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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아자르 나피시 "테헤란에서 '롤리타'를 읽다" (서지문 교수, 조선일보)

colorprom 2020. 1. 21. 14:46


[서지문의 뉴스로 책읽기] [186] 공포가 무지를 이끌고 가는 나라


조선일보
                         
  • 서지문 고려대 명예교수
             
입력 2020.01.21 03:12

아자르 나피시 "테헤란에서 '롤리타'를 읽다"

서지문 고려대 명예교수
서지문 고려대 명예교수

천연색이던 테헤란 거리를 일시에 암흑으로 만든 이란1979년 혁명 이후
이란 내부가 어땠는지 무척 궁금했는데,
전 테헤란대학 교수 아자르 나피시의 "테헤란에서 '롤리타'를 읽다"가 어느 정도 해답을 주었다.

시각장애인이 영화 검열관에 임명되는 것 같은,
팔레비 시절의 부패와는 비교할 수도 없는 부조리가 다반사가 된다.
호메이니 혁명을 지지했던 여성 지식인도 많았으나
여성의 히잡 착용 의무화와 여성의 결혼 연령이 9세로 낮춰지는 것을 막지 못했다.
여학생들은 불시에 소지품 검사, 몸수색을 당한다.
발레와 여성의 가창은 금지되고 절도범은 손이나 다리를 자르는 법안이 논의되며
범죄인의 공개재판은 인권침해이므로 즉각 사형이 훨씬 인도적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도덕 수비대'에게는 국민의 사생활 공간 침범이 권리이자 의무다.
이교도는 교육과 일자리에서 철저히 배제되고 묘지도 갈아엎어서 묻힐 곳도 없다.
다수의 고위층은 홍콩 등지에 호화주택이 있고 해외에 나가면 반이슬람적 향락을 구가한다.

'종교'라는 허울을 썼지만 이란 혁명레닌에서 스탈린으로 이어지는 소련의 볼셰비키 혁명이나
히틀러의 제3공화국, 북한 정권의 행태와 오늘날 한국 좌파 정권의 영구집권 토대 다지기 작업
너무나 흡사하다.
애초엔 부패와 특권에 대한 반감이 혁명의 동력인데,
정권을 장악한 후에는 전 정부는 꿈도 못 꾸었던 부패와 특권이 횡행한다.
처음 혁명을 주도한 이상주의자들은 증오에 눈이 먼 과격분자에 의해 제거된다.
법률은 국민을 보호하는 장치가 아니고 옭아매고 수탈하는 도구다.

지금 한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검찰 길들이기, 요직에 자격 불문 내 편 심기,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이니 사외이사 임기제 등으로 기업 옥죄고 장악하기,
'평등' 교육으로 국민의 지력 저하하기, 국민을 공짜 복지와 허술한 일자리로 인질 삼기,
재판에 압력 행사 등은 모두 전체주의로의 이행 과정이다.

그런데 왜 '대깨문'은 국민의 자유와 인간 존엄성을 파괴하는 정권에 죽자사자 매달리는 것일까?
작가 공지영'문프께 모든 권리를 양도했다'는 발언이 이 불가사의한 현상을 설명해 준다.

'대깨문'들은 자기가 '절대 선'이라고 한번 지정한 인물의 지시만 따르면
자기는 정의의 투사가 된다고 믿는 사람들이다.
자기들의 사고력과 판단력을 전적으로 '문프'에게 이양한 좀비들?
히틀러 유겐트나 문화혁명의 홍위병 후계자들이다.

이런 군단을 거느린 '지도자'는 끝내는 국민의 피를 흘린다.
그런 '지도자'가 평화롭게 배웅받는 뒷모습을 보여준 일은 결코 없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1/20/2020012003428.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