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공부

나도 n번방 '공범'이다

colorprom 2020. 4. 25. 15:52



[사설] '여성 비하 방송' 두 번이라더니 23번, 민주당이면 거짓말해도 되나


조선일보
             
입력 2020.04.25 03:22

민주당 김남국 당선자가 작년 인터넷 방송에서 여성 비하, 성희롱 발언을 했다는 논란이

이번 총선 기간 중 불거졌다.

민주당 지도부는 선거 직전 "두 차례 정도 게스트로 나간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당선자의 방송 출연 횟수는 두 차례가 아니고 최소 23차례 이상으로 확인됐다고 한다.

27차례의 방송 녹취록 중 4차례만 빼고 전부 당선자 발언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5차례 방송에선 당선자가 "본 방송은 섹드립(성적 농담)이…"로 시작하는 오프닝 멘트

직접 했다고 한다.

'두 차례'도, '게스트'도 거짓말이었다.

민주당 지도부와 당선자는 "(여성 관련) 문제 발언들을 직접 한 바 없다"고 했다.

오히려 야당을 향해 "성(性)인지 감수성이 부족하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당선자의 방송 녹취록 내용은 도저히 지상(紙上)에 옮길 수가 없다.

이 문제와 관련해 당선자와 민주당이 한 말 중 진실된 것은 찾기가 힘들다.

그래도 당선됐으니 그만인가. 민주당이면 거짓말을 해도 되나.

공직자가 될 뜻이 있었던 사람이 왜 이런 방송에 나가서 이런 노골적인 말들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이 사람이 조국을 지지하는 '개싸움국민운동본부'의 변호사라는 경력으로 여당의 공천을 받았다.

그리고 유권자의 선택을 받아 당선까지 됐다.

아무리 진영으로 나뉘어 패싸움식 투표를 한다고 해도 도를 넘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4/24/2020042404091.html

[터치! 코리아] 김남국씨가 국회의원 되는 나라


조선일보
                         
            
입력 2020.04.25 03:16

女性의 몸 품평하고 조롱해도 문제 없다는 여당과 공영방송
정권과 결탁한 여성단체들이 '잡놈들 전성시대'를 열었다

김윤덕 문화부장
김윤덕 문화부장



민심이 곧 법(法)이라지만, 경기 안산에서 김남국씨가 당선되는 걸 보고 잠시 혼돈에 빠졌다.

미성년자 성 착취를 일삼은 'n번방 사건'으로 온 나라가 충격에 빠진 직후라 더 그랬을 것이다.

변호사가 직업인 그는 500원만 내면 누구나 들어가는 팟캐스트 '쓰리연고전' 출연자였다.

'섹드립(성적 농담)과 욕설이 난무하는 연애상담'이라 대놓고 자랑하는 이 방송에서

출연자들은 "가슴이 머리만 하네" "남미 계열 백인이 탄력이 좋다" "결혼 전 100명은 따먹고 가야 된다"

"빨아라"는 말들을 쏟아냈다.


함께 나와 낄낄댄 이도 나름 명사들이다.

YTN에서 시사프로를 진행하고, 유시민의 '알릴레오'에 단골로 출연하고,

온갖 방송에서 여당 대변자로 나오는 '오피니언 리더'들이다.

그래서인지 옹호 세력이 막강했다.

지상파부터 김어준 '다스뵈이다'까지 누비는 양지열 변호사는

"김남국은 진심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 너무 고지식해서 주변을 답답하게 만드는 사람"이라고 했다.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김남국 공격은) 네거티브이자 마타도어"라며 발끈했고,

윤호중 사무총장은 "정도가 심하지 않다"며 감쌌다.


'고지식한' 김남국씨는 왜 '공자 왈 맹자 왈 찾는 사람은 청취를 삼가라'고 경고한 저질 방송에

스무 번도 넘게 나간 걸까.

