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공부

불행 피하기 기술 (백영옥, 조선일보)

colorprom 2018. 12. 26. 15:42

[백영옥의 말과 글] [77] 불행 피하기 기술


조선일보
                             
  • 백영옥 소설가
    •          
    입력 2018.12.15 03:07

    백영옥 소설가
    백영옥 소설가


    포모(FOMO)증후군이라는 말이 있다.
    FOMO는 'Fear Of Missing Out'의 약자로
    자신만이 어떤 것을 선택하지 않아서 소외되고 고립될지 모른다고 느끼는 공포감을 뜻한다.

    원래 제품의 공급량을 줄여 소비자의 구매 욕망을 부추기는 마케팅 기법으로
    홈쇼핑의 한정 수량, 매진 임박, 타임 세일도 포모 마케팅의 하나이다.
    올해 초 누구나 돈을 벌었다는 비트코인 열풍에서 나만 소외될 수 없다는 공포의 감정도
    포모와 무관하지 않다.

    주가지수가 끝을 모르고 추락하던 날
    투자의 현인(賢人)이라 불리는 '워런 버핏'의 동료이자 멘토로 알려진 '찰리 멍거'에 관한 글을 읽었다.
    '불행 피하기 기술'이라는 책에서였다.
    책에는 "찰리 멍거'대단해지는 건 고사하고 멍청해지지 않으려고만 했을 뿐'인데
    이런 태도가 장기적으로 얼마나 큰 성공을 가져왔는지 놀랍다"라고 적혀 있었다.

    저자가 말하길 좋은 삶대단한 행복을 추구하는 데 있지 않고,
    멍청함이나 어리석음, 유행 따르기를 피함으로써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하는 게 아니라 하지 않는 것으로 삶의 질을 한결 더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스티브 잡스도 말했다.

    "집중이란 집중할 일에 '예스'라고 답하는 것이 아니다.

    다른 좋은 아이디어 수백 개에 '노'라고 말하는 게 집중이다.

    실제 내가 이룬 것만큼 하지 않은 것도 자랑스럽다.

    혁신이란 고만고만한 생각 천 가지를 퇴짜 놓는 것이다."

    이 말은 소설 쓰기에도 적용할 수 있다.

    10년을 넘게 소설을 썼지만 어떻게 해야 좋은 소설을 쓸 수 있을지에 대한 정답은 없다.

    하지만 어떻게 하면 나쁜 소설을 피할 수 있을지는 비교적 명확히 알게 됐다.


    삶도 그렇다.

    불확실한 시대에서 정답을 알긴 힘들다. 하지만 적어도 확실한 오답은 피할 수 있다.

    물론 생각을 바꾸는 건 결코 쉽지 않고, 꾸준한 공부결단이 필요하다.

    우리의 뇌는 생각보다 게을러서 대부분 남들과 비슷한 방식으로 사고하기 때문이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12/14/2018121402773.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