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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총선]사전 투표의 민심

colorprom 2020. 4. 18. 15:22

[만물상] 사전 투표의 민심


조선일보
                         
             
입력 2020.04.18 03:18

이번 총선에서 사전 투표를 처음 해봤다는 선배가 "세상 참 좋아졌어"라고 했다.
직장 근처에서 신분증 확인만으로 멀리 떨어진 관외(管外) 주소 투표용지가 인쇄돼 나오는 걸 보고
감탄했다고 했다.

전국 어디서나 투표가 가능한 편리함 덕에 2014년 도입 이래 사전 투표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번 총선에선 26.7%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는데, 전체 투표자 열에 넷꼴이다.
앞으로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본투표일을 휴일로 쓸 수 있기 때문이다.

▶개표 때 사전 투표함을 마지막에 연다는 규정은 없다.
다만 관외 사전 투표는 일일이 우편 봉투를 개봉해야 하니 개표 작업이 더디다.
그래서 결과가 가장 늦게 합산된다. 제일 먼저 투표한 민심이 맨 나중에 확인되는 것이다.
이번 선거에서 막판에 승부가 뒤집힌 것은 바로 이 사전 투표의 힘이었다. 

[만물상] 사전 투표의 민심
▶15일 밤까지만 해도 수도권에서 민주당과 통합당 후보 득표 차가 근소한 곳이 많았는데
막판에 사전 투표 결과가 더해지면서 민주당이 이 지역을 모두 이겼다. 10~15석에 이른다.
전문가들은 전체 지역구 득표율은 민주당 대(對) 통합당이 5대4였지만
사전 투표에서 여야 득표율은 '6대3' 이상으로 격차가 벌어졌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사전 투표에서 민주당이 압승해 기록적 대승을 거뒀다는 것이다.

사전 투표는 호남 출신 유권자가 많이 했다.
호남 지역 사전 투표율은 다른 지역보다 10%포인트 정도 높았다.
이 비율은 수도권에서도 비슷하게 적용됐을 것이다.
젊은 층도 사전 투표를 많이 했다.
병역, 직장, 학업 등으로 타지에 나가 있는 사람들이 사전 투표를 활용한다.

미국도 사전 투표에선 젊은 층 지지도가 높은 민주당이 공화당을 압도한다고 한다.
이번 사전 투표 기간과 맞물려 유독 통합당 쪽 악재가 많았다.

"3040은 논리가 없고 무지하다"는 발언이 나오고 '세월호 막말' 논란이 벌어졌다.
통합당 윤리위가 세월호 발언에 사실상 면죄부를 준 날이 사전 투표가 시작된 바로 그날이었다.
최악 시점이었던 셈이다.

▶반면 음담패설 팟캐스트 출연 논란 등 민주당 쪽 악재는 사전 투표 이후에 벌어졌다.
음담패설 논란을 일으킨 후보는 본투표에선 야당 후보에게 졌지만 사전 투표에서 이겨 신승할 수 있었다.

사전 투표를 한 유권자는 선거 막판 이슈가 돌발하면 자신의 최종 판단을 표현하지 못하는 문제점이 있다.
어쨌든 사전 투표가 정착하면서 젊은 층 투표율은 갈수록 올라갈 것 같다.
이래저래 젊은 층에게 지지받지 못하는 정당은 설 자리가 좁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4/17/2020041703641.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