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연 신부… 19년째 인터넷에 올린 새벽 묵상 '자존감 회복' 관련 글 묶어 책 펴내
회원 2만명에 육박하는 인터넷 카페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를 운영하는
그는 1999년 사제품을 받고 이듬해부터 인터넷에 묵상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2001년부터는 매일 새벽에 글을 올리고 있다.
처음엔 글솜씨가 없다고 생각했지만 묵묵히 계속 썼다.
갑곶순교성지 도서실의 1400여 권 책은 그가 읽은 책들이다.
짧은 생각이라도 떠오르면 바로 메모한다.
남들은 "매일 새벽 묵상을 올리려면 힘들지 않으냐"고 걱정하지만 정작 그는 "하나도 어렵지 않다"고 한다.
'빠다킹'은 초보 보좌신부 시절, 성당에 나오던 중학생들이 '목소리가 느끼하다'며 붙인 별칭이다.
처음엔 스트레스, 콤플렉스였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그냥 받아들였고, 스스로 홍보(?)했다.
책에서 그는 "내가 상처받지 않는 방법은 나를 숨기는 것이 아니라 환히 드러내는 것"이라며
"부족한 부분을 드러내면 사람들이 다가와 도와준다"고 말한다.
'우리 모두는 3억명 중의 1등'이란 대목도 있다.
정자 3억개 중에서 인간으로 태어난 1등이라는 말이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 세상의 모든 적은 '남'이 아니라 '나'임을 깨닫는다'는 묵상도 있다.
그는 자존감이 부족한 사람들에게 흔히 하는 충고 '너 자신을 사랑하라'라는 문장을
'내가 사랑할 수 있는 '나'를 만들어라'라고 살짝 변주한다.
또 인간관계에서
'상대는 움직일 수 없는 산이거나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는 비[雨]와 같은 존재라고 생각하라' 며
'대신 변할 수 있는 나를 바꾸면 된다'고 권한다.
이런 예화도 든다.
어느 날 아침 택시를 탔는데 운전기사는 심통이 나 있었다.
'안경 낀 여자 손님을 첫 손님으로 태워 재수 없다'는 것이었다.
어이가 없었지만 조 신부는
"요즘은 시대가 바뀌어서 안경 낀 여성을 첫 손님으로 태우면 운수 대통"이라고 대꾸했다.
기사는 "그래요?" 하더니 목적지에 도착해선 "그래서 그런지 신호에도 안 걸리고 금방 왔네요"라고 했다.
사제의 책이지만 하느님, 예수님이란 단어는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그는 "제가 신부인 걸 다 아는데 강요하듯 말하면 안 되지요"라고 했다.
그러면서 기도의 중요함은 강조했다.
그는 "기도하는 내용이 잘 이뤄지지 않는다는 분들이 있는데,
대부분 평소엔 기도하지 않다가 어렵고 힘들 때에만 기도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저는 아침에 눈 뜨면 씻기 전에 '오늘은 어떤 좋은 사람을 만날까, 어떤 좋은 일이 있을까' 기도부터 합니다. 그리고 자기 전에 하루를 돌아보며 좋은 사람 만난 일, 좋은 일 생긴 것에 대해 감사 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