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선엽 죄인 만들기' 배후에 대한민국 부정하는 세력 있다
입력 2020.07.19 10:49 | 수정 2020.07.19 12:59
[김태훈의 이슈&북스] ‘대한민국 임시정부와 대한민국’
6·25전쟁에서 대한민국을 멸망의 위기로부터 구해낸 고(故) 백선엽 장군에 대한 폄훼와 모욕이
도를 넘고 있다.
국가보훈처는 지난 15일 국립현충원 대전묘지에 안장된 백 장군을 ‘친일반민족행위자’라고
16일 홈페이지에 명시했다.
6·25 전쟁 영웅이자 창군이 주역임에도 백 장군의 묘를 파헤쳐 현충원 밖으로 내보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백선엽 장군을 비판하는 이들은
그가 23세 청년 때 간도특설대에 들어가 2년여 복무한 것이 친일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는 겉으로 표방하는 이유일 뿐이다.
근본적인 이유는 대한민국 건국에 기여한 백 장군의 도덕성을 흠집 냄으로써
이 나라의 정통성을 훼손하려는 데 있다.
1920년생인 백 장군은 조선의 국권을 상실한 경술국치와 무관하다.
경술국치의 장본인은 무능한 조선 군주 고종과 그의 부패한 신하들이다.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지난 15일 열린 고 백선엽 장군 안장식에서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가 참배 후 단상을 내려오고 있다/신현종 기자
백선엽 장군은 25살에 해방을 맞았다. 이후 대한민국 군인으로서 나라를 지키는 데 헌신했다.
김일성이 한반도를 적화통일하기 위해 일으킨 무력 도발을 좌절시킨 주인공이다.
그런 백 장군이 타계했는데, 국군통수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은 조문하지 않았다.
청와대와 여당은 애도 성명조차 발표하지 않았다.
동맹국인 미국이 백악관국가안전보장회의 명의로 애도성명을 냈고,
수많은 장성이 경쟁하듯이 애도한 것과는 너무도 다른 모습이다.
친일 시비를 일으켜 나라를 지킨 전쟁영웅의 업적을 훼손하는 행태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요인들이 바라던 모습이 아니다.
임정 내무장관을 지낸 해공(海公) 신익희 선생은 8·15 광복 이후 귀국해
임정 산하에 행정연구위원회란 조직을 만들었다.
행정연구위원회 위원들은 일제하 조선총독부에서 고위 관료로 일하던 친일파다.
해공은 그들에게 대한민국 헌법을 만들라고 부탁하며 이렇게 연설했다.
"왜놈잡이 하겠다고 천방지축 돌아다닌 사람들,
그러니까 나부터도 행정에 대한 능력이나 수완이라고는 터럭 끝만치도 없는 게 사실입니다.
비록 여러분은 일제의 폭정 아래서 자신의 명맥과 가족의 안위를 위해
조금 친절을 왜인에게 표시했다 하더라도,
해방된 조국에 헌신 노력하여 건국의 기초와 공로를 세움으로써
지난날의 약간의 과오는 속죄되는 것이니,
여러분은 각 분야에서 응수노력하길 부탁드립니다."(‘대한민국 임시정부와 대한민국’ 106쪽)
그 누구보다도 일본 제국주의와의 투쟁에 앞장섰던 독립지사가
과거를 딛고 단합하자고 호소한 것이다.
이 나라에는 대한민국을 의롭지 못한 나라, 태어나선 안 되는 나라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있다.
그들은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허물 수만 있다면 뭐든지 다 하려 든다.
2019년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었다.
대통령 직속 위원회가 이를 기념한다며
지난해 4월 서울 광화문 도심에 주요 독립운동가의 대형 초상화를 내걸었다.
초상화의 주인공은 안중근 김구 유관순 윤봉길 이봉창 안창호 이회영 여운형·남자현·김상옥이다.
정작 임시정부 초대 대통령이자 훗날 대한민국의 건국 대통령인 이승만 박사는 제외됐다.
대한민국임시정부와 대한민국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만 지워진 게 아니다.
임정의 가치를 격하하는 시도도 함께 벌어지고 있다.
