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19.03.05 03:01 | 수정 2019.03.05 07:46
[청년 미래탐험대 100] [1] 기후변화, 인간의 삶을 덮치다…
온난화 현장 찾아간 23세 문다영씨
1년 내내 선선했던 해발 1400m 고원도시, 무더위 기후로 변해
"雨期에 눈·비 안와"… 무너진 자연의 법칙, 사람도 설 곳 잃었다
우리나라의 미래 주인공인 20대에게 대한민국이란 울타리는 너무 좁습니다.
조선일보가 창간 100주년(2020년 3월 5일)을 앞두고
20대 청년 100명을 세계 각지로 보내 미래를 모색하는 '청년 미래 탐험대 100' 프로젝트의 막을 올립니다. 탐험대원 1·2호가 기후변화로 빙하가 사라져가는 아프리카 최고(最高) 킬리만자로산과
우주개발 경쟁이 불붙은 미국의 민간 유인우주선 시험 발사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킬리만자로 산기슭의 고원 도시 아루샤. 마을 주민 멜리 음테이(50)씨는 껍데기만 남은 커피콩들을 들어 보였다. 고도가 높은 아프리카 동부 탄자니아의 이 도시는 몇해 전부터 기온이 계속 올라가기 시작했다. 우기(雨期)와 건기(乾期)조차 뒤죽박죽이 됐다. 커피 열매가 전보다 훨씬 적게 열리고, 그나마 열매가 채 익기도 전에 해충이 커피콩 속에 알을 낳는다. 음테이씨는 "날이 더워지자 못 보던 해충이 늘었다"고 했다.
나는 궁금했다. 기후변화는 진실인지 허구인지, 지구는 정말 더워지고 있는지, 그리고 인류는 돌변하는 기후에 대응해 잘 살아남을 수 있을지…. 대도시에서만 살아온 나는 현장을 찾아 답을 구해보고 싶었다. 유엔환경계획(UN EP)은 지난해 말 '1만2000여년 동안 녹지 않았던 킬리만자로산의 빙하가 녹고 있다. 지금 속도라면 2030년에 만년설이 사라질지 모른다'고 경고했다. 사실이었다. 내 눈앞에 모습을 드러낸 아프리카 대륙의 최고봉 킬리만자로산 정상은 엽서 사진 속과 너무 달랐다. 멀리 보이는 킬리만자로 산꼭대기엔 빙하가 왼쪽 귀퉁이에 토핑처럼 살짝 걸쳐 있었다.
아프리카 적도 위에 솟은 해발고도 5895m 킬리만자로는 '빛나는 산, '하얀 산'이란 뜻을 갖고 있다. 꼭대기의 만년설은 이 지역 사람들에게 물과 생명의 근원이었다. 그러던 이 산에 20여년 전부터 변화가 포착됐다. 킬리만자로산 아래 마을에서 태어나 23년째 등반 안내자로 일한 알프레드(46)씨는 산을 오르며 옛날이야기를 꺼냈다. "어린 시절 산은 빙하로 덮여 있었어요. 정상 직전 마지막 산장이 키보 산장인데 그 부근엔 언제나 눈이 30㎝ 넘게 쌓였었죠. 지금은, 휴… 올라가서 직접 보면 알 거예요."
킬리만자로를 오른다. 열대우림에서 시작한 산은 정상을 향하며 초원과 사막으로 변한다. '마지막 산장' 즈음을 지나자 살얼음이 밟히기 시작했다. 무릎까지 올라왔다던 눈은 다 어디로 갔을까. 살얼음을 등산 스틱으로 건드리기만 해 도 까만 흙이 드러났다. 킬리만자로의 빙하는 산 위에 눈이 오고, 그 눈이 다 녹기 전에 다시 눈이 오기를 반복해 봉우리를 다져왔다. 그런데 20년 전부터 우기의 강수량이 무섭게 줄었다. 빙하도 줄고 이상 기후로 비까지 오지 않아 파란 풀로 초원을 이루던 지역은 노랗게 마른 풀들만 남았다. 킬리만자로가 보여주고 싶은 기후변화의 고통은 이제 시작에 불과했다.
나는 궁금했다. 기후변화는 진실인지 허구인지, 지구는 정말 더워지고 있는지, 그리고 인류는 돌변하는 기후에 대응해 잘 살아남을 수 있을지…. 대도시에서만 살아온 나는 현장을 찾아 답을 구해보고 싶었다. 유엔환경계획(UN EP)은 지난해 말 '1만2000여년 동안 녹지 않았던 킬리만자로산의 빙하가 녹고 있다. 지금 속도라면 2030년에 만년설이 사라질지 모른다'고 경고했다. 사실이었다. 내 눈앞에 모습을 드러낸 아프리카 대륙의 최고봉 킬리만자로산 정상은 엽서 사진 속과 너무 달랐다. 멀리 보이는 킬리만자로 산꼭대기엔 빙하가 왼쪽 귀퉁이에 토핑처럼 살짝 걸쳐 있었다.
아프리카 적도 위에 솟은 해발고도 5895m 킬리만자로는 '빛나는 산, '하얀 산'이란 뜻을 갖고 있다. 꼭대기의 만년설은 이 지역 사람들에게 물과 생명의 근원이었다. 그러던 이 산에 20여년 전부터 변화가 포착됐다. 킬리만자로산 아래 마을에서 태어나 23년째 등반 안내자로 일한 알프레드(46)씨는 산을 오르며 옛날이야기를 꺼냈다. "어린 시절 산은 빙하로 덮여 있었어요. 정상 직전 마지막 산장이 키보 산장인데 그 부근엔 언제나 눈이 30㎝ 넘게 쌓였었죠. 지금은, 휴… 올라가서 직접 보면 알 거예요."
킬리만자로를 오른다. 열대우림에서 시작한 산은 정상을 향하며 초원과 사막으로 변한다. '마지막 산장' 즈음을 지나자 살얼음이 밟히기 시작했다. 무릎까지 올라왔다던 눈은 다 어디로 갔을까. 살얼음을 등산 스틱으로 건드리기만 해 도 까만 흙이 드러났다. 킬리만자로의 빙하는 산 위에 눈이 오고, 그 눈이 다 녹기 전에 다시 눈이 오기를 반복해 봉우리를 다져왔다. 그런데 20년 전부터 우기의 강수량이 무섭게 줄었다. 빙하도 줄고 이상 기후로 비까지 오지 않아 파란 풀로 초원을 이루던 지역은 노랗게 마른 풀들만 남았다. 킬리만자로가 보여주고 싶은 기후변화의 고통은 이제 시작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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