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19.09.24 18:31 | 수정 2019.09.24 18:54
조국 자녀 허위 인턴증명서 발급 의혹 한인섭 원장
과거 SNS에 "靑 민정수석의 법무장관 임명 부적절"
박근혜 명의 임명장 논란에 "빨리 문서위조죄 고발해라"
조국 관련 글 꾸준히 올리다 논란 커지자 삭제하기도
과거 SNS에 "靑 민정수석의 법무장관 임명 부적절"
박근혜 명의 임명장 논란에 "빨리 문서위조죄 고발해라"
조국 관련 글 꾸준히 올리다 논란 커지자 삭제하기도
"청와대 민정수석을 법무장관으로 임명하는 것이 매우 부적절함이 드러났다.
청와대는 가장 감시받아야 할 기관.
검찰의 지휘감독권자인 법무장관은 직전에 청와대에서 민정·사정업무를 담당한 인사여선 안 된다."
조국 법무장관 자녀의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증명서 부정 발급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는
한인섭(60·사진) 한국형사정책연구원장이 지난 2012년 4월 트위터에 올린 글이다.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민정수석에서 법무장관으로 ‘직행’한 권재진 전 장관에 대해
민간인 사찰 의혹으로 사퇴 압박이 거세지자 당시 서울대 법대 교수였던 한 원장은 이런 글을 썼다.
하지만 권 전 장관과 마찬가지로 청와대 민정수석에서 물러난 직후 법무장관으로 자리를 옮긴 조 장관에 대해 한 원장은 침묵했다.
하지만 권 전 장관과 마찬가지로 청와대 민정수석에서 물러난 직후 법무장관으로 자리를 옮긴 조 장관에 대해 한 원장은 침묵했다.
조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에서 퇴임한 지난 7월 26일, 한 원장은 페이스북에
"조국 교수, 민정수석 일 잘해냈다. 문재인 (대통령이) 민정(수석을 할) 때보다 더 잘 해냈다"며
"비교잣대는 치아다. 문은 2년동안 치아가 여럿 빠졌는데, 조는 치아가 건재함은 물론이고
막판에 SNS상으로까지 센 건치임을 드러냈다"는 글을 올렸다.
당시에는 조 장관이 법무장관 후보자로 지명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돌았는데, 치켜세우는 글을 올린 것이다.
한 원장이 최근 페이스북에 올렸던 조 장관 관련 글은 모두 지워진 상태다.
한 원장이 최근 페이스북에 올렸던 조 장관 관련 글은 모두 지워진 상태다.
조 장관 자녀들의 서울대 법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증명서 부정 발급 논란 등 의혹이 커지자
‘관련 인물’인 한 원장이 해당 글을 모두 삭제한 것으로 보인다.
이를 두고 "조(曺)비어천가 왜 지웠느냐"는 반응도 나왔다.
최근 글을 찾아볼 수 없을 뿐,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에는 한 원장의 과거 발언이 여럿 남아있다.
최근 글을 찾아볼 수 없을 뿐,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에는 한 원장의 과거 발언이 여럿 남아있다.
이른바 ‘내로남불’이라는 지적이 나올만한 글들이 적지 않고,
한 원장을 둘러싼 의혹을 감안할 때 부메랑이 될 만한 글도 있다.
조 장관은 법무장관 후보자 지명 이후 각종 의혹들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과거 글과 배치되는 모습을 보여 ‘내로남불’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서울대 커뮤니티에서는 "서울대 법대 망신은 조 장관과 한 원장, 안경환 전 교수가 다 시킨다",
"(조 장관과 한 원장 모두) 교수직 사직은 물론 법적 책임도 져야한다" 등의 비판이 쏟아졌다.
조 장관 일가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한 원장도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그가 서울대 법대 공익인권법센터장을 지낼 때
조 장관의 딸(28)과 아들(23)이 인턴증명서를 부정하게 발급받았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다.
한 원장은 검찰 조사에서
"조 장관 딸에게 인턴증명서를 발급한 적이 없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원장은 조 장관 자녀의 인턴증명서 부정 발급 의혹이 커지자 언론과의 접촉을 피하는 등
한 원장은 조 장관 자녀의 인턴증명서 부정 발급 의혹이 커지자 언론과의 접촉을 피하는 등
사실상 ‘잠적’ 수준의 행보를 보였다.
