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19.10.01 03:00
시즌 마지막 경기에 등판
자이언츠 떠날 범가너 나오자 포수 불러 팬에게 인사할 시간 줘
투구 때도 유독 직구로만 승부
은퇴하는 상대팀 감독에겐 경의
LA 다저스의 간판 투수 클레이튼 커쇼(31)는 MLB(미 프로야구)
정규리그 최종전이었던 30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원정 경기에 5―0으로 앞서던 5회말 구원 등판했다.
'가을 야구'를 앞두고 실전 감각을 점검하는 차원이었다.
커쇼는 두 타자를 내야 땅볼과 삼진으로 처리했다.
그러자 자이언츠의 브루스 보치 감독은 팀의 좌완 에이스 매디슨 범가너(30)를 대타로 기용했다.
그러자 자이언츠의 브루스 보치 감독은 팀의 좌완 에이스 매디슨 범가너(30)를 대타로 기용했다.
보치 감독은 당초 이날 범가너를 선발투수로 내려고 했는데, 선수와 상의한 끝에 계획을 바꿨다.
FA(자유계약선수)로 내년 시즌 다른 팀 유니폼을 입을 가능성이 큰 범가너가 등장하자
자이언츠 홈 팬들은 기립 박수를 보냈다.
이때 투수 커쇼가 포수 윌 스미스를 마운드로 불렀다.
유격수 코리 시거까지 가세해 뭔가 얘기를 나눴다.
그 사이 범가너는 환호하는 관중에 헬멧을 벗어 답례했다.
2009년부터 자이언츠에서 뛰어온 그는 감회에 젖은 듯한 표정이었다.
이 '작별 세리머니'는 커쇼가 연출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어쩌면 자이언츠 소속으로 마지막 출전이 될지 모르는 범가너가 팬들과 충분히 교감할 수 있도록
일부러 마운드에서 시간을 끌어줬기 때문이다.
커쇼는 타석에 선 범가너에게 시속 145~146㎞짜리 직구만 계속 던졌다.
커쇼는 타석에 선 범가너에게 시속 145~146㎞짜리 직구만 계속 던졌다.
상대는 통산 119승(92패)을 거둔 투수이면서 통산 홈런 19개를 기록한 수준급 타자이기도 하다.
특히 커쇼에겐 홈런 2개를 뺏었다. 그런데도 커쇼는 직구로만 승부했다.
파울 2개를 치며 맞서던 범가너는 풀카운트에서 일곱 번째로 들어오는 공을 강하게 잡아당겼다.
타구는 3루수 정면으로 날아가 잡혔다.
커쇼는 이닝을 교대하러 마운드에서 내려오면서 모자를 벗어 자이언츠 더그아웃 쪽을 가리켰다.
커쇼는 이닝을 교대하러 마운드에서 내려오면서 모자를 벗어 자이언츠 더그아웃 쪽을 가리켰다.
이날 은퇴하는 보치 감독에게 보내는 경의였다.
보치 감독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25년간 사령탑으로 지내며
통산 2003승2029패를 기록한 명장이다.
자이언츠를 통산 3회 월드시리즈 정상(2010·2012·2014년)으로 이끌었다.
2014 월드시리즈 MVP(최우수선수)가 범가너였다.
커쇼는 "범가너는 자이언츠 구단에 커다란 의미를 갖는 선수"라고 말했다.
그와의 투타 대결에 대해서도 "재미있는 순간이었다"고 했다.
범가너와 보치가 자이언츠의 황금시대를 구축했을 때
범가너와 보치가 자이언츠의 황금시대를 구축했을 때
커쇼는 '최고 라이벌' LA 다저스의 유니폼을 입고 '지상 최고의 투수'란 명성을 얻었다.
하지만 1988년 이후 다저스는 우승이 없고, 커쇼 역시 우승 반지가 없다.
전성기를 지나 보낸 커쇼는 지난해부터 구위가 예전 같지 않다는 소리를 들었지만,
전성기를 지나 보낸 커쇼는 지난해부터 구위가 예전 같지 않다는 소리를 들었지만,
올해 16승5패·평균자책 3.03으로 되살아난 모습을 보여줬다.
그리고 라이벌 팀 선수와 감독, 관중 모두를 존중하는 품격으로 정규 시즌 피날레를 장식했다.
다저스는 9대0으로 이기며 창단 후 한 시즌 최다승(106승56패)을 거뒀다.
다저스는 9대0으로 이기며 창단 후 한 시즌 최다승(106승56패)을 거뒀다.
다저스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워싱턴 내셔널스―밀워키 브루어스·2일) 승자와
4일부터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5전3선승제)를 벌인다.
이날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또 다른 디비전시리즈를 시작한다.
아메리칸리그에선 탬파베이 레이스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3일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른다.
아메리칸리그에선 탬파베이 레이스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3일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른다.
승자는 올해 최다승 팀인 휴스턴 애스트로스(107승55패)와 5일부터 디비전시리즈에서 만난다.
같은 날 뉴욕 양키스―미네소타 트윈스의 디비전시리즈도 막을 올린다.
올해 메이저리그에선 사상 최다 홈런(6776개)이 나왔다.
올해 메이저리그에선 사상 최다 홈런(6776개)이 나왔다.
종전 기록(6105개·2017년)보다 600개 이상 늘었다.
'대포 공장'은 미네소타 트윈스(307홈런)였다.
뉴욕 메츠의 피트 알론소는 53홈런을 터뜨려 역대 신인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세웠다.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가 2017년 세운 52홈런을 넘어섰다.
텍사스 레인저스의 추신수(24홈런·타율 0.265·61타점·15도루)와
탬파베이 레이스의 최지만(19홈런·타율 0.261·63타점)도 한 시즌 개인 최다 홈런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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