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깥 세상]

[미국][테슬라]구조조정해도 행복한 직원들 (김덕한 특파원, 조선일보)

colorprom 2018. 7. 2. 15:23

[특파원 리포트] 구조조정해도 행복한 직원들

조선일보
                             
             
입력 2018.07.02 03:12

김덕한 뉴욕특파원
김덕한 뉴욕특파원



'혁신의 아이콘'이라 불리는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Tesla)가

지난달 중순부터 직원의 9%, 3000여 명을 잘라내는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분위기가 흉흉하기 그지없을 것 같다.

하지만 해고되는 직원들이 사내 게시판이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의 소셜 미디어 등에 올린 글을 보면

의외다.

"구조조정은 옳은 결정이다. 그동안 내 모두를 테슬라에 바친 걸 후회하지 않는다.

회사에 공헌할 수 있는 마지막 길은 흔쾌히 이별을 고하는 것이다."

"테슬라에서 일했다는 것에 늘 긍지를 가질 것이다."

"그동안 테슬라의 꿈과 함께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

테슬라 15년 역사상 최대 구조조정을 하게 된 책임은 사실 머스크에게 있다.

그는 보급형 전기차인 '모델3'의 생산 설비를 '전(全) 자동 공정'으로 만들겠다고 고집하다

1년 가까이 생산 차질을 빚어 엄청난 적자를 냈다.

자동 주행 시스템인 '오토 파일럿',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와 관련된 치명적인 사고가 이어지고,

자동차 평가 기관의 제동력 테스트에서 최하점을 받는 등 품질 관리 문제도 심각했다.

"마법을 부리지 않는 한 테슬라는 4개월 내 파산할 것"이라는 극단적인 경고가 나오는 와중에도,

비판하는 애널리스트에게 "제발 우리 주식을 팔고 다시는 사지 말아 달라"고 하는

머스크의 다혈질과 경솔한 입도 문제였다.

우리 기준으로 보면 가장 큰 비판을 받을 것은 구조조정 대상이다.

지난해 130조원의 매출을 올린 테슬라는 구조조정을 하면서

머스크가 과하다 싶게 벌여 놓은 우주개발, 초고속 자율주행차용 터널 굴착, 뇌 이식

언제 '돈'이 될지 모를 사업은 대상에서 모두 뺐다.

위기설이 확산될 때, 머스크쥐를 대상으로 한 뇌 이식 실험 계획서를 정부에 제출했고

지구 저궤도에 통신위성 1만2000여 기를 쏘아 올려 전 세계를 인터넷으로 연결하는

'스타링크' 사업 허가를 받았다.

 

시장에서는 이런 '꿈' 같은 사업들이 '독(毒)'이 될 것이라 했지만

직원들''과 함께할 수 있어 행복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구조조정 당하는 직원들이 고용주를 칭송하는 것은

세상의 차들을 클린 카로 바꾸고 배터리가 에너지원으로 작동하는 건물을 만들겠다는

테슬라의 사명(使命)에 공감하고, 그것을 위해 엄청난 자금 확보가 필요하다는 걸 이해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을 가진 리더와 그 ''에 공감하는 직원들

시장이 파산 위기에 직면했다고 경고하던 회사의 주가를 최근 석 달 새 30%나 올려놓으며 살려내고 있다.

당장의 시련을 각오하고라도 ''을 추구하는 기업,

'도전'을 뒷받침할 수 있는 사회는 무너지지 않는다는 걸 테슬라가 보여주고 있다.

우리는 그런 '꿈'을 가졌는가.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7/01/2018070101357.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