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

이준석

colorprom 2021. 8. 16. 15:29

♠[양상훈 칼럼] 이준석 바람이 ‘6·11 혁명’일 수 있다

 

1987년 6·10 항쟁 때 두 살이던 이준석
고루한 보수 뒤엎고 운동권 철옹성에 도전
한국 정치 최대 癌, 지역 갈등까지 깨면 그게 정치 혁명이다

 

양상훈 주필

입력 2021.06.24 01:04

 

 

어느 분이 이준석 현상을 ‘6·11 혁명’이라고 불렀다.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열린 6월 11일은

한국의 낡고 고루한 정치가 바로 그런 정치의 본거지에서 파산한 날이고

이는 우리 정치 역사에서 ‘6·10 항쟁’과 비견되는 하나의 혁명과 같은 변화라는 것이다.

 

1987년 중산층 넥타이 부대가 들고일어난 ‘6·10 항쟁’은

6·29 선언대통령 직선제라는 민주화를 이뤄냈다.

 

6·10 항쟁은 386 민주화 운동권의 정치권 진입 길을 열어주었고

그 운동권은 지금까지 우리 정치를 쥐락펴락하고 있다.

 

6·10 항쟁 당시 두 살이던 아이가 그로부터 34년 만에 새로운 정치 바람을 일으켜

고여 썩은 보수 정치를 뒤엎는 동시에

혐오스러운 기득권으로 변한 운동권 철옹성에 도전하고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3일 오전 제주시 봉개동 제주4·3평화공원을 방문해

희생자 영령에 참배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1.06.23./뉴시스

 

국민은 정치 혁명이 일어나길 고대하고 있지만 이준석 바람은 아직은 혁명이 아니다.

혁명으로 발전하고 성공할 가능성을 보인 단초일 뿐이다.

역사에 ‘6·11 혁명’이라고 기록되려면 두 개의 큰 산을 넘어야 한다.

그러지 못하면 일회성 해프닝으로 끝날 수도 있다.

 

이번에 국민의힘이준석을 선택한 것이 아니다. 당원 득표율은 2위에 그쳤다.

당원만으로 투표했다면 이준석 바람은 없었다는 뜻이다.

국민의힘은 이런 정당이다.

당의 얼굴은 파격적으로 바뀌었지만 본바탕은 그대로다.

시대가 바뀌어도 국민의힘 당원들은 거의 그대로인 때문이다.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국민 다수의 생각과 괴리되는 경우가 많다.

국민의힘이 안고 있는 근본 문제다.

 

2년 전 2019년 전당대회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국민 여론조사에서 크게 밀려 2등을 한 후보가

당원 투표에서 압도적 1등을 해 당대표가 됐다.

국민이 원하지 않는 사람을 당원들이 대표로 선택한 것이다.

2020년 총선 참패는 이때 이미 결정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번에는 정반대였다.

당원 투표에서 2등을 한 이준석이 국민 여론에서 압도적 1등을 해 당대표가 됐다.

과거에 머물러 바뀔 줄 모르는 당을 국민이 보다 못해 직접 개입해 바꿔버린 것이다.

 

국민의힘 당원들의 인적 구조와 그들의 인식이 바뀌지 않고 지금 이대로면

이준석 바람은 안착하지 못한다. 대표와 한국 정치의 숙제다.

국민들이 야당에 개입해 직접 당대표를 고른 것은 민주당 정권을 심판하라는 주문이다.

 

운동권 권력이 겉으로 착한 척하면서 뒤로 깐 호박씨가 가히 산을 이루고 있다.

그 위선에 질렸는데 무능하고 오만하기까지 하다.

 

이준석의 등장은 국민이 운동권에 ‘할 만큼 충분히 했으니 이제 그만하라’는 뜻을 밝힌 것이다.

 

운동권에 점령되기 이전의 민주당은 이런 당이 아니었다.

이제는 문빠가 좌지우지하는 당이 됐다.

이준석 바람이 혁명이 되려면

민주당을 운동권에서 해방시키는 변혁이 일어나야 한다.

 

국민의힘민주당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하는 이 과제는 한 개의 열쇠로 풀 수 있다.

국민의힘의 고루한 당원들과 민주당의 운동권은 사실 한 우물을 마시고 있다.

영·호남 지역 갈등이란 우물이다.

 

이준석 대표가 호남으로 다가가자

민주당 대표가 다급하게 호남으로 달려가 “속지 말라”고 단속한 것은

운동권 최후의 보루가 무엇인지 잘 보여준다.

