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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엔도 호마레 '모택동―인민의 배신자' (서지문 교수, 조선일보)

colorprom 2019. 8. 6. 16:18



[서지문의 뉴스로 책읽기] [162] 교육청과 교육부, 놀부인가 악마인가?


조선일보
                         
  • 서지문 고려대 명예교수

 

입력 2019.08.06 03:08

엔도 호마레 '모택동―인민의 배신자'

서지문 고려대 명예교수
서지문 고려대 명예교수

2000년대 초 중국에서 몇 달 머물 때,
CCTV 영어 채널에서 매주 방영하는 중국의 대표적 지성인·문화인들의 일대기를 열심히 시청했다.
그런데 이 학자, 사상가, 예술가들의 생애에는 예외 없이
1960년대 말부터 1970년대 중·후반까지 공백기가 있었다.
말할 나위 없이 문화혁명기인데
'문화혁명'은 언급하지 않았어도 그 인물들이 당한 고난은 간략하지만 분명히 서술했다.
그 대목에서 내레이터의 목소리는 가라앉는 듯했다.
중국인에게는 얼마나 부끄럽고 원통한 일인가!

마오쩌둥의 '문화혁명'은
공산혁명의 순수성을 지켜내기 위해서 자본가와 전통 계층을 숙청한다고 선언했지만
그 광기 속에서 지식인이 무수히 희생된 것은 주지하는 바이다.
마오쩌둥이 젊을 때부터 지식인을 원수처럼 미워했다는 것은
엔도 호마레의 책 '모택동―인민의 배신자'를 읽고 알았다.

마오쩌둥은 젊었을 때 북경대학 도서관에서 사서를 했는데
그때 거기 드나드는 학생, 교수, 지식인들이 자기의 존재를 의식하지 못하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고 한다.
그 후 코민테른마오쩌둥을 별 볼일 없게 보아서
그는 중공중앙위원회 총서기 자리를 지식인 6명이 지낸 후에―자그마치 22년을 기다려서―차지했다.
이런 연유로 마오쩌둥은 신중국 탄생 이래 지식인을 박해하고 교육 제도를 파괴했다고 한다.

캄보디아폴 포트는 쿠데타를 일으킨 후에
프랑스 등지에 유학 가 있던 지식인들에게 편지로 '우리 같이 새로운 (이상) 국가를 건설하자'고 초빙해서
그들이 귀국하면 공항에서 체포하고
국내에서도 교육 좀 받은 사람은 다 체포해서 말할 수 없는 고문 끝에 죽여서,
인구의 5분의 1에서 3분의 1을 없앴다고 추산된다.

지식인에 대한 야수적 증오가 좌파 권력의 속성일까?

인간이 동물보다 몇 배, 몇십 배 양육 기간이 필요한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이
교육을 받아야 인간답게 살 수 있고 한 사람 몫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맹수는 한 마리가 터득한 기술이나 요령을 자기 새끼들이나 무리에게만 전파할 수 있지만
인간은 지식에 기반한 창의력으로 한 개인이 온 인류에게 혜택을 미칠 수 있다.
그래서 국민에게는 교육받을 권리가 있고 국가는 최고의 교육을 공급할 의무가 있다.

교육부가 이번에 서울시 8개교 등 자사고 10개교의 인가 취소를 확정해서
한국의 수월성 중등교육에 치명적 타격을 입혔다.

국민의 지적 성장을 방해하고 국가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것은 반역·이적 행위가 아닌가?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8/05/2019080502567.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