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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땅의 역사 - 박종인 (표태준 기자, 조선일보)

colorprom 2018. 11. 15. 15:28

땅을 치며 울던 백성의 눈물… 그것이 쌓여 역사가 되었다


조선일보
                             
             
입력 2018.11.10 03:00

땅의 역사 1·2

땅의 역사 1·2

박종인 지음 | 상상출판 | 336·352쪽 | 1만6000원·1만6500원

강화도 나문재 풀밭은 피를 뿌린 듯 붉다.

강화도 노인들은 이를 '경징이풀'이라 부른다.

이야기는 1636년 겨울 병자호란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남한산성 사령관 김류의 아들 김경징이 배를 모아 그의 가족과 친구를 건너게 하고

두려움에 다른 이는 건너지 못하게 했다.

배가 없는 백성들은 나문재 풀밭에서 추위에 떨며 굶주리다 적병에 모두 죽었다.

"경징아, 경징아. 네가 이럴 수 있느냐…"라고 원망하며.

조선일보 여행전문기자인 저자가 연재했던 '땅의 역사'를 책으로 묶었다.

신문 한 면에 담을 수 없던 이야기를 재구성해 깊이를 더했다.

책은 1권 '소인배와 대인들', 2권 '치욕의 역사, 명예의 역사'로 구성돼 있다.

책을 읽는 마음이 편친 않다.

대인보다는 알려지지 않았던 소인배의 이야기에 자연스레 눈이 쏠린다.

그들의 이기와 무능에 백성들은 땅을 치며 울었다. 그 눈물이 쌓여 땅의 역사가 됐다.

저자는 낯뜨거워 숨겨왔던 한반도의 지층(地層)을 끄집어내 독자들 앞에 내놓은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옛날에 벌어진 추함을 알아야 비겁함과 무능, 실리 없는 명분으로 행했던 일을 반복하지 않을 수 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11/10/2018111000057.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