 

영·호남 지역 구조가 깨지면 두 당의 기득권도 함께 무너진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대표 당선 이후

호남 지역에서 민주, 국민의힘 지지율 격차는 55%포인트 차이에서 25%포인트 차이로 줄었다.

대표가 잘할 것이란 기대는 호남(61%)과 대구·경북(62%)이 차이가 없었다.

정치권 세대교체에 공감하는 비율도 호남(87%) 대구·경북(88%)이 같았다.

586 운동권은 이제 물러나야 한다는 호남 여론이 64%에 달했다.

큰 변화다.

 

지역감정은 이를 이용해 생존하고 이득을 보는 정치 세력이 있기 때문에

결코 쉽게 없어지지 않는다.

해답은 젊은 층에 있다고 생각한다.

지역감정도 세습된다고 하고 실제 그런 경향이 없지 않다.

하지만 젊은 층에선 지역감정이 확실히 약하다.

 

지난 2월 조사에 의하면

광주 지역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2030 세대에서 45~63%였지만 60대 이상은 80%였다.

작년 대구 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2030 세대는 29% 안팎이었으나 60대 이상은 80%였다.

그래서 36세 야당 대표가 어쩌면 영·호남 지역 구도를 깰 수 있을지 모른다는 기대를 낳고 있다.

 

대표는 취임 나흘 사이 호남을 두 번 방문했다.

“5·18 이후 태어난 첫 세대를 대표해 광주의 아픈 역사에 공감하고

다시는 우리 당이 광주의 마음을 아프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거듭해서 “호남의 미래 세대와 함께 지역 발전과 일자리를 논의하겠다”고 했다.

전주에선 이 대표를 보고 2030 세대 100여명이 몰려들었다.

호남 젊은이들의 당원 가입도 늘고 있다고 한다.

 

아직은 바람일 뿐인 이준석 현상이 태풍으로 바뀌어

국민의힘에서 5·18을 폄하하는 언행이 설 자리가 없어지고,

호남에선 ’90% 득표율'이 과거의 유물이 됐으면 한다.

당 전체의 세대교체를 이룬 국민의힘이 합리적인 보수당으로 진화하고

운동권에서 벗어난 민주당이 합리적인 진보당으로 변모했으면 한다.

그런 ‘6·11 혁명’을 진심으로 보고 싶다.

 

 

[독자 마당] ‘능력주의’ 아닌 작은 ‘파이’가 문제

 

김성식·한국외대 영어학과 4년

입력 2021.06.24 03:00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내건

여성·청년 할당제 폐지공직 후보자 자격 시험 도입을 놓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준석표 능력주의’가 승자 독식 사회를 공고히 할 것이란 지적이다.

 

그러나 이는 승자 독식의 원인을 잘못 짚은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의 승자 독식 폐해는 ‘경쟁’이 아닌 줄어든 ‘파이’에 기인한다.

실업 문제만 봐도 알 수 있다.

 

현 정부 들어 전일제 일자리 고용률은 지난해 사상 처음 50%대로 주저앉았다.

고용시장이 좁아지자 극소수 고스펙 취준생만 취업이 가능해졌다.

최저임금 급등으로 알바 자리가 줄어들자 이젠 알바도 경력직만 뽑는다.

 

고용시장의 승자 독식 이면에는 심각한 일자리 절벽이 있다.

고용시장의 파이가 급격히 줄어들었기 때문에 고스펙, 경력직 소수만 살아남게 된다.

 

‘능력에 따른 차등’이란 경쟁의 기본 원칙에는 죄가 없다.

전체 일자리 파이를 줄인 무능한 정권이 문제다.

승자 독식이 싫으면 더 많은 사람을 경쟁의 승자로 만들면 된다.

 

유능한 정치로 파이를 키우는 게 중요하다.

 

 

♠[기자의 시각] 李대표에게 개츠비를 권함

 

권승준 기자

입력 2021.06.28 03:00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대변인 공개오디션 관련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연합뉴스

 

이준석(36) 국민의힘 대표의 아버지는 1958년생이며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왔다.

통계청에 따르면 ’58년 개띠'는 100만명이 넘는다.

학력만 보면 이 대표의 아버지는 동 세대 상위 0.1%에 속한다.

대권 후보인 유승민 전 의원과 김부겸 국무총리가 고등학교·대학교 동창이다.

