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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세(民世) 안재홍(安在鴻·1891~1965)

colorprom 2019. 11. 13. 15:44



"左右 아울러 극한 대립 악순환 끊어야"


조선일보
                         
             
입력 2019.11.13 03:00

[10회 민세상 수상자 선정]

학술 연구 부문·정윤재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
납북 당시 '난 민족주의자'라며 김일성에게 당당히 도전한 민세민족협동전선 이끈 현실 정치인

민세(民世) 안재홍 선생
민세(民世) 안재홍(安在鴻·1891~1965·사진) 선생의 민족 통합 정신을 기리는
'민세상' 운영위원회(위원장 강지원 민세안재홍선생기념사업회장)는
지난달까지 시민사회단체·학술단체·지자체·대학 등을 대상으로 민세상 후보자를 추천받았다.

민세상 심사위원회는
강지원 위원장과 손봉호 나눔국민운동본부 대표, 양상훈 조선일보 주필(이상 사회 통합 부문),
신용하 서울대 명예교수, 이진한 고려대 교수, 김기철 조선일보 전문기자(이상 학술 연구 부문)로 구성됐다.

심사위원회는 사회 통합 부문송경용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 이사장을,
학술 연구 부문에 정윤재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를 수상자로 결정했다.

정윤재(65)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가 서울대 정치학과 대학원에 입학했던 1979년.
'한국 정치론'을 가르치기 위해 강의실에 들어온 김학준(현 단국대 석좌교수) 교수는
"도서관에 가서 광복 전후 자료를 모두 찾아서 읽어 보라"고 주문했다.
스스로 현대사를 보는 눈을 키우라는 당부였다.

석사 1년 차였던 정 교수는 학교 도서관에서 옛 신문·잡지들을 뒤지기 시작했다.
자료 복사를 마치고 나니 가장 많은 분량의 글을 남긴 민족 지도자 이름이 눈에 들어왔다.
민세 안재홍이었다.
정 교수는 "40년에 이르는 인연이 될 줄은 몰랐다"면서
"식민 사관의 묵은 때를 벗지 못하고 자기 비하와 냉소에 젖어 있던 시절에
문사철(文史哲)을 겸비한 민족 지도자를 찾았다는 흥분과 감격에 여기까지 온 것 같다"고 했다.

정윤재 교수
정윤재 교수는 "9차례나 투옥된 안재홍 때문에 일본 관리도 '조선의 안씨들은 못마땅하다.
안중근·안창호·안재홍' 이라고 푸념했다"고 말했다. /이진한 기자

정 교수는 지난 40년간 안재홍을 비롯한 근현대 민족 지도자의 정치사상과 리더십 연구에 매진해서

"안재홍에 관한 최고 권위자"로 불린다.

그의 연구 덕분에 1965년 세상을 떠난 뒤 남북에서 모두 잊힌 민세가 재조명받기 시작했다.

민세가 납북 이후인 1956년 평양에서 한 공개 발언을 재평가한 것도 정 교수의 공으로 꼽힌다.


당시 민세는 스스로를 "나는 '지금부터는 공산주의자가 되어야 하겠다'는 생각을 품어보들 못했다"면서

"나는 진보적 민족주의자로서 여생을 생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김일성의 권위에 누구도 도전할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전후 북한에서

공산주의와 거리를 두고 당당하게 민족주의를 밝힌 모습이야말로 민세의 기개(氣槪)를 잘 보여준다"고

말했다.

민세는 일제강점기 9차례 투옥돼 7년 3개월 옥고를 치렀다.

정 교수는 "민세가 투옥과 출옥을 거듭하면서도 조선일보 사장·주필로 민족정신을 일깨우고

최초의 전국 규모 민족 협동 전선인 신간회를 이끌었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협동 전선'이라고 하면 좌파가 주도하는 방식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정 교수는

"민세는 민족주의 세력이 주류가 되어 좌파 일부를 포용하는 좌우 합작을 이끈 현실 정치인이기도 했다"고

했다.

광복 직후 민세여운형과 함께 건국준비위원회를 만들었고, 1946년부터는 좌우 합작 운동에도 나섰다. 미 군정청 민정장관으로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의 초석을 놓은 것도 민세의 공으로 꼽힌다.

정 교수는 "소위 '중간파'라는 나약하고 왜소한 용어에 민세의 사상을 가둘 수는 없다.

민세서재필·이승만·이상재·안창호

자유주의적 민족주의라는 한국 정치사상의 본류(本流)를 이어간 정치 지도자로 재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민세의 정치 노선을 순수하고 올바르다는 의미에서 '순정(純正) 우익'이라고 불렀다.

정 교수는 "현실감각을 지닌 자유주의적 민족주의를 주창한 민세의 정신으로 되돌아갈 때

지금의 좌우 대립 악순환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심사평] 한국 최고의 '안재홍 연구자'

정윤재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는 민세 안재홍 선생의 정치사상과 리더십 연구로 석·박사 학위를 받은

한국 최고의 '안재홍 연구자'다.

안재홍 평전을 비롯해 40여 년간 민세의 국제적 민족주의론문화 건설론 등을 연구해서

학계의 재평가를 이끌었다.

