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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사일런스(Silence∙2016)’.

colorprom 2021. 8. 28. 15:18

[황석희의 영화 같은 하루] [33] 저는 당신의 침묵과 싸웠습니다

 

I fought against your silence

 

황석희 영화번역가

입력 2021.08.28 03:00

 

‘사일런스(Silence∙2016)’.

 

1630년대 일본, 포르투갈 예수회의 선교사 페레이라 신부(리엄 니슨)가

유황 온천 앞에 끌려가 고문을 당하고 있다.

나가사키 수령은 비밀리에 선교 중이던 수사 넷을 잡아 배교를 강요하며

모진 고문을 가한다.

페레이라 신부는 배교를 거부하고 고문을 자청하며

자신의 신앙심을 한계까지 시험한다.

그리고 몇 년 후,

포르투갈 예수회로 소환된 로드리게스 신부(앤드루 가필드)와

가루프 신부(애덤 드라이버)는

그들의 스승인 페레이라가 결국 신을 공개 모독하고 배교했다는 소식을 듣고

경악한다.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이 1966년 엔도 슈사쿠의 소설 ‘침묵’을 영화화한

‘사일런스(Silence∙2016)’의 한 장면이다.

 

믿지 못할 소문을 확인하기 위해 가톨릭 박해가 절정인 일본으로 향하는 두 사람.

천신만고 끝에 일본에 도착하고

페레이라 신부가 머물렀던 부락에 은신하여 선교하며 페레이라를 수소문한다.

하지만 이곳도 가톨릭 박해의 손길을 완전히 피할 순 없다.

 

이노우에 수령은 성화를 밟아 배교하면 살려주겠다며 신자들을 회유하지만

한 명, 한 명 배교를 거부하고 그 자리에서 죽음을 맞는다.

 

그 모습을 감옥에서 지켜볼 수밖에 없는 로드리게스 신부

이제 신께 의구심을 품고 신에게 절규와 같은 기도를 올린다.

주님께서 주시는 시험은 선한 것이라 알고 있습니다.

하나 왜 저들의 시험은 저리 가혹해야 합니까?”

(God sends us trials to test us, and everything He does is good.

But why must their trial be so terrible?)

 

결국 의구심과 고통을 참지 못한 로드리게스배교하고 일본인으로 살아간다.

그러고는 마지막에 이르러 드디어 신의 침묵에 담긴 뜻을 이해한다.

 

“전 당신의 침묵과 싸웠습니다.

하나 당신께서 제 평생 침묵하셨더라도

제가 오늘까지 해왔던 모든 일이 당신의 존재를 증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