증권사에 들어가 서울 강남지점장·국제영업부장 등으로 일하다

퇴직 후엔 파산 기업을 청산하는 법정관리인 등으로 활동하며 최근까지 현업에 있었다.

 

대표는 초등학교 때 해외 발령 난 아버지를 따라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에서 2년가량 살았다.

귀국 후 서울 목동에 전입해 월촌중학교에 진학했다.

학군 좋은 목동에서도 학업성취도 평가 1~2위를 다투는 명문이다.

이후 서울과학고를 거쳐 국비 장학생으로 하버드대에 입학해 컴퓨터공학·경제학을 전공했다.

졸업 후 2007년 11월부터 2010년 9월까지 IT 회사 산업기능요원으로 대체 복무했다.

 

대표는 2018년 한 케이블 방송 토론 프로그램에서

군 복무 기간을 단축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대학생들에게 반대하며

“정신 차리라”고 면박을 줬다.

이때 몇몇 언론에서 그의 복무 전력을 꼬집기도 했다.

 

대표가 정치권에 입문하는 결정적 계기가 됐던 경력도 대체 복무 중에 쌓은 것이다.

2007년 대표는 서울과학고 동문 게시판에

“저소득층 아이들을 위한 봉사를 하자”는 취지로 글을 올리고

‘배움을 나누는 사람들(배나사)’이란 교육봉사단체 결성을 주도했다.

산업기능요원으로 일하면서 꾸준히 배나사 대표교사로 저소득층 아이들을 가르쳤다.

그가 현역이었다면 배나사 활동을 장기간 이어가긴 어려웠을 것이다.

 

배나사가 알려지면서 장관 표창을 받고 청와대에 초청받아

이명박 전 대통령과 오찬도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1년 당시 26세였던 이 대표를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으로 파격 발탁한 것도 배나사 교육장을 방문한 직후였다.

이 때부터 이 대표는 사실상 정치인으로 살았다.

 

2016년 총선에 출마하면서 신고한 재산은 약 3억5000만원.

예금·보험이 8888만원, 주식이 2억6000만원 가량이었다.

정치인 생활 5년 만에 당시 기준으로 서울시내 20평대 아파트 한 채 값은 모았던 셈이다.

2020년엔 3억8000만원을 신고했다.

 

대표는 노력과 실력으로 ‘공정하게’ 경쟁하는 걸 중시한다.

정작 그의 삶에서 배경과 노력을 두부 자르듯 나누긴 힘들어 보인다.

기자는 대표의 이력을 돌아보며 소설 ‘위대한 개츠비’의 첫 대목이 떠올랐다.

 

“지금보다 어리고 민감하던 시절 아버지가 충고를 한마디 했는데

아직도 그 말이 기억난다.

‘누군가를 비판하고 싶을 때는 이 점을 기억해두는 게 좋을 거다.

세상의 모든 사람이 다 너처럼 유리한 입장에 서 있지는 않다는 것을.’

 

 

♠♠♠[류근일 칼럼] 결전 앞두고 ‘콩가루 집안’ 만든 이준석 대표

 

李대표가 싸워야 할 상대는 대한민국 부정하는 세력
北 한마디에 안보 눈감고 민주주의 파괴하는 이들이다
野 후보들 위해 봉사해야지, 개인 야망 앞세울 때 아니다

 

류근일 언론인

입력 2021.08.16 03:20

 

대통령 선거판이 이상야릇하게 돌아가고 있다.

2022 대선은 무엇과 무엇이 싸우는 판인가?

대한민국 73년의 정당성을 긍정하는 계열(A)과

그것을 부정하는 계열(B) 사이의 내전이다.

 

주사파 민족·민중 혁명을 지지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A를 아군, B를 적군으로 쳐야 옳을 것이다.

 

이 상식을 저버리고 만약 A에 속했다면서도 같은 A 소속을 적대하는 사례가 있다면,

더군다나 대선 7개월을 앞둔 이 시점에는 그거야말로 황당한 모순이 아닐 수 없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최근 그런 역설적 당착(撞着)을 드러냈다.

 

그는 야당이라면서도 김정은·김여정·주사파·문재인·대깨문을 공격하기보단,

윤석열·안철수를 더 치고 깠다.

왜 그랬나?

 

이 질문에 국민의힘 C 의원은 전화로 이렇게 말했다.

이준석을 유승민 아바타라고들 하는데, 그렇진 않다.

