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 베스트셀러 작가 요나스 요나손]
9년 만에 '…100세 노인' 속편 '핵을 들고 도망친 101세 노인'
"쓴 작품 중 가장 정치적인 책… 역사 강의 아닌 사회 풍자죠
북한 묘사하기 어려웠지만 나도 상상할 자유는 있잖아요?"
'창문 넘어…'에서 한 살 더 먹은 알란은 김정은, 트럼프 등 21세기 각국 지도자들과 핵을 두고 한판 대결을 벌인다. 소설의 배경은 2017년. 김정은이 미사일을 발사하고, 트럼프가 그를 '로켓맨'이라고 부르며 긴장이 치솟았던 시기다. 김정은을 골탕 먹이고 우라늄을 훔친 101세 노인은 종횡무진 북한과 미국, 스웨덴을 돌아다니며 또 한 번 모험을 펼친다. 이메일로 만난 작가 요나스 요나손은 "지금까지 내가 쓴 책 중 최고이자 가장 정치적인 책"이라고 했다.
―북한을 소설의 주요 무대로 설정했다.
"알란과 다시 세계를 한 바퀴 돌아야겠다고 마음먹었을 때, 당시 세계정세로 인해 몇 정거장은 꼭 들러야겠다고 생각했다. 그중 하나가 북한이었다. 북한에 대해 조사도 했지만 사실에 얽매이진 않았다. 사회를 풍자하려는 것이지, 역사 강의를 하려는 게 아니니까."
―김정은과 트럼프, 소설 속 인물로 누가 더 그리기 어려웠나.
"당연히 김정은이다. 내가 소설을 쓰는 동안 트럼프의 결점은 나뿐만 아니라 전 세계 모두가 알게 됐다. 결국 트럼프 분량을 줄이고 처음부터 다시 생각했다. 김정은에 대해선 문화적인 배경지식뿐 아니라 정보도 부족했지만, 다행히 그에 대해 마음대로 쓸 자유만큼은 갖고 있었다."
소설 속 알란은 트럼프와 김정은 등 각국의 정치 지도자들을 가차없이 조롱하며 통쾌함을 준다. 김정은의 일장 연설 속에서 '평화'는 "치명적인 무기를 더 많이 갖추는 것"이고 '자유'는 "온 국민이 그들의 지도자를 경애할 수 있는 권리와, 그러지 않는 것을 삼가는 의무" 같다고 해석한다. 트럼프를 만나고선 "성질이 북한의 시골 도로만큼이나 제멋대로"이며 "사람 자체가 폭발하기 직전의 상태"라 우라늄을 넘길 수 없다고 결론 내린다.
―트럼프가 말하는 '가짜 뉴스'에 대해선 "트럼프가 읽고, 듣고, 보고 싶지 않은 모든 것을 의미한다"고 비꼬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다 거짓말을 올리면, 1분 뒤에 워싱턴포스트에서 진실을 가려내 올려준다. 하지만 수백만명이 트위터만 보면 어떻게 될까. 트위터의 자동화된 계정들이 잘못된 정보를 수없이 재생산해내는데, 워싱턴포스트가 진짜를 증명할 수 있을까? 언론은 달라진 세상에 대비해야 한다."
그는 15년간 신문기자로 일했다. 미디어 회사를 설립해 성공 가도에 올랐지만, 허리 통증과 심한 스트레스로 건강을 잃고 회사를 접었다. '창문을 넘기로' 결심한 요나손은 스위스로 이주해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글이 안 써질 땐 어떻게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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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어디서든 쓸 수 있다. 사무실에서 쓰다 막히면 카페를 간다. 여전히 막히면, 카페에서 바닷가 벤치로 간다. 여전히 막히면 벤치에서 도서관을 간다. 그래도 막히면? 퇴근한다."
―101세 노인 알란과 당신이 닮은 점이 있다면?
"알란은 지위에 상관없이 그 사람 자체를 존중한다. 나도 마찬가지다. 왕이든 대통령이든 존중받으려면 그에 걸맞게 행동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