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공부

깨닫고 눈 뜨는 법 (이라윤 간호사, 조선일보)

colorprom 2020. 3. 16. 14:24

[일사일언] 깨닫고 눈 뜨는 법


조선일보
                         
  • 이라윤 간호사·'무너지지 말고 무뎌지지도 말고' 저자
             
입력 2020.03.16 03:10

이라윤 간호사·'무너지지 말고 무뎌지지도 말고' 저자
이라윤 간호사·'무너지지 말고 무뎌지지도 말고' 저자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 때면, 뭘 하라고 했지?"

내가 무언가를 도전하거나, 하던 일이 막히거나 힘들어서 투정을 부릴 때면
은사님이 무심하게 던지는 질문이다.
무수히 들은 말이라 반사적으로 "자각요. 자각!"이라고 대답하곤 한다.
은사님은 '자각'하면 생각을 전환시킬 수 있다고 하셨다.

적응하기에도 바빴던 신규 간호사 시절을 같이 울며불며 버텨냈던 동기가 갑자기 책을 출간했다.
'사촌이 땅 사면 배가 아프다'는 말처럼 나도 배가 아팠다.
'도대체 나랑 걔가 뭐가 다르지?'라는 생각으로 머리가 흠뻑 젖었다.
별안간 그 동기가 싫어졌다.
한두 달이 흘렀다. 동기는 강연을 하러 다니는데, 나는 제자리였다.
그와 마주치면 싫은 티를 냈다. 그렇지만 그는 항상 날 보면 웃어줬고 최대한 나를 도와주려 했다.

문득, '도대체 난 왜 저 아이를 미워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 난 시기하고 있었다.
시기하고 있었다는 것을 자각하고 나서야 미안했고, 부러워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 감정을 인정하고 나서야 나도 글쓰기에 도전할 수 있었다.

아기들은 태어났을 당시에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자라면서 생각을 하게 된다.
'생각'은 한자어가 아니지만, 나는 '날 생(生)', '깨달을 각(覺)'이라는 한자를 붙여 보았다.
태어나고 자라면서 우리는 깨닫고 눈을 뜬다.
끊임없이 생각을 하지만, 깨닫고 눈을 뜨지 못하면, 아기의 상태와 다를 게 있을까?

[일사일언] 깨닫고 눈 뜨는 법
'스스로 자(自)', '깨달을 각(覺)'을 쓰는 '자각'엔 '스스로가 자기를 깨달음',
혹은 '어떤 행위, 경험을 자아의 활동 또는 상태라고 판단하는 자아의식의 한 가지'라는 뜻이 있다.

시기, 질투 같은 부정적인 생각은 자각하는 것만으로도 멈출 수 있다.
긍정적인 생각은 강화되기도 한다.
좀처럼 글이 써지지 않아 스스로에게 '할 수 있다'는 생각을 주입하며 글을 쓰고 있는 나처럼….

당신은 무슨 생각을 하며 살아가고 있나요?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3/16/2020031600014.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