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에게 지식은 어떤 의미죠?" 이 질문에 대입 수험생 미셸이 답합니다.
이런 명구가 있지요.
'사람 대부분은 시작 단계에서 시작을 멈춰버린다(The start is what stops most people).'
미셸 부모도 그랬습니다. 딸을 일찌감치 정신요양원에 보내려 하는 걸 극구 막은 게 사하이입니다.
그의 헌신은 미셸에게 대학 합격증을 안겨줍니다.
그런데 그가 사라져버립니다.
영화에 헬렌 켈러의 글로 자막을 하나 더 붙이고 싶습니다.
'어둠 속을 친구와 걷는 게 빛 속을 혼자 걷는 것보다 낫다
(Walking with a friend in the dark is better than walking alone in the light).'
둘은 20년 후 재회합니다. 싹 다 지워진 검은 칠판처럼 사하이의 기억과 언어가 블랙이 된 이후입니다.
원인은 치매. 미셸은 스승을 가둔 어둠과 싸우려 합니다.
치료 불가를 선언하는 의사의 입을 미셸 어머니가 막습니다.
"제 딸 선생님이 절대 안 가르친 단어가 '불가능'이에요."
졸업식 날 학생 대표 미셸이 이렇게 연설을 끝마칩니다.
"저는 제 선생님을 '티' 라고 부른답니다(I call him 'Tee')."
그녀가 8세 때 배워 발음한 첫 말이 '티'입니다.
어둠의 세상에서 빛의 세상으로 나오라고 이끈 '티처(teacher)'의 애칭이고요.
이제 '티'는 미셸입니다. 그녀가 졸업 가운을 입은 채 달려갑니다. 선생님이 한 약속을 그대로 실천하기 위해. "네가 자유롭게 날 수 있게 언어로 만든 날개를 달아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