하지만 2012년 12월 대선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명의의 표창장 논란을 놓고
"위조문서죄로 고발하라"고 다그치기도 했다.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가 ‘십자군 알바단’ 사무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박 후보 명의의 임명장이 대거 발견됐다.
새누리당은 이를 놓고 "십자군 알바단을 운영한 윤정훈 목사와 당은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한 원장은 이를 겨냥해 "그럼 박근혜 (후보) 명의의 임명장이 수북한 건 뭔가.
윤정훈을 문서위조죄, 위조문서행사죄로 고발하라"고 썼다.
한 원장은 트위터를 통해 타인의 언행이 부적절하다며 거침없이 비판했다.
그는 2012년 11월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를 언급하며
"학생들은 다양한 이론, 주장을 비교해가며 성장한다.
그게 김일성대학에는 없는 대학자치, 학문의 자유"라고 썼다.
2017년 11월에는
"‘문재인이 극좌적’이라는 박지원 의원. 김기춘이 한 말인 줄 알았다"고 했다.
하지만 조 장관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는 침묵했다.
하지만 조 장관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는 침묵했다.
2017년 11월 조 장관이 이 전 교수에 대해 "부역·매국 친일파"라고 하거나,
그의 저서 ‘반일종족주의’를 "구역질 나는 책"이라고 했을 때는 침묵했다.
조 장관의 서울대 교수직 사퇴를 주장하는 학생들이 대자보를 붙인 것을 놓고
조 장관이 "태극기 부대와 같이 극우사상을 가진 학생"이라고 했을 때도 한 원장은 별 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조 장관의 논문 표절 의혹도 마찬가지다.
조 장관의 논문 표절 의혹도 마찬가지다.
한 원장은 2013년 3월 트위터에 논문 표절 논란을 일으킨 이들의 이름을 거론하며
"박사논문 제대로 쓰려다보면 머리가 빠지든가, 하얘지든가, 소화불량이 생긴다"며
"표절자들, 참 나쁘다. 그런 고생도 않고 날로 먹으려 들다니, 더욱이 그것으로 행세는 더하려 들다니"라고
썼다.
조 장관을 둘러싼 의혹은 ‘못 본 체’ 지나갔다.
조 장관의 석사 논문인 ‘소비에트 사회주의 법·형법 이론의 형성과 전개에 관한 연구’는
4년 전인 2015년 서울대 연구진실성위원회로부터 ‘연구부적절행위’에 해당한다는 판정을 받았다.
최근 이 논문을 놓고 적절한 인용부호나 출처 표기 없이 일본 문헌을 짜깁기했다는 의혹이 추가로 제기되면서 서울대가 재조사를 하고 있다.
한 원장이 직접 조 장관에 대해 언급할 때는 조 장관에 대한 비판이나 의혹을 적극 반박하는 식이었다.
한 원장은 2012년 12월 트위터에
"조국 교수는 연구성과 탁월하고 학생들 열심히 가르치고 있다"며
"정치는 정치꾼-언론인만의 전유물이 되어선 안된다"고 썼다.
이어 2017년 5월 페이스북에는
"연구·강의 잘 않고 밖으로 돌아다니며 정치판에 기웃거리는 교수를 부정적 의미에서 폴리페서라 하는데
조 교수의 연구업적은 톱랭킹이고 피인용지수는 법학자 중에 제일 높은 쪽이고 평소엔 늘 연구실에 있다"
고 했다.
조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옮겨가며 불거진 ‘폴리페서’ 논란에 대해 반박한 것이다.
왕성하게 소셜미디어에 글을 올렸던 한 원장은 지난달 18일부터 활동을 중단했다.
왕성하게 소셜미디어에 글을 올렸던 한 원장은 지난달 18일부터 활동을 중단했다.
이후 한 달여 만인 지난 23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그는 "의혹제기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는다고 해서 그 의혹이 곧 사실이 되는 것은 아니다"며
"과도한 억측이 진실을 가리지 않았으면 한다"고 썼다.
Copyright ⓒ 조선일보 & 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