KBS도 거들었다. '저널리즘토크쇼J'임자운 변호사는 김남국 성희롱 논란을 보도한 언론을 향해

"김남국n번방 사건을 엮어 민주당 전체를 공격하려 했다"며 질책했다.

'기승전-권력편'인 이 방송은 밥 먹듯 편파 방송을 하면서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제재를 받지 않는다.

이 프로에서 권력을 비판하는 언론만 '묻지 마 공격'하던 최강욱 변호사는 청와대로 직행했다.

"n번방은 우리 사회 일그러진 성(性)문화가 만들어낸 범죄"라는 주장에

"일부 사이코패스의 일탈을 왜 모든 남자 탓으로 돌리느냐"며 반발하는 이들이 있었다.


그 이유를 길게 설명할 필요가 없어졌다.

인권에 유난히 관심 많다는 김남국씨를 비롯해 그를 옹호한 정치인, 변호사, 시사평론가들 덕분이다.


이른바 엘리트라는 남자들이 죄의식 없이 쏟아내는 성적 농담과 욕설을 보라.

여성 혐오 가득한 그 말들이 자라 여성 학대, 여성 폭력, 여성 살해를 낳는다.

탁현민의 '따먹다'와 쓰리연고전의 '따먹다', 정준영의 '따먹다'와 n번방의 '따먹다'는 어떻게 같고 다른가.


인종까지 들먹이며 여성의 몸을 품평하고 조롱하는 말들이 난무하는 문화, 이를 묵인하는 사회에서

제2, 제3의 'n번방'은 만들어진다.

이런 위인들이 국회 등 공적 영역으로 진출한 데는 여성들도 한몫했다.

김남국 사건을 비판한 여당 내 여성 의원이 있었던가.

세월호 추모식에서 민주당 이재정 당선자가 당선자와 뜨겁게 포옹하는 장면을 보았을 뿐이다.

'쓰리연고전'의 저질 행태를 문제 삼은 여성 단체도 못 봤다.


진영의 성공을 위해서라면 여성의 인권에 눈감는 80년대 악습,

정치와 결탁한 여성 단체들의 타락이 안희정-정봉주-민병두-오거돈 같은 인물들을 줄줄이 배출하고 있다.

김남국씨뿐이랴.

'조국 수호' '검찰 개혁' 완장을 차고 여의도에 입성한 면면을 보니

좌파 경제학자 우석훈이 2015년 에 쓴 명문(名文)이 떠올랐다.

"우리는 드디어 만개한 잡놈들의 전성시대를 맞았다.

국가가 많은 것을 틀어쥐고 금융과 방송을 완벽하게 장악해

고전적인 공론장은 제 기능을 못 하는 상태가 되었다.

그리고 그 국가는 잡놈들의 놀이터가 되었다.

이제 어쩔 것이냐, 이 나라를! 우리의 삶은!"


보수 정권을 향했던 이 개탄은 총선 후 대한민국에 더 어울리게 되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4/24/2020042404093.html


[터치! 코리아] 나도 n번방 '공범'이다


조선일보
                         
             
입력 2020.03.28 03:16

n번방 가입자들은 물론 낮은 형량 일관한 사법부
性 범죄 심각성 알고도 외면·침묵한 모두의 책임

김윤덕 문화부장
김윤덕 문화부장



성매매금지법이 제정된 2004년, 대한민국은 찬반으로 뜨거웠다.

반대하는 쪽 가장 큰 논거는 법의 실효성이었다.

인류 역사와 함께한 성매매를 무슨 수로 막느냐는 거다.

성욕 하나 절제할 수 없다면 동물이지 인간이냐고 발끈했던 기억이 난다.

가장 경악한 건, "홍등가가 사라진 도시의 풍경은 얼마나 삭막하고 비인간적이냐"는 개탄이었다.

이른바 민주화운동세대란 훈장을 단 엘리트 남성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 참담했다.

