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깥 세상]

[아르헨티나]아르헨티나·우루과이, 국가 전체 '대정전'

colorprom 2019. 6. 18. 17:04


    

"기다리면 전기 들어오겠죠"시민들, 대정전에도 무기력


조선일보
                         
             
입력 2019.06.18 03:00

블랙아웃 아르헨티나 르포

16일(현지 시각) 오전 7시쯤 전기가 나갔다. 기자가 부에노스아이레스 도심 레콜레타 지역에 머물면서 겪은 정전만 이번이 세 번째다. 이번엔 예전의 정전과 달랐다. 아르헨티나와 이웃국 우루과이 2개 국가 전체가 대정전에 빠졌다. 아르헨티나 인구 4500만명과 우루과이 350만명이 피해를 입었다. 인근 파라과이, 브라질 등에서도 일부 지역 전기 공급이 중단됐다. 이런 대정전은 사상 처음이다.

이날 오후 1시, 부에노스아이레스 번화가 플로레스타(Floresta) 일대 교차로는 경적 소리로 가득했다. 신호등이 모두 꺼졌기 때문에 다른 차량에 지나가겠다는 신호를 주는 것이다. 지하철과 철도 운행도 전면 중단됐다. 전기로 작동되는 주유기가 멈춰 주유소도 영업을 접고 있었다. 상가 주인들은 전기로 여닫는 셔터를 열지 못해 닫힌 가게 문 앞에서 발을 동동 굴렀다. 수입 식품점을 운영하는 마리아씨는 "우리 나라가 베네수엘라도 아닌데 나라 전체가 정전되는 일이 어떻게 발생하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하지만 국가 전체가 대정전에 빠진 것치고는 사람들이 의외로 허둥대진 않았다. 상점 주인들은 창고에 보관해 둔 소형 발전기를 꺼내 모터를 돌리기 시작했고, 운영이 중단된 국영 에너지사 YPF 주유소 직원들도 퇴근은 하지 않은 채 "오후엔 전기가 들어올 것"이라며 기다렸다. 수시로 발생하는 정전에 이미 익숙해진 탓이었다.

16일(현지 시각)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 시내의 한 식료품 상점이 촛불을 켠 채 손님을 맞고 있다. 이날 오전 7시쯤부터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 전역을 덮친 대정전은 약 13시간 만에 복구됐다.
16일(현지 시각)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 시내의 한 식료품 상점이 촛불을 켠 채 손님을 맞고 있다. 이날 오전 7시쯤부터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 전역을 덮친 대정전은 약 13시간 만에 복구됐다. /로이터 연합뉴스

아르헨티나 전역의 전력 공급이 복구되는 데는 약 13시간이 걸렸다. 대정전의 원인은 아직 안갯속이다. 아르헨티나 에너지부는 북동부 연안에서 발생한 폭풍우가 살토 그란데 수력발전소 등을 연결하는 전력망에 문제를 일으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감지한 전력공급망 시스템이 과부하를 막기 위해 자동 중단되는 바람에 우루과이와 전국으로 연결되는 전력망이 일시 중단됐다는 것이다. 살토 그란데 발전소는 우리 소양강댐의 20배 정도의 발전 용량을 보유하고 있는,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의 주요 발전소 중 하나다. 그러나 살토 그란데 발전소 측은 "당시 발전소는 정상 운영 중이었다"고 밝혀 중앙정부의 분석을 전면 부인했다. 중앙정부는 폭풍우가 문제라고 했지만, 대정전 당일 새벽 살토 그란데 지역 강수량은 시간당 1㎜ 이내였다.

대정전 발생 시점이 겨울철인 데다 특히 일요일 오전이라 전력 수요가 많지 않았다는 점도 미스터리라고 현지 언론들은 보도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사이버테러나 사람의 기술적인 실수 등의 인재(人災)라는 의혹도 제기된다.

대정전의 원인이 무엇이든 아르헨티나의 낡은 전력망이 정전 규모를 키웠다는 건 공통된 분석이다. 아르헨티나의 잦은 정전은 악명이 높다. 복지정책을 중시하던 네스토르 키르치네르와 그의 아내인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키르치네르가 대통령으로 재임하던 때인 2003~2015년 이 부부는 전기·가스·수도 요금 등 공공요금 가격을 동결하고, 재정으로 가격 인상분을 메웠다. 2005년 GDP 대비 0.3%이던 에너지 보조금은 2015년 2.7%로 급증했다. 이 정책으로 아르헨티나의 전력 수요는 급증했다. 이 와중에 전력 설비에 투자할 돈이 남아날 리 없었다. AP통신은 이번 대정전 이후 "수년간 변전소와 전력 공급선 개보수가 부족하게 이뤄지는 등 전반적인 정비 상태가 좋지 않다"고 보도했다.

