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준호 산업1부 기자](http://image.chosun.com/sitedata/image/201906/19/2019061903794_0.jpg)
2004년 8월 때아닌 '도롱뇽' 논쟁이 불거졌다.
경남 천성산을 관통하는 고속철 터널이 도롱뇽 서식지를 파괴할 것이라며
지율 스님이 도롱뇽을 원고로 소송을 제기하고, 청와대 앞에서 단식 농성을 벌였다.
당시 문재인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은 농성 중인 지율 스님을 찾아가
"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공사를 중단하겠다"고 했다.
6개월간 공사가 중단된 끝에 2010년 천성산 터널이 완공됐지만
도롱뇽 생태계는 파괴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는 여의도 면적(290만㎡)의 8.4배인 2443만㎡의 숲이 태양광발전소 건설로 사라졌다.
베어져 나간 나무만 134만그루에 달한다.
그 숲에 깃들어 살다 보금자리를 잃은 도롱뇽과 산새들, 이름 모를 풀과 꽃, 생명체가 얼마나 될지는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이런 환경 파괴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정부는 현재 7~8% 수준인 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을 2040년까지 35%까지 끌어올리겠다고 했다.
태양광발전 여건이 좋지 않은 우리나라에서 이런 계획을 밀어붙이는 건
비현실적이고 돌이킬 수 없는 환경 훼손과 전기료 폭등을 가져올 게 불 보듯 뻔하다고 해도
정부는 막무가내다.
원전 1GW 설비 용량을 갖추는 데 필요한 부지는 0.6㎢인데,
태양광으로 1GW의 전력을 생산하려면 여의도 면적의 4.6배가 필요하다.
2030년까지 한국전력과 한국수력원자력이 재생에너지 사업을 벌이는 데 필요한 부지는
서울시 전체 면적(605.2㎢)의 1.8배가 넘는다.
이만한 면적의 멀쩡한 땅은 없다.
지금보다 훨씬 더 넓은 숲이 사라지고, 바다, 저수지가 태양광 패널로 덮일 수밖에 없다.
이상한 것은 천성산 한 곳만이 아니라 전국적으로 이처럼 광범위한 환경 훼손이 자행돼
동식물의 생태계가 파괴될 상황에 처했는데도 그 많던 환경론자들은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원전에 대한 불안과 공포만 부풀릴 뿐
재생에너지가 가져올 환경 파괴엔 '꿀 먹은 벙어리'가 됐다.
재생에너지가 에너지와 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절대선(善)'이라는 도그마에 빠져 있는 것 같다.
문제는 절대적으로 안전하고 깨끗하며 경제적인 에너지는 없다는 것이다.
'총, 균, 쇠'의 저자 재레드 다이아몬드는 그의 저서 '대변동'에서
"좋은 해결책과 나쁜 해결책을 두고 택하는 상황이 아니므로
'나쁜 대체에너지 중 어느 것이 가장 덜 나쁜가' 물어야 한다"고 했다.
또 "한국·대만·핀란드 등 여러 국가가 원전에서 많은 전기를 생산하지만
지금까지 중대한 사고는 전혀 없었다"며
"원전 사고의 '가능성'에 대한 두려움을
화석연료의 공기 오염으로 매년 수백만명이 사망한다는 '확실성'과 비교해야 한다"고 했다.
어느 것이 덜 나쁜가.
답은 이미 나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