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막내 검사는 "저 같은 검사를 요즘 푸코라고 부른다"고 했다.
검찰은 2017년 9월 '밥 총무' 관행을 폐지하겠다고 했다.
조국씨도 법무부 장관이던 지난 9월 14일 김홍영 검사 묘소를 찾아 무릎을 꿇은 적이 있다.
그는 참배 후 김 검사 부모의 손을 잡고 "검찰 조직 문화를 바꾸겠다"고 했다.
조 전 장관은 이후 법무부 산하에 '개혁추진단' '개혁위원회' 같은 개혁 조직을 다수 만들어
검찰 '개혁 방안' '개혁 권고안' '개혁 규칙'들을 정신없이 쏟아냈다.
그는 10월 이런 급조 개혁안들을 성과로 열거하며 "어느 정권도 못 한 일"이라고 한 뒤 사퇴했다.
어느 정권도 못 했다는 그의 검찰 개혁은 '푸코' '밥 총무' 하나 바꾸지 못했다.
요즘은 정말 눈만 뜨면 검찰 개혁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9월 말 '조국 수사'를 벌이던 검찰을 향해 개혁을 주문하자
법무부와 검찰은 같은 날 1~2시간 간격으로 개혁안을 발표하기도 한다.
이미 발표된 개혁안만 20개에 육박한다.
누가 어떤 개혁안을 냈는지 검사들도 모를 지경이다.
이런 모습은 저수지 물 위에 사는 소금쟁이의 서커스 같다.
기껏해야 1㎝ 남짓한 소금쟁이 2~3마리가
서로 더 큰 박수를 받으려고 수면에 파동(波動) 일으키기 경쟁을 하는 듯한 모습이다.
소금쟁이가 묘기를 부려 박수를 받는다 해도 수면 밑은 잠잠하다.
수면 위에선 없어진 '밥 총무'가 물밑에선 '푸코'란 이름으로 살아 있는 것도
그동안의 검찰 개혁이 변화가 아니라 서커스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그래놓고 법무부 등은 개혁안을 발표하기 며칠 전마다 개혁 아이디어를 취합해 올리라고
일선 검찰청에 공문을 보낸다.
검사들에겐 날벼락이다.
개혁 작업이 아니라 업무 방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