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19.09.28 03:00
러일전쟁: 기원과 개전|와다 하루키 지음|이웅현 옮김|한길사|
전 2권(1278쪽) 각 권 3만5000원
"총(總) 동원(動員) 루신."
1904년 2월 6일 러일전쟁의 임박을 알리는 러시아 주일(駐日) 무관 루신의 러시아어 전보는 딱 세 단어에 불과했다. 이날 일본군은 발 빠르게 움직였다. 일본 해군은 뤼순(旅順)항의 러시아 함대를 격파하기 위해 출격했고, 일본 외상은 도쿄의 러시아 공사를 불러 외교 관계 단절을 알렸다. 사실상 개전(開戰) 통보였다. 반면 러시아는 '비극은 역시 비극'이라는 언론 보도처럼 전날까지도 전쟁을 꺼리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총(總) 동원(動員) 루신."
1904년 2월 6일 러일전쟁의 임박을 알리는 러시아 주일(駐日) 무관 루신의 러시아어 전보는 딱 세 단어에 불과했다. 이날 일본군은 발 빠르게 움직였다. 일본 해군은 뤼순(旅順)항의 러시아 함대를 격파하기 위해 출격했고, 일본 외상은 도쿄의 러시아 공사를 불러 외교 관계 단절을 알렸다. 사실상 개전(開戰) 통보였다. 반면 러시아는 '비극은 역시 비극'이라는 언론 보도처럼 전날까지도 전쟁을 꺼리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일본 역사학자 와다 하루키(和田春樹)가 '러일전쟁'에서 묘사한 양국의 분위기는 이렇듯 극명하게 대비된다. 그 결과는 익히 알고 있다. 개전 직전의 긴박한 풍경은 하권 후반부인 1095쪽에야 등장한다. '기원과 개전'이라는 부제가 보여주듯이, 전쟁 발발 원인과 양국의 준비 태세에 철저하게 초점을 맞춘 것이다. 등장인물만 700여 명에 이르는 대하드라마를 관통하는 문제의식은 한국어판 서문에 분명하게 나온다. "이 전쟁이 제국주의적 침략이었으며, 조선 전쟁이었다는 점이다." 한·일 강제 병합
100주년이었던 2010년 일본어판이 출간됐다. 지난해 중국어판에 이어 올해 한국어판이 나왔다.
올해 만해평화대상 수상자인 저자는 일본의 한국 강제 병합 원천 무효 공동 성명을 주도하는 등 한·일 관계의 올바른 회복에 앞장선 실천적 지식인. 이 책에서도 러시아의 침략 야망을 강조하고 일본의 수동적 자세를 부각시킨 일본의 기존 역사관을 비판적으로 살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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