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

강경화 장관

colorprom 2019. 11. 18. 15:37


    

[기자의 시각] 유엔 OHCHR 시절의 강경화


조선일보
                         
         
입력 2019.11.18 03:13 | 수정 2019.11.18 07:23

노석조 정치부 기자
노석조 정치부 기자



미얀마 외교장관이자 국가고문인 아웅산 수지는 영국 옥스퍼드대가 꼽은 '자랑스러운 동문'이다. 옥스퍼드에서 정치를 공부한 그는 1988년 군부 치하인 조국으로 돌아가 민주화 운동에 투신했다. 옥스퍼드는 1999년 교내 세인트휴즈 건물 정문에 아웅산 수지 초상화를 걸었다. 하지만 이 초상화는 2017년 창고에 처박혔다. 민주화를 부르짖던 아웅산 수지가 2015년 선거 승리로 막상 권력을 쥐고 나선 정치적 이해득실을 따지느라 소수민족의 인권 탄압을 외면한 탓이다.

국제사회에서 오랜 기간 인권 운동으로 존경받은 한국 여성도 있다. 강경화 외교장관이다. 그는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부대표 등을 역임하며 세계 곳곳의 반인권 실태를 고발하고 인권 증진에 앞장섰다. 그는 장관 취임 후 "저는 인권 전문가로서, 국제사회에서 한국에 대한 기대를 알고 있다"고도 했다. 연세대는 그에게 '자랑스러운 연세인상'을 수여했다.

유엔 근무 시절 파키스탄을 방문한 강경화(왼쪽 셋째). 2017년 외교장관이 된 그는 '북한과의 협상 중에 인권은 우선순위가 아니다'면서 2년 넘도록 '북한인권국제협력 대사'를 공석으로 남겨두고 있다. /유엔
유엔 근무 시절 파키스탄을 방문한 강경화(왼쪽 셋째).
2017년 외교장관이 된 그는 "북한과의 협상 중에 인권은 우선순위가 아니다"면서
2년 넘도록 '북한인권국제협력 대사'를 공석으로 남겨두고 있다. /유엔
하지만 '장관으로서의 강경화'는 인권에 별 뜻이 없는 듯하다. 북한인권국제협력 대사를 2년이 넘도록 임명하지 않고 있고, 국제회의에 참석해서도 북한 인권은 입 밖에 내지 않는다. 김정은 눈치를 보느라 인권을 저버렸다는 지적에 "북한과의 테이블에 인권 문제를 올려놓는 건 우선순위가 아니다"라고 했다. 지난달엔 "유엔에서 인권을 다루는 입장과 북한과 비핵화 문제를 풀고 평화를 만들어가는 정부의 장관으로서 인권을 다루는 시각과 위치는 매우 다르다"고 했다. 자리와 상황에 따라 인권의 우선순위를 달리해도 된다는 논리는 흔히 아프리카 독재자들이 자신들의 반인권적 행태를 합리화할 때 끌어다 쓰는 궤변 중 하나다. 유엔과 자유 민주주의 진영에선 인권은 보편적 가치로서 어떤 경우에서든 최우선시해야 한다고 밝힌다.

OHCHR이 최근 문재인 정부의 '북한 선원 북송' 조치에 대해 "이들이 북송 뒤 고문과 처형을 당할 심각한 위험에 처해 있을 것을 우려한다"고 했다. 북한이나 쿠바, 아프리카·중동의 독재 국가들이나 듣던 소리를 이제 한국이 듣게 된 것이다.

외시 출신도 아니고 외교·안보 학자도 아닌 강 장관이 외교장관이 되기는 쉽지 않았다. 정치권의 반대가 거셌다. 그때 역대 외교장관과 이정훈 북한인권 대사 등 전·현직 대사들이 다음과 같은 지지 성명을 밝히며, 그의 장관행에 결정적 도움을 줬다. "(강 후보자는) 유엔의 보편적 인권 규범에 기반해 인권 외교와 남북 간 인권 대화를 도모하고 일본군위안부 문제 해결과 북한의 인권 개선에도 큰 기여와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 것입니다. 국회가 강 후보자의 조속한 임명에 협조해주실 것을 요청드립니다."

