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세상

[영화]‘월-E(WALL-E)'

colorprom 2020. 11. 7. 15:20

[이미도의 무비 識道樂] [196] Only Newton asked why

 

이미도 외화 번역가

 

입력 2020.11.07 03:00

 

 

“인간이 인공지능(AI)을 똑똑한 보조자(IA·intelligent assistants)로 잘 활용하는 역량이 중요해졌다.”

퓰리처상을 세 번 받은 경영 전략가 토머스 프리드먼의 통찰입니다.

미래의 더 나은 복지를 위해 인간이 AI와 팀워크를 잘 이루어야 한다는 견해이기도 하지요.

 

한편 픽사 애니메이션 ‘월-E(WALL-E·사진)’는

지구 멸망 이후 인공지능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인류의 삶을 그립니다.

 

주인공 월-E는 지구 쓰레기를 청소하는 로봇입니다.

인류가 지구를 떠난 지 700년 된 미래의 어느 날 잿빛 하늘을 뚫고 백색 로봇 이브가 등장합니다.

그녀 임무는 지구 식물 탐사.

호감을 느낀 월-E는 그가 700년 만에 처음 발견한 식물을 선물합니다.

이브는 ‘창세기’에서 감람나무 새 잎사귀를 물고 노아에게 돌아가는 비둘기처럼 우주로 떠납니다.

 

월-E가 몰래 따라가 잠입한 비행선은 거대한 방주(方舟)를 닮았고,

그 내부는 낙원 뺨치는 신세계입니다.

문제는 인간이 전적으로 인공지능 시스템에 의존해 살다 보니

누구도 깊은 사유나 비판적 사고를 안 한다는 것.

 

식물을 받아 든 선장은 지구에 희망이 있다고 판단, 인공지능 조종사 오토에게 귀환을 명령합니다.

오토가 거역합니다.

식물을 죽이려 하는 오토의 반란을 월-E이브가 막아냅니다.

 

귀환 비행이 성공합니다.

불행하게도 오토에게 파괴된 월-E는 기억이 싹 지워진 상태.

이브가 처음으로 월-E의 손을 꼭 잡아줍니다.

인간의 영화를 보며 기억해둔 대로 교감하려는 겁니다.

오토와 달리 둘은 공감 능력이 있어서일까요, 월-E가 반응하더니 이브를 알아봅니다.

 

훗날 월-E와 이브가 나무 아래에서 무성한 잎을 올려다봅니다.

이 장면에서 제가 떠올린 명구는 이것.

수많은 사람이 떨어지는 사과를 봤어도 뉴턴만이 왜 떨어지는지 알고 싶어 했다

(Millions saw the apple fall, but only Newton asked why).’

 

인간이 AI를 똑똑한 보조자로 잘 활용하려면 특히 창의적 질문 능력을 키우는 게 매우 중요해졌지요.

끝부분에서 영화는 나무의 뿌리를 보여줍니다.

지구를 되살리려 인간이 첫 삽 뜰 때 심은, 월-E이브에게 선물한 식물이 드러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