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19.10.25 03:01
'한국언론진흥재단 저널리즘 콘퍼런스' 참석
[국경없는기자회 회장 피에르 아스키]
트럼프식 가짜뉴스 공격에 선전 선동만 난무하고 있다
트럼프식 가짜뉴스 공격에 선전 선동만 난무하고 있다
"사회를 양극화하려는 사람들이 제일 먼저 하는 일이 언론을 공격하는 것입니다. 자신들만의 정보 세계를 구축하려는 것이죠."
피에르 아스키(66) 국경없는기자회 회장은 24일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KPF저널리즘 콘퍼런스' 기조 강연에서 "정부가 '가짜 뉴스를 없앤다'는 명목으로 언론을 탄압하는 것은 답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프랑스 통신사 AFP와 일간지 리베라시옹, 공영라디오 엥테르 등에서 기자와 칼럼니스트로 활동한 그는 리베라시옹 베이징 지국장으로 근무하며 중국 정부의 언론 탄압을 직접 목격했다.
강연 후 만난 아스키 회장은 "언론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면 국가와 민주주의의 위기로 돌아온다는 것을 한국 정부를 포함해 모두가 알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중국에서 근무하던 당시를 떠올리며 "중국 공산당이 말하는 '사실'에는 '진실'이 없었다. 언론 자유가 없어지는 순간 모두가 거짓말을 하기 시작하고 독재가 가능해진다"고 했다. 가짜 뉴스 운운하는 '트럼프식 언론 공격'으로 믿음을 잃은 언론의 자리에 선전과 선동이 들어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극우와 극좌, 음모론자들이 뛰어들면서 인터넷은 전쟁터가 됐다. 이젠 여론 조작까지 이뤄진다"며 "언론이 정보 시스템에 패배했다"고 했다. "안전하게 언론 활동을 할 수 있는 국가는 줄어들고, 정치인들은 기자에 대해 혐오 발언을 하고 있죠."
해결책을 묻자, "정답은 없다. 실험을 통해 답을 찾아나가야 할 때"라고 했다. 다만 국가 차원의 가짜 뉴스 규제는 위험하다고 했다. 아스키 회장은 "판사가 정해진 시간 안에 어떤 보도가 가짜 뉴스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것이 가능하겠느냐"며 "언론을 비롯해 모두가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기자들은 세금 회피나 부정부패가 있을 때 제대로 보도해서 자신들의 역할을 사회에 증명해야 합니다. 독자들도 사실관계를 능동적으로 파악해 언론과 소셜미디어 중 무엇을 믿어야 할지 잘 판단해야겠죠."
[프랑스 여성언론인협회장 프랑수아즈 라보르드]
'알릴레오식 성희롱'은 능력있는 女기자 향한 질투
피에르 아스키(66) 국경없는기자회 회장은 24일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KPF저널리즘 콘퍼런스' 기조 강연에서 "정부가 '가짜 뉴스를 없앤다'는 명목으로 언론을 탄압하는 것은 답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프랑스 통신사 AFP와 일간지 리베라시옹, 공영라디오 엥테르 등에서 기자와 칼럼니스트로 활동한 그는 리베라시옹 베이징 지국장으로 근무하며 중국 정부의 언론 탄압을 직접 목격했다.
강연 후 만난 아스키 회장은 "언론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면 국가와 민주주의의 위기로 돌아온다는 것을 한국 정부를 포함해 모두가 알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중국에서 근무하던 당시를 떠올리며 "중국 공산당이 말하는 '사실'에는 '진실'이 없었다. 언론 자유가 없어지는 순간 모두가 거짓말을 하기 시작하고 독재가 가능해진다"고 했다. 가짜 뉴스 운운하는 '트럼프식 언론 공격'으로 믿음을 잃은 언론의 자리에 선전과 선동이 들어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극우와 극좌, 음모론자들이 뛰어들면서 인터넷은 전쟁터가 됐다. 이젠 여론 조작까지 이뤄진다"며 "언론이 정보 시스템에 패배했다"고 했다. "안전하게 언론 활동을 할 수 있는 국가는 줄어들고, 정치인들은 기자에 대해 혐오 발언을 하고 있죠."
해결책을 묻자, "정답은 없다. 실험을 통해 답을 찾아나가야 할 때"라고 했다. 다만 국가 차원의 가짜 뉴스 규제는 위험하다고 했다. 아스키 회장은 "판사가 정해진 시간 안에 어떤 보도가 가짜 뉴스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것이 가능하겠느냐"며 "언론을 비롯해 모두가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기자들은 세금 회피나 부정부패가 있을 때 제대로 보도해서 자신들의 역할을 사회에 증명해야 합니다. 독자들도 사실관계를 능동적으로 파악해 언론과 소셜미디어 중 무엇을 믿어야 할지 잘 판단해야겠죠."