그로부터 16년이 지났지만 성매매는 신(神)도 어쩔 수 없는 인간의 본능이란 논리는 여전히 강력하다.

살인과 다름없는 'n번방' '박사방'의 잔혹한 성착취 사건이 터지자

성매매 불법화를 탓하는 억지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가부장, 꼰대류를 혐오한다는 20~30대조차 이 논리에 다수 동조한다는 사실은,

박사방 운영자가 25세 '자원봉사자' 청년이란 사실만큼 충격적이다.


장기매매만큼이나 인간의 존엄과 생명을 훼손하는 성매매를 합법화하면 이 악랄한 범죄가 사라질까?

한국 사회에서 유독 바뀌지 않는 게 성(性)인식이다.

정보화, 세계화에 가장 발 빠르게 대응하며 변화한다고 자부하는 나라에서

여성을 성적(性的) 배설과 혐오의 대상으로 보는 인식은 견고히 대물림된다.


1970~80년대 집창촌 성매매21세기 디지털 성범죄의 구조는 얼마나 흡사한가.

돈을 벌게 해주겠다고 유인하는 수법이 같고,

나체 사진으로 협박해 미성년자까지 성노예로 부린 n번방 운영자들은 막대한 빚을 쌓게 한 뒤

성매매 사슬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하는 포주의 진화된 버전이다.

일부 소시오패스, 은둔형 외톨이들만의 일탈도 아니다.

적게는 2만명, 많게는 26만명이라는 가입자들은 10대부터 40~50대로 광범위하다.

'박사방' 조주빈도 "여성은 돈벌이다. 돈이 되니까, 소비자들이 많으니까 한다"고 했다.

죄의식도 없다. 돈으로 여성의 몸을 샀으니, 노예 삼아도 된다고 믿는다.

여성을 '점령'하고 '사냥'하는 건 자랑거리다.

여기엔 '남자다움'에 대한 일그러진 판타지가 작동한다.

강력한 남성성에 대한 숭배는 가정폭력, 성폭력의 근원이다.

n번방에서 1대 운영자 갓갓을 만나 누구 범죄가 더 센가 논쟁했다는 조주빈

이를 "역사적 정상회담"이라고 자평했단다.

이 지경이 된 데는 솜방망이 처벌을 거듭해온 사법부 역할이 지대했다.

아동·청소년을 이용한 음란물 제작에 대한 법정형은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 징역이지만,

n번방 2대 운영자 켈리에겐 "진심으로 반성하더라"며 징역 1년을 선고했다.

n번방 전신인 'AV스눕' 운영자도 1년 6개월이다.

아동 성착취 영상 전문인 '웰컴투비디오' 창설자는 1년 6개월을 산 뒤 다음 달 출소한다.

n번방의 분노를 표로 가져가려는 데만 혈안이 된 정치인들도 다르지 않다.

얼굴 합성 음란물(딥페이크)을 놓고

"예술로 생각하고 만들 수도 있다" "자라나는 애들은 다 그런 짓한다"고 말한

법사위 의원들의 저급한 의식을 보라.

이 무법천지를 간파해 수억원대 수익을 창출해온 악마가 조주빈이다.

n번방의 잔혹성을 처음 폭로한 건 두 명의 여대생이었다.

위험을 무릅쓴 추적 끝에 작년 9월 n번방의 존재를 알렸지만 세상의 주목을 받 는 데 반년이 걸렸다.

엄청난 파장과 성과를 거두고도 익명으로 얼굴을 가리고 나온 이들은

"피해자들을 선정적으로 묘사하지 말아 달라" "2차 가해를 막아 달라"며 끝내 눈물을 터뜨렸다.

그들은 묻고 있었다.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무지와 무관심으로 일관한 당신도 공범 아니냐고.

그 심각성을 알고도 침묵한 모두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나 또한 n번방의 공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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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시각] 손 사장님, 그날 밤 무슨 일이?박상현 사회부 기자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3/28/2020032800015.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