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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펄 벅 '大地' (서지문 교수, 조선일보)

colorprom 2019. 12. 31. 14:35


    

[서지문의 뉴스로 책읽기] [183] 이 메뚜기 떼를 물리쳐야


조선일보
                         
  • 서지문 고려대 명예교수
             
입력 2019.12.31 03:12

펄 벅 '大地'

서지문 고려대 명예교수
서지문 고려대 명예교수

은퇴 이후에 지하철을 자주 이용하고 있는데
여러 해 동안 정차 역 안내 방송을 영어로 할 때 첫 음절에 약간 강세를 넣어서 대체로 자연스럽게 들렸다.
그런데 요즘 와서 역 이름을 아주 이상하게 발음하는 안내 방송을 적잖게 듣는다.

두 자 이름 역을 둘째 음절에 힘을 주어서 매우 어색하고,
세 자 이름 역은 셋째 음절을 이상하게 강조해서 두 단어 합성어같이 들리기도 한다.
게다가 같은 역도 노선과 호차에 따라 다르게 발음하기도 하는 것 같다.

원래 무난했던 것을 억지스럽게, 또 여러 가지로 고친 이유가 무엇일까?
내 추측은 새로운 관급 용역을 만들고, 그걸 또 여러 사람에게 배분해서가 아닌가 싶다.

아마도 역대 정권에서도 없지 않았던 일이겠지만
이 정부 들어서는 관급 용역 중에 '연줄' 수급 아닌 것이 드물 정도라고 한다.
유재수 뇌물 수수우리들병원 대출 등 '윗물'의 비리를 보면 아랫물이 어떨지 짐작할 만하지 않은가.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직후 '판도라'라는 영화를 보고 원전 폐기를 선언했다.
그래서 잘못된 정책이지만 적어도 의도는 국민의 안전을 위해서라고 생각했는데
두고 보니 중국산 태양광 패널을 대규모로 수입해 시진핑에게 점수를 따고,
달리 구제가 어려운 과거 운동권 출신들에게 밥상을 차려주기 위해서였나 보다.
이 정책으로 나라의 산업이 붕괴 위기로 치닫고, 국토가 피폐하고 대기가 마구 오염되는데
대통령은 마음씨 고운 아저씨 배역을 고수한다.
그 외에 이 정부의 모든 경제정책이 처참한 실패로 국민의 삶을 도탄에 빠뜨리는데
그 폐단을 인정하지 않고 궤도 수정도 하지 않는다.

상대 당 후보를 범죄자로 몰고 당내 경쟁자는 포기하게 만들어서 자기가 마음에 둔 사람을 당선시키는
선거 조작으로는 성에 안 차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날치기로 통과시켜 국회를 통째로 장악하려 한다.
또 '공수처'라는 게슈타포 조직을 만들어서 조국 등 정권의 고위급 하수인을 면죄하겠단다.
그것을 검찰 권력이 너무 막강해서 조정하는 '검찰 개혁'이라니,
이 정부 이전에 막강한 검찰 권력으로부터 보호할 대상이 고위층 인 적이 있었나?

저무는 기해년 하늘을 보니 이 폭식성 정권의 메뚜기 떼가 하늘을 까맣게 덮으며 밀려온다.
펄 벅의 '대지'에서 왕룽은 천지를 뒤덮고 몰려오는 메뚜기 떼에 맞서
동네 농부들과 7일 동안 죽을힘을 다해 도리깨로 내리치며 사투를 벌여서 논의 일부를 건진다.

우리도 우리 논밭을 이 무서운 메뚜기 떼로부터 구하기 위한 사투를 마다할 수 없지 않은가?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12/30/2019123003462.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