하지만 이제 많은 사람이 실망감과 함께 인류의 보편적 인권에 대한 강 장관의 신념에 대해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 그의 신념과 약속은 정권에 따라, 또 자리에 따라 달라지는 것인가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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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11/17/2019111701677.html

[기자의 시각] ! 강경화



    입력 : 2017.06.09 03:13

    김진명 정치부 기자
    김진명 정치부 기자




    7일 국회 인사청문회장에 나온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

    62세의 나이에도 어디선가 자주 본 듯한 성실한 여학생의 모습을 연상케 했다.

    강 후보자는 한 손에 펜을 꼭 쥐고 연신 국회의원들의 질문을 받아 적었다.

    강 후보자가 간혹 안경 너머로 자료를 훑어볼 때면 시험장에서 애타게 정답을 찾는 학생처럼 느껴졌다.

    은발을 휘날리며 유엔 고위직을 누비던 시절의 모습이 그리웠다.

    문재인 대통령이 첫 외교부 장관으로 강 후보자를 지명했을 때, 개인적으로는 박수를 보냈다.

    외교부는 강 후보자 같은 '비고시(非高試), 비(非)서울대 출신, 남성이 아닌 여성'이

    끼어들기 매우 힘든 조직이다.


    이른바 '잘나가는' 외교관들은 거의 예외 없이

    ①서울대를 졸업하고 ②외무고시를 통과해 ③북미(北美) 업무를 섭렵한 ④남성이다.

    이 중 한두 조건이라도 갖추지 못한 사람이 주요 보직에 오르면

    "어떻게 그 자리에 갔는지 모르겠다"는 쑥덕거림이 나오는 것을 여러 번 봤다.


    강 후보자가 그런 외교부의 문화를 깨는 역할을 해주길 기대했다.

    정부 수립 69년 만에 처음 여성이 외교·안보 부서의 장관을 해볼 기회라 더 설레었다.

    강 후보자와 관련해 위장 전입 의혹 등 신상 문제가 불거졌다.

    그러나 이때까지만 해도 '다소 흠은 있으나 능력을 봐달라'는 말이 통할 여지는 충분했다.

    자녀 셋을 둔 기혼 여성이 외국에 나가 일을 하자면

    남편이 한국에서 무슨 땅을 얼마 주고 샀는지, 세금은 제대로 납부했는지 등등을 일일이 챙기지 못했다는

    해명이 전혀 못 믿을 말은 아니다.

    다른 사람들 눈에는 강 후보자의 큰딸이 위장 전입으로 편법 진학까지 한 미국 국적자일지 모르지만,

    강 후보자의 눈에는 엄마가 일하느라 제대로 돌보지 못했던 '아픈 손가락'이었을 수 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들으며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뉴시스
    그러나 문제는 '능력'이었다.
    야당 의원이 "사드가 없다면 북한 미사일 대책이 뭐가 있느냐"고 묻자,
    강 후보자는 꿀 먹은 벙어리가 돼버렸다.
    여당 소속인 국회 외통위원장이 "답변하실 것이 있으면 하시라"며 거들어줬지만 소용 없었다.
    강 후보자는 "청문회 준비 과정이 지금 딱 일주일 됐다"며
    "제 신상 문제로 많은 준비를 해야 했고
    그래서 현안 문제에 대해서는 세부 사항을 들여다볼 시간이 충분치 않았음을 너그럽게 양해해 달라"고 했다.

    그러나 우리 외교·안보 상황은 이런 답변을 너그럽게 넘길 수 있을 만큼 한가하지 않다.
    결국 이 청문회를 계기로 야(野) 3당이 다 반대로 돌아섰다.
    국민의당이 밝힌 '청문보고서 채택 불가 사유'에는
    "도덕적 흠결을 만회할 만한 업무 능력이 발견되지 못했다"는 뼈아픈 구절이 들어 있었다.

    여성도 외교부 장관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여성이란 이유로 능력 부족까지 눈감아주기를 바랄 수는 없다.
    여성의 실패는 항상 그 개인의 실패로 끝나지 않고, 여성 전체의 실패로 해석되곤 한다.
    '이래서 아녀자에게 큰일을 맡길 수 없다'는 말이 또 나올 것 같아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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