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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절]선택장애 (이명찬 신부, 월간독자 리더)

colorprom 2019. 3. 30. 15:50


월간독자 리더, 2019. 3 C 4


선택장애


이명찬 신부, 서울대교구


예수님께서는 성령에 이끌려 광야로 가시어 사십일 동안 악마에게 유혹을 받으셨다. -루카 4: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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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복음은 예수가 본격적인 공생활로 나서기 전 40일 동안 광야에서 악마의 유혹을 받은 이야기다.

예수는 유혹 앞에서 선택의 결단을 내려야만 했다. 

광야에서 40일 동안 유혹과 결단의 시간을 겪으면서 인간 예수가 아닌 하느님의 아들로 자리매김 한 것이다.

용광로에서 황금이 걸러지듯 예수는 인류구원이라는 과업을 이루기 위해서

40일동안 인간적 연민을 떨쳐내야 했던 것이다.


예수가 광야에서 받았던 세 가지 유혹

우리들 역시 광야와 같은 혼탁한 세상을 살면서 겪어야 하는 유혹들,

신앙인들에게 가장 우선시되어야 할 하느님을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리게 만드는 '세속적인 유혹들'인 것이다.


"이웃사랑이니 사회정의니 세계평화니, 다 듣기 좋은 말이긴 한데

내가 먹고살 '빵의 문제'가 먼저 해결돼야 하는 거 아니냐?" 하는 물질의 유혹,

그리고 세상의 권세와 영광을 보여주며 우리를 꼬드기는 명예욕,

물욕쯤은 넘어선 도인들에게도 마지막 걸림돌이 지배욕명예욕이라 하지 않던가,

그리고 '과연 하느님이 계실까?'하고 순간순간 찾아오는 신앙적 회의감.


이런 끊임없는 세상의 유혹 앞에서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선택을 해야 한다.

어쩌면 유혹선택 장애처럼 우리가 확신이 없을 때,

완전히 하느님께로 향하고자 하는 자신감이 없을 때 생기는 것이 아닐까?


하느님이라는 태양을 등지고 서서

그저 자기 발 앞에 드리워진 그림자를 밟지 않으려고 쩔쩔매고 있는 상태가 바로 유혹의 상태인 것이다


오히려 과감히 태양을 향해 돌아서서, 태양을 행해 걸어가는 사람은 그림자 때문에 어지러울 필요가 없다.

즉 유혹을 물리치는 길은 하느님께로 향하는 것뿐이다.


"사람은 빵만으로 살지 않는다.  주 너의 하느님 그분만을 섬겨라" 한 예수의 말씀으로

악마의 유혹은 그림자가 뒤로 사라지듯이 순식간에 뒤로 물러난 것이다.

이렇게 사순절은 어둠으로부터 빛을 행해 살자는 희망의 시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