도 상실도 홀로 감당할 수 있는 어른이 되어 간다. 독자 역시 책장을 넘기며 저마다의 달콤쌉싸름한 영화와 영화관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세상에 영화가 없다면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지 나는 상상조차 안 된다.” 이런 말로 시작하는 책은 쉽게 만날 수 없다.
거장들 얼굴과 영화 장면들이 숨은 그림 찾기처럼 여러 쪽에 숨어 있다. 2020년 볼로냐 라가치상 시네마 특별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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