[프랑스 여성언론인협회장 프랑수아즈 라보르드]
'알릴레오식 성희롱'은 능력있는 女기자 향한 질투
"내가 그런 조롱을 들었다면? '맞아, 하룻밤 자고 특종 얻어냈다, 이 자식아. 그래서 어쩌라고?' 하며 받아쳤을 겁니다. 하하! 농담이고요. 남자들의 성적 희롱에 절대 위축되지 마세요. 능력 있는 여성 기자에 대한 시기와 질투에서 비롯된 거니까. 좋은 소리만 듣는 무능한 기자가 아니라 욕먹어 상처투성이지만 실력 있는 여성 저널리스트가 되세요."
유시민씨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알릴레오'의 성희롱 발언 파문을 들은 프랑수아즈 라보르드(66)의 답변에 왁자한 웃음이 터졌다. 이 대범한 여성은 1979년부터 30년간 기자이면서 프랑스 공영방송 앵커로 활약했고 2011년 프랑스 여성언론인협회(PFDM)를 창립한 언론계 대모다. 24일 '저널리즘 콘퍼런스'에 참석한 그는 "프랑스에서도 성차별은 심각하다. 저녁 6~8시 방송 주요 시간대에 출연하는 여성 비율은 29%에 머물고, 언론인이 된 여성은 전체의 33%뿐이며, 여성 국회의원 할당제가 있어도 벌금을 내면서 버티는 정당이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에서의 여성 혐오도 비슷했다. 유튜브, 댓글 등으로 여성을 조롱하는 네티즌을 두고 그는 "못난 남자들이 잘난 여자들을 모욕하려는 것이니 개의치 말라. 더 강해져야 한다"고 했다.
라보르드는 프랑스 최초의 여성 경제 전문기자로 활동했다. 그는 "1980년대 여기자의 역할은 패션, 요리, 뷰티로 제한돼 있었다"며 "경제는 여자에겐 너무 무거운 주제라는 편견 때문"이라고 했다. 처음 앵커가 됐을 땐 '말을 너무 많이 하지 말라'는 주의를 들었다고도 했다. "여성 앵커의 역할은 남성 앵커 옆에서 고개를 끄덕이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유리 천장'이란 말 대신 '대나무 천장'이란 표현을 썼다. "겨우 올라섰다고 생각하면 대나무처럼 휘어 다시 내려오는 게 여성의 현실"이란 것이다. 그가 PFDM을 만든 이유다.
그러나 라보르드는 "오직 투쟁만으로 변화를 가져올 순 없다"고 했다. "끊임없이 설득하세요. 필요하다면 칭찬도 하고요. 영리한 전략이 필요한 때입니다."
유시민씨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알릴레오'의 성희롱 발언 파문을 들은 프랑수아즈 라보르드(66)의 답변에 왁자한 웃음이 터졌다. 이 대범한 여성은 1979년부터 30년간 기자이면서 프랑스 공영방송 앵커로 활약했고 2011년 프랑스 여성언론인협회(PFDM)를 창립한 언론계 대모다. 24일 '저널리즘 콘퍼런스'에 참석한 그는 "프랑스에서도 성차별은 심각하다. 저녁 6~8시 방송 주요 시간대에 출연하는 여성 비율은 29%에 머물고, 언론인이 된 여성은 전체의 33%뿐이며, 여성 국회의원 할당제가 있어도 벌금을 내면서 버티는 정당이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에서의 여성 혐오도 비슷했다. 유튜브, 댓글 등으로 여성을 조롱하는 네티즌을 두고 그는 "못난 남자들이 잘난 여자들을 모욕하려는 것이니 개의치 말라. 더 강해져야 한다"고 했다.
라보르드는 프랑스 최초의 여성 경제 전문기자로 활동했다. 그는 "1980년대 여기자의 역할은 패션, 요리, 뷰티로 제한돼 있었다"며 "경제는 여자에겐 너무 무거운 주제라는 편견 때문"이라고 했다. 처음 앵커가 됐을 땐 '말을 너무 많이 하지 말라'는 주의를 들었다고도 했다. "여성 앵커의 역할은 남성 앵커 옆에서 고개를 끄덕이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유리 천장'이란 말 대신 '대나무 천장'이란 표현을 썼다. "겨우 올라섰다고 생각하면 대나무처럼 휘어 다시 내려오는 게 여성의 현실"이란 것이다. 그가 PFDM을 만든 이유다.
그러나 라보르드는 "오직 투쟁만으로 변화를 가져올 순 없다"고 했다. "끊임없이 설득하세요. 필요하다면 칭찬도 하고요. 영리한 전략이 필요한 때입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10/25/2019102500076.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