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공부

송골매와 三足烏의 변증법 (조용헌 교수, 조선일보)

colorprom 2019. 9. 2. 15:42



[조용헌 살롱] [1209] 송골매와 三足烏의 변증법


조선일보
                         
              
입력 2019.09.02 03:14

조용헌 건국대 석좌교수·문화콘텐츠학
조용헌 건국대 석좌교수·문화콘텐츠학

'검찰 수사는 나라를 어지럽게 한다'고 일갈한 이해찬 대표.
서울대 앞의 관악서점 주인부터 시작해서 수많은 정치적 난관을 돌파하고,
정치 9단 DJ의 무공을 직접 관찰하면서 다져진 당대 정치판 분석의 장문인급 인물이다.

나는 10여년 전쯤 칼럼에서 이해찬 대표의 관상을 논한 바 있다.
우선 밭 '전(田)' 자 관상에 해당한다. 얼굴이 사각진 형태로서 밭 전(田) 자같이 생겼다.
관상 교과서에서는 이런 관상을 아주 실용적이고 쓸모 있는 관상이라고 설명한다.

한자(漢字)가 아닌 동물 관상법으로 논하자면 맹금류의 얼굴이다.
특히 그 예리하고 날카로운 눈매에서 풍기는 아우라는 송골매와 비슷하다.
꿩·비둘기·오리 따위는 송골매의 날카로운 발톱에 걸리면 밥이 된다.
몽골인들은 이 송골매를 '차간송홀'이라고 부르며 아주 사랑한다고 한다.

이해찬은 그의 정치 인생에서 유일하게 독수리급인 김종인에게만 한 방 먹고
민주당 공천에서 탈락한 바 있지만 세종에서 무소속 당선됨으로써 다시 회복하였다.
독수리급 안목의 김종인은 지난 대선 정국의 태풍으로 날개가 꺾여버렸다.

최근 TV 화면에서 이 송골매를 보니까 노쇠한 느낌이 들었다.
얼굴 표정이나 걸어가는 태도가 세월의 풍화를 비켜가지 못한 모습이다.

그렇다면 이 송골매로부터 일격을 맞은 검찰은 어떤 조류에 해당한단 말인가. 까마귀라고 본다.
법조계는 검은색을 유니폼으로 하기 때문이다.
티베트에서 사람이 죽으면 조장(鳥葬)을 하는데, 그때 시체를 뜯어 먹으러 오는 새는 독수리까마귀뿐이다. 죽은 자의 뼈와 살을 물고 하늘로 올라가는 모습을 보고
고대인들은 까마귀를 신령한 새, 영조(靈鳥)로 여겼다.

독수리까마귀보다 힘은 세지만 그 아이큐는 까마귀를 못 따라간다.
딱딱한 호두 껍데기를 깨기 위하여 까마귀는 호두를 공중에서 떨어트리는 지혜가 있을 정도이다.

까마귀의 습성은 혼자 다니는 경우가 드물다.
수십 마리, 수백 마리가 떼로 몰려다닌다.
'검사 동일체론'이 있다고 들었다.

까마귀의 수장인 윤석열 총장은 필자가 보기에 삼족오(三足烏)급이다.
인삼을 솥에다 찌면 홍삼이 되듯이
까마귀가 용광로에 들어가 단련을 받으면 삼족오라고 하는 신조(神鳥)로 거듭난다.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용광로를 거쳤다.

조사해 보니 집안도 좋다.
숙종 때 소론의 당수이자 당쟁의 와중에도 끝까지 소신과 양심을 지켰던
명재(明齋) 윤증(尹拯·1629~1714) 집안이라고 한다.

송골매와 삼족오의 변증법이 전개된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9/01/2019090102195.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