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9월 17일, 화요일
''엄마, 도대체 왜 그래? 추석날, 꼭 그런 말을 해야만 했어?
언니가 왜 내가 우리집에서 힘들어하는지 알겠다고 하더라.
형부가 '장모님이 탁 치고 뒤로 싹 빠지시는데?' 라고. 하더라."
출근하면서 작은애가 날카롭게 칼을 던졌다!
"역쉬~역시 우리 애들이 예민하구만, 똑똑하구만!" 하면서도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
'에잇, 애들이 알아버렸구만!!!'
- 이민 갈 수 없을까?
- 지방으로 일을 나갈 수는 없을까???
- 애들에게 편지를 쓰고 집을 나갈까?????
나를 재판관으로 세우신 게 아니다...화목하라...뼈 아프게 아는 말들이다.
교회다닌 지가 도대체 몇 년인가 말이다.
오죽하면 도저히 양심상 권사는 못합니다~하며 아직도 집사이겠는가! ㅎ~
(겨우겨우 200~300명 되는 교회에서, 이 의젓한 나이에.)
오늘 날의 이 불화에는 역사가 있다.
거의 40년이 되어가는, 쌓이고 쌓인 역사가 있다.
지금 눈에 보이는 상황들은, 지금 갑자기 일어난 일이 아니다.
지금 애들은 아주 cool 해서, smart 해서 이렇게 말한다.
- 엄마, 엄마는 용서를 책으로 배웠지?
- 엄마, 엄마는 사랑을 책으로 배웠지? 성경공부는 왜 해???
- 엄마, 아직도 몰라? 저 사람은 그냥 저런 사람이야. 그러려니 해!
'그래, 너희는 참 좋겠다. 그렇게 이성적일 수 있어서! 간단명료할 수 있어서!!!'
갑노릇 하면서 갑노릇 하는 줄도 모르고, 정의롭고 쿨하고 스마트하고 공정한 사람이라 믿는 이들...
실제 생활은 가부장적이면서 옛날에 비하면 이건 아주 민주적이고 공평한 시대를 사는 것이라 믿는 이들...
그러면서 젊은 애들과 같은 수준의 시대정신을 과시하고 즐기는 이들...
"요즘 조국 덕분에 시간가는 줄 모르지요?" (라고 했던가? 뭐 그런 뜻의 말이었다.)
교회 끝나고 비슷한 나이의 L장로가 지나가면서 웃으며 한 마디 던졌다.
"네~그럼요!"
서울대 출신의 젊은 집사가 흐릿한 미소를 지으며 지나갔다.
우리 교회도 은근 두 패로 나뉜 것 같다.
엄밀하게 말하면 조국 편이 더 많은 분위기다.
그들 기도소리가 더 크게 들리는 걸 보면.
왜 내가 조국에 더 예민할까?
한국적 사고방식은 너무 오래, 넒게 퍼져있어 감히 대항할 수가 없는데,
조국의 경우는 확실해서 아닐까?
갑의 위치에서 기득권을 가지고 다 누리며 살아놓고 혼자 공평하고 정의로운 척 하는 것에 대한 [대리분노]?
이게 참 묘하다.
잘 나가는 상대에게는 배려니 양보니 사랑이니...이게 잘 안된다.
거기에 그가 정의로운 척, 공정한 척 하는 것은 더 봐주기 싫다.
사실은 같은 자리에 있는 것도 싫다.
(사실은 질투인지도 모른다! ㅎ~)
자식이 상전이다.
자식이 무섭다.
내 속을 알아버린 자식이...무지무지 섭섭하다.
지금 너무 외롭고...그냥 떠나고만 싶다.
너무너무 초라하고 덧없으며 부끄럽고 아프다.
나의 이 마음공부는 도대체 언제까지 되돌이표일까...정말 부끄럽다!!!
이거...결혼 40년 차 환갑 넘은 아줌마의 시집모임 후 '결혼생활' 도피 후회 심정이다!
에이, 씨!!@!!
40년 공부 도로아미타불!!!!!! ㅠㅠㅠㅠㅠ
*** [우리교회]폴더 잠갔다. 언제 나갈지도 모르는데...싶어서.
마음놓고 교회에 다닌 적이 언제였던가 싶다. (미국에서 몇 년 뿐이었던 듯)
64살...아직도 마음 편치 않은 교회생활이...이게 옳은가...싶다. 히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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