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김정은 위상 실추… 통일 10년 앞당겨질 것”
태영호 전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사진)는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 때 당시 소련 공산당 서기장 니키타 흐루쇼프는
“흐루쇼프, 쿠바 미사일 위기 2년 후 실각”
김정은은 이번에 엄청 당했다. 북한 3대 70여 년의 집권 기간 중 최고 존엄이 이번처럼 당한 것은 처음이다. 회담에 따라간 많은 수행원이나 알 만한 지도급 인사는 겉으로는 박수를 치면서도
속으로는 ‘젊은 지도자라 역시 좀 부족하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다.
언론이 통제돼 일반 인민에게 알려지는 데는 3개월가량 걸릴 것이다.
최고지도자의 위상이 크게 타격을 입어 통일이 10년은 앞당겨질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김정은은 이번에 평양역에서 출발한 직후 그 소식을 알리는 등 대대적으로 선전하며
회담 성공에 과욕을 부렸다.
전기 공급이 긴장한(부족한) 평양에서 밤늦게까지 불을 켜놓은 건물 사진을 내보내며
인민들이 하노이에 간 원수님을 생각하느라 밤잠을 못 이룬다고 할 정도였다.
그런데 아무런 성과도 없이 빈손으로 돌아오자 북한 ‘노동신문’은
베트남 국빈 방문 소식을 대대적으로 소개하는 것으로 바꿔버렸다.
김정은이 이번 협상에서 경제 문제를 먼저 거론한 점은 그만큼 시간에 쫓기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까지 협상에서 정치·군사적 사항을 늘 우선순위에 둔 것과는 분위기가 다르다.
대북제재 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타격이 더 클 수 있음을 보여준다.
북한 인민이 과거 ‘고난의 행군 10년’이나 화폐개혁 실패 등을 겪었으나 앞으로는 통하지 않을 것이다.
그때처럼 그냥 앉아서 죽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폭력 항의 사태가 나타날 수도 있다.
중국 덩샤오핑은 경제발전 뒤 정치적으로 다원화해 분출된 요구를 군으로 눌렀지만
북한에서도 통할지 의문이다.
김정은 귀국 후 곧바로 중앙당 조직부가 이번 협상 라인을 비판하고 어디서부터 잘못됐는지 검토할 것이다. 향후 톱다운 방식을 내세운 김영철 통일전선부 라인이 위축되고
리용호 외무상 협상 라인의 지위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톱다운 방식의 협상은 아마도 1차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재미를 본 김영철 쪽에서 제의했을 것이고,
김정은도 의욕을 보였다. 하지만 이번 실패를 통해 한계를 느꼈을 테다.
“북한 핵 동결에 핵물질 생산 중단도 포함해야”
김정은이 제재 해제에 초조한 이유가 있다.
미국은 김정은으로부터 핵 계획이나 핵 포기 선언을 받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 정부는 그동안 한반도 비핵화를 얘기할 때 북한 핵 동결이 입구고 완전비핵화가 출구라고 했다.
이번에 트럼프가 (영변 핵시설 폐기하고 대북제재를 풀어주는) 북한 제안에 동의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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