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석은 몰라도 유선생님은 안다! 요즘 초등학생들 사이에 유행하는 말이란다.
모르는 것이 없다 해서 '유선생님'이라 불리는 세계 최대 동영상 공유 사이트 'YouTube'.
사실 구글사가 2006년 2조원에 가까운 금액을 들여 인수했을 때만 해도,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했었다.
소비자들이 올린 별 볼 일 없는 동영상들로 가득한 사이트에 왜 천문학적인 액수를 투자한 것일까?
"유튜브에서 가장 자주 볼 수 있는 콘텐츠는 스케이트보드 타는 강아지 동영상이다!"
라는 우스갯소리가 떠돌던 시절이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10년이면 인간의 행동과 선호도마저도 바뀌는 시대가 21세기이지 않았던가!
백과사전도, 검색 엔진도, 위키피디아도 아닌 유튜브부터 먼저 찾아보는 나 자신에게 놀라며 질문해 본다.
과연 '유선생님'의 비결은 무엇일까?
사전 연습도, 매뉴얼도 없이 태어난 인간에게 이 세상의 모든 것은 새롭다.
하지만 사냥과 채집으로 생존하던 시절 대부분의 정보는 경험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었다.
가장 확실하지만 동시에 가장 위험한 방법이기도 했다.
처음 보는 버섯을 먹어도 되는지 확인하기 위해 본인이나 가족이 먼저 먹어봐야 했으니 말이다.
농업, 도시, 문명이 생기며 새로운 플랫폼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마을을 오가며 영웅들의 이야기를 노래하던 호메로스는 2800년 전 최첨단 지식 공유 플랫폼이었고,
글과 책의 발명은 콘텐츠의 저장과 복사를 가능하게 했다.
가죽과 종이에 일일이 손으로 새겨야 했던 책은 너무나도 비쌌지만,
인쇄 기술과 인터넷의 발명은 콘텐츠 복사와 저장에 필요한 가격을 기하급수적으로 떨어트렸다.
더구나 한번 소비하면 사라지는 물질적 가치와는 달리
콘텐츠는 소비할수록 영향력과 가치가 늘어나지 않았던가!
지난 30만년 동안 뇌가 본질적으로 업그레이드되지 않은 호모 사피엔스.
여전히 읽고 쓰는 것보다 직접 보고 듣는 걸 우리는 선호하기에
'유선생님'이 이제 21세기의 새로운 호메로스로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