그는 자신의 야망을 위해 저런다.

그가 말을 부적절하게 하는 점은 있다.

그러나 그가 대표 된 후 젊은 층 모바일 입당이 급증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지난 3월 제작된 영상에서 이준석

윤석열 대통령 되면 난 지구를 뜰 것. 유승민 대통령 만들어야”라고 했다.

 

이준석 현상과 유승민 대통령 만들기 사이에

‘선택적 친화력’이 있음을 유추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이 때문인지, 정권 교체를 위해

다양한 A 계열이 막판 단일 후보 중심으로 하나가 돼야 한다고 믿는 쪽 여론이,

이준석에게 썩 좋지 않게 돌아간 게 사실이다.

단일화 대의를 위해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지를 그가 잘못 짚었다는 것이다.

 

야당 대표로서 그는 자신의 야망을 앞세울 때가 아니다.

자기 당 후보들을 위한 봉사에 전념할 때다.

그래서 그는 윤석열·안철수를 물어뜯기보단,

대한민국의 주적을 향해 날을 세워야 했다.

 

문재인 캠프 노동특보를 지낸 ‘충북동지회 간첩단’ 같은 게 대한민국의 주적이다.

간첩들스텔스기 도입 반대, 미군 철수, 보수 타도 등 모든 현안을 추동했다.

김여정이 꽥 하니까 여권 의원 72명이 “한·미 훈련 연기요~~”라고 복창했다.

안보의 주적들인 셈이다.

드루킹·김경수의 선거 여론 조작, 인천 연수을 재검표로 발견된 가짜 투표용지,

울산시장 선거 개입 피소 등은 민주주의의 주적이다.

선거 철 남·북 ‘사기 평화 쇼’는 공명 선거의 주적,

삼복더위에 원전(原電)을 깨는 건 생명의 주적이다.

 

이준석이 야당 대표라면 그가 목숨 걸고 싸워야 할 상대는 바로 그런 것이다.

그러나 그가 우군 아닌 적군을 향해 칼을 빼 들었다는 소리는 들은 적 없다.

김영삼·김대중이 언제 야당을 깨고 야당 지도자 됐나?

그들은 2중대 야당 민한당을 깨고, 선명 야당 신한당을 만들었을 뿐이다.

 

이준석 현상이 초래한 난맥상을 김어준은 ‘내가 바라던 콩가루 집안’이라고 반겼다.

이준석 현상은 정권 연장을 바라는 기준에선

“잘했다” 평을 들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정권 교체를 바라는 기준에선

이준석 현상은 “잘못했다” 평을 들어야 맞을 것이다.

이 잘못을 어떻게 치유할 것인가?

 

순리적 방법과 비상한 방법이 있다.

 

순리적 방법이준석 스스로 사태의 심각성을 깨쳐

내부 공격 아닌 야권 대동단결과 ‘민중주의 파시즘’ 종식 투쟁에 나서는 것이다.

이럴 때 예비 후보들은 기꺼이 협력해야 한다.

 

그러나 이 순리가 정 안 먹힐 때는 비상한 방법을 쓰는 수밖에 없다.

이준석 눈금에 맞추지 말고

더 보편타당, 공명정대, 공평무사한 눈금에 맞추는 것이다.

그리고 이준석이 뭐라 하든, 일일이 대적하지 말고

오직 정권 교체 여망만 바라보고 달리는 것이다.

 

세상이 편하려면 순리적 방법이 가능해야 한다.

그러나 문재인 정권이 그 가능성을 허물 수도 있다.

이준석에게 힘을 실어주어 그가 윤석열과 맞짱 뜨도록 부추기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

청와대가 이준석을 여·야·정 3자 협의에 초대하는 건 바로 그 효과를 노린 것 아닐까?

 

이준석이 정권의 반간계(反間計)에 맞출 경우,

그는 ‘제 식구를 주적 취급하고 외부와는 샴페인 터뜨리는’ 격이다.

제 집안은 콩가루 만들고 ‘늑대와는 춤을’ 추는 격이다.

 

순서가 거꾸로 됐다.

정권 교체 국민 연합이냐, 정권 연장 통일 전선이냐 하는 숨 가쁜 결전을 앞두고,

전자(前者)를 선도해야 할 제1 야당 대표가 ‘딴생각’에 더 바쁜 셈이다.

 

이럴 땐 당내 걱정하는 마음들이 일어나 외쳐야 한다. 더는 그 꼴 볼 수 없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