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세상

[영화]와인스타인

colorprom 2019. 11. 2. 16:47



[이미도의 무비 識道樂] [144] We will not be silenced


조선일보
                         
  • 이미도 외화 번역가
             
입력 2019.11.02 03:13

'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테이프' '반지의 제왕' 3부작, '셰익스피어 인 러브' '킹스 스피치'
'시네마 천국'의 공통점은?
미국 영화계의 미다스 손(Midas touch) 하비 와인스타인이 제작했거나 배급했습니다.
이 작품들을 비롯해 그가 손댄 많은 영화가 아카데미상을 받았습니다.
자연히 그는 재력과 권력의 성을 쌓았습니다. 2017년까지만.

'명성은 돈과 권력의 그림자다(Prestige is the shadow of money and power).'
책 '파워 엘리트'에서 돈과 권력과 명성의 관계를 파헤친 사회학자 C 라이트 밀스의 명구입니다.
돈과 권력을 쥐면 명성이 따라온다는 뜻이지요.

이 통찰은 다큐멘터리 '와인스타인(Untouchable·사진)'을 만든 감독이
미다스 손을 해부할 때 쓴 수술 칼입니다.
칼을 댄 부위는 하비의 악명(惡名)과 마수(魔手).

다큐멘터리 '와인스타인'
"난 널 스타로 만들 수도, 매장해버릴 수도 있어
(I can make your career or I can break your breasts).'
여성에게 가슴을 보여달라고 겁박할 때 하비가 한 말입니다.
업계 실세라며 협박할 땐 이런 식입니다.
"이 도시 보안관은 나야(I'm the sheriff of this town)."

그가 성폭행한 여성들을 돈으로 회유하거나 권력을 행사해 입막음한 기간은 장장 30년.
그에게 꿈을 착취당한 여배우와 그의 회사 직원의 수는 80여 명.

'레드카드다/
피눈물이/ 무슨 색인지 선포할 때/ 장미꽃이 뽑아 드는 그것/
악어의 눈물에게/ 장미꽃 가시는/ 옐로카드가 아니다/
.'

필자의 졸시 '미투'입니다.

하비에게 꽃을 꺾인 후 그의 보복이 두려워 침묵했던 장미들이 깨닫습니다.
입 다물고 있는 것도 공모 행위라는 걸.

그들이 용기를 내 뽑아든 '가시'는 증언입니다.
거악(巨惡)에 맞서 진실을 알린 기자들의 펜촉도 레드카드입니다.
피해자들과 언론이 연대해 이끈 '미투 운동'은 무소불위로 군림했던 권력자를 마침내 법정에 세웁니다.

영화는 한 여배우의 선언을 전하며 막을 내립니다.
"우린 침묵하지 않을 겁니다(We will not be silenced)."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11/01/2019110103080.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