현행 대한민국 헌법 전문은
‘대한민국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고 돼 있다.
그러나 국내 일부 학자들은
“임정은 수많은 독립운동 단체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심지어 “임정의 정통성을 강조하면 남북관계에 장애물이 된다”고 한다.
북한은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부패한 부르주아 민족주의 집단’이라고 폄훼한다.
그런 임시정부를 계승한 대한민국의 정통성도 인정하지 않는다.
이승만 대통령과 임정을 부정하는 행태는
결과적으로 대한민국을 부정하는 북한의 태도와 다르지 않다.
백선엽 장군이 타계하자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는
"백선엽 장군과 같은 영웅 덕분에 한국은 번영한 민주공화국이 됐다"며
그의 업적을 기리는 애도 성명을 발표했다.
백 장군의 20대 초반 행적을 들어
그의 나머지 인생마저 부정하는 우리의 행태와 너무도 대조된다.
대한민국을 부정하는 세력은 이 나라를 만든 이승만 대통령과,
이 나라를 지킨 백선엽 장군과, 가난에서 이 나라를 구출한 박정희 대통령을 모두 부정한다.
대한민국 건국과, 호국과, 국가중흥의 영웅들이 이룬 업적을 폄훼하고,
심지어 현충원에서 쫓아내려고 한 다.
많은 국민이 이런 행태를 비판하며
지난주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백선엽 장군 시민분향소가 설치된 광화문에 나와
고인이 평생 품어온 호국의 뜻을 기리고 참배했다.
이 참배는 대한민국을 부정하는 세력에게 보내는 엄중한 경고가 아닐 수 없다.
결코 이 나라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다짐이다.
※동영상을 클릭하면 더 자세한 내용을 시청할 수 있습니다.
관련기사를 더 보시려면,통합당 "백선엽 '친일낙인', 무도한 文 정권의 명예 강탈"양승식 기자
Copyright ⓒ 조선일보 & Chosun.com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7/19/2020071900411.html
[강천석 칼럼] 문 대통령, '태어나선 안 될 나라'의 대통령인가
조선일보
입력 2020.07.18 03:20
백선엽이 낙동강 전선서 무너졌다면 5000만 국민 '飼育된 짐승' 됐을 것
강천석 논설고문
백선엽 장군은 1950년 김일성과의 전쟁에서 낙동강 전선을 지켜낸 인물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태어나기 전 일이다.
그가 이끄는 사단이 무너졌더라면 오늘의 대한민국은 없다.
함께 싸웠던 미국군은 그가 영웅인 줄 안다.
뒤에 태어났어도 그때 대한민국을 지켜낸 과정과 의미에 대해 손톱만큼 관심이 있다면
백 장군의 역할을 모를 리 없다.
사정이 이런데도 청와대·민주당·국가보훈처를 비롯한 정부 부처장(長)·어용(御用) 단체들은
백 장군이 작고하자 일제히 짐승 소리를 냈다.
짐승이 사람 말을 하는 걸 변고(變故)라고 한다.
사람이 짐승 소리를 내면 상서(祥瑞)롭지 않다고 한다.
양쪽 다 흉(凶)한 징조로 친다.
대한민국은 겉은 민주공화국이고 속은 '대통령공화국'이다.
여당 의원 180명 가운데 단 한 사람도 대통령 뜻과 어긋나게 행동할 수 없다.
일종의 유일(唯一) 체제다.
이 체제에서 대통령의 뜻이 추모(追慕)에 있는데도
정부기관과 관변 단체들이 대통령 뜻을 헛짚고 짐승 소리를 낸다고 누가 생각하겠는가.
청와대는 변명용(用) 모범 답안을 마련해 놓았을 것이다.
'우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가 그것이다.
실제 대통령은 장례 기간 내내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순 없다.
침묵(沈默)도 소리다.
침묵마다 뜻이 다르다.
박원순 서울시장 자진(自盡) 사건에 대해서도 청와대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정직하게 답변해 보라.
'백 장군에 대한 대통령 침묵'과 '박 시장에 대한 대통령 침묵'은 뜻이 같은가 다른가.
