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진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

진보학자, 與초선에 “윤석열 과소평가 안돼… 김어준 제발 자제를”

“쓴소리 좋지만 법안 등 원점으로 되돌리진 마라”

 

안준용 기자

 

입력 2021.04.28 12:17 | 수정 2021.04.28 12:17

 

안병진 경희대 교수. /조선DB

 

안병진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가 28일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 30여명을 대상으로 강연하며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너무 과소평가하고 있다.

정권교체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을 부인하면 안 된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안 교수는 2012년 총선 당시 민주당 중앙선대위 인터넷소통위원장을 맡았던

진보 정치학자다.

그는 이날 민주당 초선 의원 모임 ‘더민초’가 주최한 ‘쓴소리 경청’ 화상 강연에서

“우리가 180여석을 갖고 있지만, 지금 대선이 위험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윤 전 총장과 관련,

“물론 과대평가도 문제지만, 양극단을 벗어나야 한다”며

“경쟁자를 과소평가하는 것이 우리의 고질적 문제인데 이번에도 그 경향이 보인다.

우리를 절대 과대평가하지 말라”고 했다.

안 교수는

“윤 전 총장이 얘기하는 것을 너무 쉽게 생각하면 안 된다”며

“생각보다 내공이 있다”고 평가했다.

또

“윤 전 총장이 정치에 나간다는 게 말도 안 된다고 얘기하는데,

나는 내공이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누가 맞았나”라고도 했다.

그는 또

“우리가 집권하려면 실용적으로 가야 한다”며

“제발 김어준 씨한테 부탁하는데 자제를 좀 해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열정적인 지지자들이 때로는 자제하고,

실용적 흐름 속에 적절히 조절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열린 ‘더민초 쓴소리 경청 1탄’에서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들이 최진석 서강대 교수의 강연을 듣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여성 군사 훈련 필요성을 제기한 박용진 민주당 의원을 향해선

“징병 문제, 의무복무제를 함부로 제기하면 안 된다.

이건 ‘웨지 이슈’(분열 쟁점·Wedge issue)”라며

“남녀 간 웨지 이슈를 부각하지 말고 경제적 포퓰리즘을 전면에 내세워야 한다”고 했다.

그는

“젊은 의원 중에 제가 박 의원을 정말 좋아한다.

다 좋은데 최근 그 이슈는 다시 생각해보셨으면 간곡하게 부탁드린다.

보수가 대선에서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이슈”라고 했다.

 

그는 또 “노무현 정권의 부동산 정책 한계, 2018년 하노이 회담에서의 한계 등을

목숨 걸고 복기해야 한다”면서

“지금 상태로 가면 대선에서 이긴다 하더라도 부동산은 100% 실패한다”고 했다.

 

그러나 안 교수는 이날

“과잉된 쓴소리는 경계할 필요가 있다”며

“지금 민주당이 추구하는 법안들 내용을 다 백지로 돌리는 건 아닌 것 같다.

쓴소리는 좋은데 모든 걸 원점으로 되돌리는 것에 찬성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그는

“부동산은 억울한 점이 굉장히 많지만 정치는 ‘퍼셉션’(perception·인식)이니

현재 시민 눈높이에서 출발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

“초선들이 소수의견으로 강력한 임팩트를 내고,

중도적인 분들은 조금 급진적으로 축을 옮기라”고 했다.

안 교수는

“민주당과 진보진영이 윤리적 리더십은 기본으로 깔고 가야 한다.

살벌한 윤리적 기준을 민주당이 앞서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과 관련,

“민정수석을 했을 때 너무 마음에 들었다”며

“경희대 (출신은) 청와대 근처도 오지 못하게 했다.

문 대통령이 좋은 의미에서 꽉 막힌 데가 있지만 그게 매력 아닌가”라고 했다.

그는

“진보진영에 자유 민주주의 가치를 주도하고 성숙시켜나갈 기회가 왔다.

우리가 잘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