대정전 이후 시민들은 현 마우리시오 마크리 대통령을 비난하고 있다. 2015년 말 취임한 마크리 대통령은 이전 정부의 '에너지 포퓰리즘'을 완전히 손보겠다고 했지만 가시적인 성과가 없기 때문이다. 마크리 대통령은 지난 대선 때 "베네수엘라처럼 되지 않으려면 전기 요금을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며 고통 분담을 강조했다. 실제 지난 3년간 마크리 정부는 에너지 보조금을 단계적으로 삭감하고 전기 요금을 2배 이상으로 올렸다. 올해 예정된 전기 요금 인상률만 55%에 달한다. 그러나 한번 망가진 전력망은 단기간 내 복구되지 않았고, 이번 대정전처럼 원인 모를 사고가 수시로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6/18/2019061800174.html

아르헨티나·우루과이, 국가 전체 '대정전'


조선일보
                         
             
입력 2019.06.17 03:00 | 수정 2019.06.17 11:20

아르헨티나 송전시스템 붕괴5000만명 전기 끊겨 일상 마비
브라질 남부와 칠레·볼리비아 일부 지역도 정전

남미 대규모 정전 사태 피해 지역 지도

16일(현지 시각) 남미의 아르헨티나·우루과이 2개 나라에서

국가 전체가 한꺼번에 대정전에 빠지는 일이 발생했다.

브라질 남부와 파라과이·볼리비아·칠레 일부 지역에서도 정전이 발생했다고 CNN 등 외신이 보도했다.


아르헨티나 인구 4500만명, 우루과이 인구 350만명 등 5000만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하루아침에 전기를 쓰지 못하게 된 것이다.

아르헨티나 매체 인포바에(infobae)는

"오전 77분을 기점으로 아르헨티나 전역과 우루과이·브라질 남부 일대에 대규모 정전이 발생했다"면서

"아르헨티나에서 정전은 자주 일어나지만 이렇게 대규모로 일어난 것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정전의 정확한 원인은 파악되지 않았지만 아르헨티나 에너지사무국

전기 송전 시스템(SADI)의 붕괴우루과이까지 영향을 미친 대규모 정전이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아르헨티나의 전력 공급 업체인 에데수르(Edesur)는 이날 오전 7시 50분 트위터에

'전력의 상호 연결 시스템에 대규모 고장이 발생해 아르헨티나우루과이 전역에 전력 공급이 끊겼다'

밝혔다.

우루과이의 전력 공급 업체 UTE도 트위터에

'오전 76아르헨티나 전력망 고장으로 우루과이 전역에 전력 공급이 중단됐다'

'해안 지역 일부는 전력 시스템이 복구됐고, 전역의 복구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와 EFE통신 등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에너지 장관은 이날 성명에서

"아르헨티나의 전력 상호 접속 시스템이 오전 77분 붕괴해 전국에 단전 사태가 벌어졌으며

우루과이 등에도 영향을 끼쳤다"면서 "구체적인 정전 이유에 대해 조사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아르헨티나대정전으로 일상이 완전 마비됐다.

현지 언론들은 정전으로 다니던 기차가 멈춰 섰고, 교통 신호등이 작동하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아르헨티나에서 셋째로 큰 도시인 로사리오에서는 이날 지방선거 투표가 시행되는데,

정전 사태로 투표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도 커졌다.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를 비롯해 각지에 물을 공급하는 회사 아이사(Aysa)는

정전으로 인해 1400만명이 살던 지역에 보내던 물 공급을 중단했다.

아이사 측은 "전기로 가동하는 워터 펌프 시스템이 고장 났다"고 밝혔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는 일부 상점만이 발전기를 이용해 영업하고 있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정확한 단전 범위는 확인된 바 없다"면서도

"일부 지역은 전기가 복구되기 시작했으며 16일 오후 3시까지는 전기가 복구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브라질은 2009년 11월 집중호우와 돌풍으로 국가 전체가 대정전에 빠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3시간 42분 만에 전기가 복구됐다.

아르헨티나의 전력망 고장이 남미 여러 국가의 정전 사태로 이어진 것은

남미 국가들이 전력망을 상당 부분 공유하기 때문이다.

아르헨티나우루과이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약 450㎞ 떨어진 지역에 있는

살토 그란데 수력발전소를 중심으로 공통 전력망을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아르헨티나 전력망 고장우루과이에도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6/17/2019061700067.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