대통령이 김일성과의 전쟁에서 국가를 보위(保衛)한 백 장군의 공로를 숙지(熟知)하고 있는데도
장군 묫자리에 떼도 입히기 전에 국가보훈처가
대통령 뜻을 어겨가며 '친일반민족행위자'라는 팻말을 달았다는 말인가.
대통령은 '헌법을 준수하고 나라를 보위하며…'라는 선서를 하고 취임했다.
그런 대통령이라면 백 장군이 김일성과의 전쟁에서 절체절명(絶體絶命)의 국가를 보위했던 역할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국민에게 당당하게 제시해야 마땅하다.
백 장군은 1920년생이다.
나라가 망하고 10년 후에 태어났다.
끼니를 잇지 못한 홀어머니가 삼 남매와 함께 세상을 버리려고 할 정도로
어려운 살림이었다고 한다.
현 정권은 그의 일본군 복무 이력을 문제 삼고 있다.
1941년 만주군관학교를 졸업했고 일본 패망 때 계급이 중위였다.
특히 1943년 2월부터 45년 1월까지 간도특설대에 근무하면서 독립군을 토벌했다고 비난한다.
사실과 다른 비난이다.
1943년 만주는 그런 세상이 아니었다.
현 정권 핵심부 NL 계열들이 1980년대 '백전백승의 상승(常勝) 장군'이라고 학습했던 김일성은
1940년 10월 23일 소련으로 도피했고 42년 그곳에서 김정일을 낳았다.
1943년에도 만주에 토벌할 독립군이 있었다면
40년에 만주를 이탈한 김일성은 겁쟁이였다는 말밖에 되지 않는다.
대통령의 침묵에 깔린 뜻을 짐작할 단서가 있다.
대통령은 작년 해군사관학교 졸업식에서
'해군은 3군 가운데 일본군 출신이 아닌 우리 힘으로 만든 최초의 군대'라고 했다.
육군과 공군은 정통성이 없다는 것이다.
대통령이 아는지 모르겠지만 좌파들이 펴는 다음 단계 논리는
'그래서 대한민국은 태어나서는 안 될 나라'라는 것이다.
대한민국 대통령이 이런 논리에 승복(承服)하지는 않았으리라고 믿는다.
대통령은 역사의 영광만 곶감 빼먹듯 누리는 자리가 아니다.
좌절과 오욕(汚辱)의 역사도 온몸으로 걸머질 각오가 있어야 한다.
우리가 뒤늦게나마
6·25 전후 희생된 지리산과 제주도 지역 주민들의 명예를 회복시키는 데 합의한 것은
나라가 그들을 지켜줄 수 없던 당시 현실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낮에는 대한민국이 다스리고, 밤에는 인민공화국이 통치하는 상황 속에서
주민들에게 외부의 힘이 강요한 행동에 대한 책임을 정상적으로 물을 수 없다는 합의다.
백 장군은 스무 살에서 스물다섯 살에 이르는 나라 잃은 청년의 전력(前歷)을
감추거나 미화(美化 )한 적이 없다.
좌파의 주장대로 그게 씻을 수 없는 허물이라 해도
백 장군이 그때 낙동강에서 무너졌더라면
5000만 대한민국 국민은 지금 금수산 궁전에서 90도 허리를 꺾어 경배(敬拜)하는
사육(飼育)된 짐승의 삶을 살아야 했을 것이다.
그걸 막아준 것만으로 그는 허물과 빚의 몇 천 배를 나라와 국민에게 갚았다.
대통령은 어른스러운 역사관을 가져야 한다.
Copyright ⓒ 조선일보 & Chosun.com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7/17/2020071703910.html
'세상 공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독립군의 소총 5만여 자루 (0) | 2020.07.21 |
---|---|
권력형 성폭력과 밧세바 신드롬 (0) | 2020.07.21 |
[최재천의 자연과 문화] [583] 바이러스와 인간의 공진화 (0) | 2020.07.21 |
[윤대현의 마음속 세상 풍경] [12] 한발 물러나서 내 감정을 바라보라 (0) | 2020.07.21 |
[만주군 간도특설대]백 장군이 부역자가 아닌 이유 3가지 (0) | 2020.07.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