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19.11.02 03:13
'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테이프' '반지의 제왕' 3부작, '셰익스피어 인 러브' '킹스 스피치'
'시네마 천국'의 공통점은?
미국 영화계의 미다스 손(Midas touch) 하비 와인스타인이 제작했거나 배급했습니다.
이 작품들을 비롯해 그가 손댄 많은 영화가 아카데미상을 받았습니다.
자연히 그는 재력과 권력의 성을 쌓았습니다. 2017년까지만.
'명성은 돈과 권력의 그림자다(Prestige is the shadow of money and power).'
'명성은 돈과 권력의 그림자다(Prestige is the shadow of money and power).'
책 '파워 엘리트'에서 돈과 권력과 명성의 관계를 파헤친 사회학자 C 라이트 밀스의 명구입니다.
돈과 권력을 쥐면 명성이 따라온다는 뜻이지요.
이 통찰은 다큐멘터리 '와인스타인(Untouchable·사진)'을 만든 감독이
미다스 손을 해부할 때 쓴 수술 칼입니다.
칼을 댄 부위는 하비의 악명(惡名)과 마수(魔手).
"난 널 스타로 만들 수도, 매장해버릴 수도 있어
(I can make your career or I can break your breasts).'
여성에게 가슴을 보여달라고 겁박할 때 하비가 한 말입니다.
업계 실세라며 협박할 땐 이런 식입니다.
"이 도시 보안관은 나야(I'm the sheriff of this town)."
그가 성폭행한 여성들을 돈으로 회유하거나 권력을 행사해 입막음한 기간은 장장 30년.
그에게 꿈을 착취당한 여배우와 그의 회사 직원의 수는 80여 명.
'레드카드다/
'레드카드다/
피눈물이/ 무슨 색인지 선포할 때/ 장미꽃이 뽑아 드는 그것/
악어의 눈물에게/ 장미꽃 가시는/ 옐로카드가 아니다/
끝.'
필자의 졸시 '미투'입니다.
하비에게 꽃을 꺾인 후 그의 보복이 두려워 침묵했던 장미들이 깨닫습니다.
하비에게 꽃을 꺾인 후 그의 보복이 두려워 침묵했던 장미들이 깨닫습니다.
입 다물고 있는 것도
공모 행위라는 걸.
그들이 용기를 내 뽑아든 '가시'는 증언입니다.
거악(巨惡)에 맞서 진실을 알린 기자들의 펜촉도 레드카드입니다.
피해자들과 언론이 연대해 이끈 '미투 운동'은 무소불위로 군림했던 권력자를 마침내 법정에 세웁니다.
영화는 한 여배우의 선언을 전하며 막을 내립니다.
"우린 침묵하지 않을 겁니다(We will not be silenc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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