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상] 1·2위 인구 대국의 싸움
조선일보
입력 2020.07.06 03:18
중국의 영어 표기가 '차이나'인 건
인도인들이 기원전부터 'Cina(치나)'라고 불렀기 때문이라는 설이 있다.
두 나라의 교류는 그만큼 오래됐다.
근대국가 수립 직후에도 양국 사이는 각별했다.
장제스 정권을 쫓아낸 중공 정권을 인도는 두 달 만에 승인했다.
미국과 중국이 수교하기 전인 1950년대
미국 내 중국인들의 비자 업무를 주미 인도대사관이 대행할 정도였다.
▶그러나 두 나라가 국경 주변 소국들을 흡수하며 국경이 닿으면서 관계가 나빠지기 시작했다.
급기야 1962년 중·인전쟁이 발발한 뒤로는 국경 지역에서 크고 작은 분쟁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달 분쟁 지역인 라다크에서 양국 군인들이 주먹과 돌, 몽둥이로 싸움을 벌여
인도군 20명이 숨지고 중국군도 수십명이 죽거나 다쳤다.
이후 인도에서 반중 시위와 중국 제품 불매 운동이 일어나고
엊그제 모디 인도 총리가 분쟁 지역을 찾아가 "팽창주의는 끝났다"며 강력히 경고하면서
양국 관계가 크게 악화하고 있다.
▶중·인 분쟁 지역인 라다크는 남한 면적과 비슷하지만 인구는 27만명에 불과하다.
티베트 말로 '고갯길의 땅'이란 뜻인 이곳은 히말라야 산맥 자락에 있어 7000m 넘는 산들이 즐비하다.
가장 큰 도시인 '레'도 해발 3542m에 있다.
산세가 험할 뿐 아니라 그만큼 추운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인도는 영국 식민지 시절 경계선을, 중국은 그 이전의 경계선을
각각 국경이라고 주장하며 싸우고 있다.
▶두 나라는 인구수 세계 1·2위 국가이기도 하다.
중국이 14억3900만, 인도가 13억8000만명으로, 합치면 세계 인구의 3분의 1을 넘는다.
이렇게 인구가 몰려 있는 것은 단지 땅이 넓기 때문이 아니라
쌀농사에 적합한 기후와 토양 때문이기도 하다.
쌀 생산성이 높은 지역에 사람이 몰려 도시가 생기고 고대국가가 들어섰다.
중국과 인도는 쌀 생산량 세계 1·2위 국가이며 각각 16세기에 인구 1억명을 돌파했다.
▶시진핑 중국 주석과 모디 인도 총리 관계는 취임 초만 해도 나쁘지 않았다.
지난 2015년 모디는 시진핑의 고향인 시안을 방문했고 시진핑은 그곳으로 날아가 그를 영접했다.
양국은 당시 "세계의 공장(중국)과 세계의 사무실(인도)이 힘을 합치자"며
"항공·우주에서 지진까지, 즉 하늘부터 땅까지 협력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지난달 유혈 사태 이후 '국경에서 총을 쏘지 않는다'는 합의마저 깨고
포와 전차를 배치하며 대치 중이다.
핵보유국인 두 인구 대국의 싸움을 보기가 조마조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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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7/06/202007060000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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