광복 이후 주요 정치 지도자들에 대한 비교 심층 연구를 통해서 한국 정치 리더십 연구 분야를 개척한

원로 정치학자이기도 하다. /심사위원 신용하·이진한·김기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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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 목소리보다 民世의 넓은 품이 절실"김한수 기자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11/13/2019111300115.html



"센 목소리보다 民世의 넓은 품이 절실"

조선일보


입력 2019.11.13 03:00

[제10회 민세상 수상자 선정] 사회 통합 부문·송경용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 이사장
과거의 규범·가치 무너진 지금… 좌우라는 틀로는 대안 안 나와
통합 애쓴 民世 삶에서 답 찾아야

민세(民世) 안재홍 선생
민세(民世) 안재홍(安在鴻·1891~1965·사진) 선생의 민족 통합 정신을 기리는
'민세상' 운영위원회(위원장 강지원 민세안재홍선생기념사업회장)는
지난달까지 시민사회단체·학술단체·지자체·대학 등을 대상으로 민세상 후보자를 추천받았다.

민세상 심사위원회는
강지원 위원장과 손봉호 나눔국민운동본부 대표, 양상훈 조선일보 주필(이상 사회 통합 부문),
신용하 서울대 명예교수, 이진한 고려대 교수, 김기철 조선일보 전문기자(이상 학술 연구 부문)로 구성됐다.

심사위원회는 사회 통합 부문송경용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 이사장을,
학술 연구 부문에 정윤재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를 수상자로 결정했다.

"사회가 양극화되면서 극도로 분노하거나 극도로 좌절하는 사람들이 생겼습니다.
사회는 보통 극단적 주장에 주목합니다.
그러나 극단은 선동에 도움이 될지는 몰라도 문제를 성찰하고 변화를 이끌어내는 힘은 없습니다."

송경용(59)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 이사장은 영화 '조커'를 일부러 보지 않았다고 했다.
"상황 자체가 충분히 예상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지난달 30일 서울 명동 YWCA회관에서 만난 그는 "청소년·청년기 극심한 생활고를 겪었다"고 했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중학교 2학년까지 부모와도 떨어져 고향 전주에서 할머니와 둘이 지냈다.
대학(연세대 건축공학과) 졸업까지 아르바이트만 열네 가지를 했다.
사과·배추·아이스케키 장수, 신문 배달, 술집 웨이터…. '
밤의 알바생 송경용'과 '낮의 대학생 송경용'이 극명하게 다른 세계였다.

송경용 신부는 '좌우, 진보보수, 계층 문제까지 과거의 규범과 가치가 무너진 지금이야말로 민세 선생의 폭과 실천력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송경용 신부는 "좌우, 진보보수, 계층 문제까지 과거의 규범과 가치가 무너진 지금이야말로
민세 선생의 폭과 실천력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이태경 기자
그는 그 간극의 완충지대를 '야학'에서 발견했다.
'시간=돈'이었던 고학생에겐 돈 벌 시간을 내놓아야 하는 자기희생이었다.
그러나 나보다 어려운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는 점에서 신나게 일하고 공부해 야학생의 등록금까지 벌었다.
군 제대와 대학 졸업 후 성공회대에 진학해 사제가 된 그는
상계동·봉천동 등에서 가난한 이를 돕는 '나눔의 집'을 비롯해 노동자협동조합, 푸드뱅크 등을 이끌었다.

어린 시절 고생은 극단적 분노나 좌절을 안기곤 한다. 출세 지향주의에 빠질 수도 있다.
그러나 송 이사장은 다른 길을 찾았다.
어려운 이들의 자활과 자립을 도와 함께 사는 세상을 꿈꾼 것이다.
올 초 이사장을 맡은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사회적 기업의 시작을 돕는 단체다.
일종의 '도매 금융업'으로, 공공성과 공적 가치를 지향하는 사회적 기업을 돕는 역할을 한다.

그는 일방적 지원과 수혜는 피한다. 스스로 이뤄내는 자부심, 자존감을 해치기 때문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도전에 성공할 수 있도록 기다리며 지지·응원해주는
'페이션트 펀드(patient fund)'를 지향한다.
필요하면 대기업과도 손을 잡는다.
다만 기금 지원이 아니라 프로젝트별로 함께 투자
대기업과 사회적 기업이 '윈윈'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계획이다.

그는 젊을 때부터 민세 안재홍의 삶과 사상에 관심을 가졌다고 했다.
민족 독립을 위한 투쟁가이면서
학자, 언론인, 정치인으로 폭넓게 살면서도 극단을 배제하고 통합을 이루려 애쓴 민세의 삶에 끌렸다고 했다.

송 이사장은 "21세기는 문명 전환기이자 과거 규범과 가치가 무너진 아노미 상태이기 때문에
좌우, 진보, 보수라는 과거의 틀로는 해석도 안 되고 대안도 나오지 않는다"며
"이런 때일수록 민세의 태도가 필요하다"고 했다.
당대 현실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면서 꼭 필요한 일은 구체적으로 실천한 민세의 삶이 널리 알려져야 한다는 말이다.
"센 소리 한다고 설득되지 않습니다. 지금 우리에겐 민세의 폭과 실천력이 절실합니다."


[심사평] 양극화 해소 앞장선 빈민의 代父


송경용 사회가치연대기금 이사장은 성공회 신부로
청년 시절 서울 상계동에서 야학과 빈민 지원 사업을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30여 년간 소외당한 사람들을 위해 헌신해왔다.
또 사회적 경제 운동과 협동조합 운동, 빈민 자활 운동의 대부(代父)로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지원을 넘어 양극화 해소를 위한 제도적 대안을 마련하고자 고민하고 앞장서는
종교인이자 사회 운동가의 표상이다. /심사위원 손봉호·강지원·양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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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左右 아울러 극한 대립 악순환 끊어야"김성현 기자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11/13/2019111300118.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