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재정투명성 전도사 권흥식 장로
기독교대한감리회(감리교) 본부에서 회계부장으로 일한 권흥식(62) 장로는
동국대 회계학과를 나온 권 장로는 1983년 제일은행에 입사했다가 1998년 IMF 위기 때 은행을 나왔다.
"IMF를 겪었지만 우리 경제는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까지 죽 성장했어요. 교회도 마찬가지였죠.
그런데 이후로는 나라 경제와 함께 교회 성장도 꺾였습니다."
그는 금융 위기 이전까지는 '성장 경쟁 시대'였다고 했다.
'축복의 신앙'으로 격려하면 교인도 교회도 성장했다.
그러나 이후 '생존 경쟁 시대'가 시작됐다.
50대를 넘어서면 직장을 떠나야 하는 시대. 아버지는 퇴직하고 아들은 취업하지 못한 경우도 많다.
교인들의 헌금을 더욱 소중히 여기는 자세가 필요해졌다.
마침 그가 감리교 본부에서 퇴직할 무렵 '종교인 과세'가 현안이 됐다.
그는 지식과 경험을 동원해 '투명한 재정, 성장하는 교회'라는 책을 쓰고 강의에 나섰다.
"제가 강조하는 것은 교회 재정의 투명성과 목사님들의 노후 대책 마련입니다.
교회들이 재정을 방만하게 쓴다는 것이 아니라 일반 사회의 기준에 맞게 정리해야 한다는 거죠."
교인 수에서 '허수(虛數)'를 빼는 것도 필수다.
감리교 본부에 보고되는 각 교회 통계를 보면
교인 수는 많은데 헌금이나 예산 액수는 적은 경우를 발견한다고 했다.
반대로 규모는 작아도 정직하게 교인 수와 헌금액을 보고한 교회가 20년 동안 빠르게 성장한 경우도 있었다.
경기 성남 선한목자교회가 대표적이다.
"종교인 과세는 오는 5월 결과가 나오면 알겠지만 대다수 교회 목사님들은 세금을 내는 게 아니라
'근로장려금'을 나라로부터 받아야 할 정도로 수입이 적습니다.
그래서 저는 '작은 교회 목사님들은 헌금액을 줄이라'고 권합니다."
작은 교회 목사들의 경우 전체 수입에 비해 헌금액 비중이 너무 크다.
월 300만원 남짓 사례금을 받는 목사가 3분의 1을 헌금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렇게 지내면 정작 은퇴할 때 빈손이 되고, 은퇴 목사의 처우 문제를 놓고 교회에 분란이 일기도 한다는 것. 목사와 교회 양쪽을 위해 은퇴 전 미리 대비해야 한다는 뜻이다.
중·대형 교회 목사의 경우는 다르다.
권 장로는 "중·대형 교회 목사님들은 목회 활동비를 제대로 목회 활동에 많이 써야 한다"고 권했다.
"요즘은 마음이 상한 사람들이 정말 많습니다.
이럴 때 목사님이 국밥 한 그릇이라도 먼저 사면서 손잡아 주시면 큰 위로가 됩니다.
물론, 영수증은 꼭 챙기시고요."
퇴직 후 권 장로는 보험 외판 등을 통해 생활비를 벌고 있다.
강의료는 실비를 제하고 대부분 선교비로 헌금한다.
그는 "강의를 시작하면서 하나님께 드린 약속"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