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공부

[우한폐렴]대량 진단 능력의 힘

colorprom 2020. 3. 3. 14:46



[만물상] 대량 진단 능력의 힘


조선일보
                         
             
입력 2020.03.02 03:18

2016년 WHO에볼라 바이러스 종식을 선언하면서 발표한 감염자 수는 2만8616명,
사망자 수는 1만1310명이었다. 하지만 이는 공식 확인된 숫자일 뿐이다.

에볼라가 창궐한 아프리카에는 병원이나 당국의 손이 닿지 않는 열악한 곳이 많다.
'감염자'라고 진단할 능력 자체가 모자라는 것이다.
주민들이 환자를 숨기기도 한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아프리카 에볼라 인명 피해가 실제 50% 이상 많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번 우한 코로나 사태에도 의심스러운 숫자들이 많다.
북한 당국은 '확진자 0명'을 주장한다. 중국 국경을 초기에 봉쇄했다지만 밖에서 이를 믿는 사람은 거의 없다. 평양에 대사관이나 협력사무소를 둔 독일·스위스 같은 유럽 국가가 줄줄이 인력을 철수시키고 있다고 한다.

2억7000만 인구의 인도네시아도 코로나 감염자가 없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호주 총리가 언론 인터뷰에서
"무례하게 말할 의도는 없지만 인도네시아의 경우는 진단 능력의 기능적 문제"라고 했다.
감염자가 돌아다니고 있는데 모르고 있을 뿐이라는 얘기다. 

[만물상] 대량 진단 능력의 힘
▶국내 우한 코로나 확진자 수는 어느덧 4000명에 육박한다.
중국 다음이다.
폭증한 숫자는 방역 실패로 바이러스가 실제로 빠르게 퍼지고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는 한국이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감염자를 광범위하고 신속하게 찾아내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한국코로나 검사는 10만 건에 이르는데, 이는 일본·미국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많다.
인구 대비 검사 비율이 일본의 60 배, 미국의 700 배다.

일본이 검사를 하지 않는 것은 거의 은폐 수준이다.
미국 사회는 우한 코로나보다는 대선 경선에 더 쏠려 있다.

한국의 진단 검사 능력세계 최고 수준이다.
국내 업체가 개발한 실시간 유전자 증폭 검사법은 하루 걸리던 검사를 6시간으로 줄였다.
여러 지자체는 차에서 내리지 않고 검진받을 수 있는 '드라이브 스루' 진료소를 앞다퉈 설치하고 있다.
검진 비용도 최대 16만원에 불과하고 확진 판정을 받으면 돌려준다.

미국은 400만원에 달해 웬만한 사람들은 엄두를 못 낸다고 한다.

▶우리 정부의 초기 대처를 비판하는 외신들도 이 '진단 역량'만큼은 찬사를 보낸다.
한 해외 전문가는 트위터에 "한국 진료실 능력, 와우(Wow)"라고 썼다.
진료실만이 아니라 의료진병원 시스템까지 모두 뛰어나다.
이를 잘 활용하는 것이 문제일 뿐이다.

진단 능력이 뛰어나 다른 나라에서 입국을 제한 당하는 상황도 벌어지지만,
감추다 화를 키우는 것보다는 낫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3/01/2020030101550.html




[사설] '우한 코로나' 중소기업 판단이 정부보다 훨씬 빨랐다니


조선일보        

 

입력 2020.03.03 03:26

국내 코로나 진단 키트의 절반 이상을 공급하고 있는 유전자 진단 시약 기업 '씨젠'의 천종윤 대표가
언론 인터뷰에서 "중국 우한 폐렴 확산 초기인 1월 16일 사내 회의에서 진단 시약 개발 제안이 나왔고
21일 개발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그로부터 2주 만에 제품 개발을 완료한 후 2월 12일 긴급 사용 승인을 따내
진단 키트 대량 공급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중소기업 씨젠의 대응은 정부 대응과 너무 대비된다.

씨젠이 진단 키트 개발에 돌입하기 3주 전인 작년 12월 31일
중국 우한 위생 당국'원인 불명 폐렴 27명 발생'이라고 산하기관에 통보한 내용이 인터넷에 공개됐다.
한국 질병관리본부(질본)는 1월 3일 대책반을 구성했다고 하지만
조치를 내린 것은 1월 9일
중국 보건 당국에 신종 바이러스 유전자 정보와 확산 추세를 알려달라고 요청한 것 정도다.

홍콩은 이미 1월 7일 우한 폐렴을 법정 전염병으로 분류하고
우한에서 들어오는 사람들을 격리하기 시작했다.

마카오 정부도 5일 보건 경보를 상향했고,
미국 질병통제센터(CDC)는 6일 '주의' 경보 조치를 발령했다.

우리는 1월 19일 우한에서 입국한 중국인 여성이 발열 증상으로 코로나 바이러스 검사를 받고
양성 판정을 받은 20일에야 감염병 위기 경보를 '주의'로 올려 방역대책본부설치했다.
이미 중국 내 확진자가 300명에 육박하던 시기다.

직원이 800명 있고 감염병 대책의 법적 권한을 지닌 질본에서 이제 막 방역망을 정비하고 나서던 시점에
씨젠은 이미 진단 키트 개발에 뛰어들었다.
대표는 "바이러스가 머잖아 한국으로도 퍼질 것으로 판단했다"고 했다.
중국 보건 당국이 1월 19일에도 "전염병 확산을 통제할 수 있다"고 했지만 씨젠은 믿지 않은 것이다.

중국은 2003년 사스 확산으로 17국 8000명이 감염돼 770명이 죽었을 때도
언론 보도를 통제하고 세계를 속이려 들었다.

더구나 한국서 1번 확진자가 나온 시기는 중국 춘제 연휴(1월 24~30일)를 눈앞에 둔 시기여서

전문가라면 수억 명의 이동으로 감염병이 걷잡을 수 없게 될지 모른다는 위험을 예상할 수 있는 시기였다.

그때라도 정부가 전면 비상을 걸어

중국 경유 입국을 통제하고 국내 코로나 확산에 대비한 방역과 진료 대비 태세를 정비했다면

지금 같은 사태는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대통령은 되레 중국의 우한 봉쇄 사흘이 지난 1월 26일까지도 "정부를 믿고 과도한 불안을 갖지 말라"고 했다.


중소기업만도 못한 정부를 국민은 믿어야 하나.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3/02/2020030204061.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