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홀로코스트 희생자 1인을 위해 1분씩 묵념할 때 다 마치려면 11년 6개월이 걸립니다.
희생자가 600만명이니까요.
영화엔 묵념을 비웃을 영국인이 등장합니다.
비주류 사학자 데이비드 어빙입니다.
그는 히틀러 광신도, 인종차별주의자, 그리고 홀로코스트 부인론자입니다.
그가 데버라의 책 중 자신을 비판한 내용을 내세워 명예훼손 소송을 겁니다.
목적이 따로 있습니다. 희대의 재판으로 논란을 증폭해 주류 학계에 진입하는 것.
전사의 사명감은 뿌리가 이 명구에 닿아있습니다.
'좋은 미래를 원하거든 역사를 기억하라(Remember the past to build the future).'
악의 목적은 인류를 유혹해 나쁜 미래로 이끄는 것이지요.
그녀는 선한 사람들이 아무 행동도 하지 않을 때 악이 승리한다는 교훈을 세상에 알리려고 법정에 섭니다.
무대는 2000년 영국. 역사적으로 성립 불가능한 결론을 도출하려고
'가스실은 존재하지 않았다. 그러므로 히틀러는 학살을 지시한 적 없다'고 주장하는 데이비드는
피고 측이 내미는 팩트와 증거 앞에서도 칼날을 세웁니다. 그건 궤변이라는 이름의 비기(祕器)입니다.
주도면밀한 그의 역사 날조와 거짓말이 조목조목 발가벗겨지는 법정 진검승부는 가려둡니다.
'사자(死者)를 잊는 건 그들을 두 번 죽이는 것이다(To forget the dead is to kill twice).'
이걸 설파한 후 데버라는 재판을 지켜본 유대인 대학살 생존자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여러분은 잊히지 않았습니다(You were remember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