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20.01.22 03:12
얼마 전 현 정부의 비리를 수사하는 검찰을 무력화하는 법안을 통과시켜놓고
국회의사당에서 희희낙락 사진을 찍어대던 여당 의원들 모습에서 글을 시작한다.
'시경(詩經)'에 '항백(巷伯)'이라는 시가 있는데 그중 한 대목이다.
"교만한 자 즐겁고 즐거운데/수고한 자 근심 걱정에 시달리네/
"교만한 자 즐겁고 즐거운데/수고한 자 근심 걱정에 시달리네/
푸른 하늘이여 푸른 하늘이여 저 교만한 자 잘 감시하시고/이 수고한 사람 불쌍히 여기소서.
저 중상모략하는 자들이여/누구를 꺾으려고 누구랑 함께 하는가/
저 중상모략하는 자들이여/누구를 꺾으려고 누구랑 함께 하는가/
저 중상모략하는 자를 잡아다가/승냥이 호랑이에게 던져주리라/
승냥이 호랑이가 먹지 않거들랑/저 북쪽 황무지에 내던져버리리라/
북쪽 황무지도 받아주지 않거들랑/저 하늘에 내던져버리리라."
이 시는 원래 주나라 유왕(幽王) 때 항백이라는 내시가 간신들에게 중상모략을 당하는데도
이 시는 원래 주나라 유왕(幽王) 때 항백이라는 내시가 간신들에게 중상모략을 당하는데도
임금이 어두워 자신을 지켜주지 않자 이를 한탄하며 지은 시다.
항백을 곤경에 몰아넣은 사람은 누구일까?
항백을 곤경에 몰아넣은 사람은 누구일까?
예로부터 이런 사람을 관복 입은 도적 떼[衣冠之盜]라고 했다.
"나라 안에 관복 입은 도적 떼가 있은 다음에야 나라 밖에 창칼을 든 도적[干戈之盜]이 있다."
"나라 안에 관복 입은 도적 떼가 있은 다음에야 나라 밖에 창칼을 든 도적[干戈之盜]이 있다."
이들은 백성들의 고통과 외적의 위협 따위는 관심 밖이다.
이들은 결코 권력자에게 쓴 말은 할 생각도 않고 오로지 그가 좋아할 달콤한 말만 골라서 한다.
얼마 전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청와대 만찬에서 대통령을 향해
"설 전에 개혁 입법을 완료하겠다고 약속했는데 기쁜 마음으로 찾아왔다.
맛있는 저녁 줬으니까 밥값 하겠다"고 했다.
한 정당의 대표가 했다고 믿기 어려운 낯간지럽고 민심과 동떨어진 '달콤한'
발언이다.
박근혜 정부에서도 관복 입은 도적 떼는 극성이었다.
박근혜 정부에서도 관복 입은 도적 떼는 극성이었다.
달콤한 말만 해대던 그들이 결국 대통령을 감옥에 보낸 셈이다.
이 정권은 박 전 대통령을 감옥으로 보낸 관복 입은 도적 떼의 길을 그대로 반복하고 있다.
"역사는 두 번 반복된다.
"역사는 두 번 반복된다.
한 번은 비극으로 또 한 번은 희극으로."
마르크스의 말인데 어떤 '비참한 희극'이 기다리고 있을지 두렵기까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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