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식 '나는 21세기 이념의 유목민'
김정은이 새벽같이 달려가서 부상자 위문도 하고 중국 대사관을 방문해서 사과도 했지만
그런 종류의 교통사고는 중국에도 빈번한데,
중국 정부와 국민은 북한의 심심한(?) 사과에 흡족했는지, 미흡하게 여겼는지,
그 무의미한 잔혹성에 오히려 분노했는지 궁금하다.
김정은은 2009년 후계자로 전면에 등장하면서
국민이 장마당에서 애면글면 벌어 모은 돈을 일거에 강탈하기 위해서 화폐 개혁을 실시했다가
대대적 주민 저항에 부딪히자 당시의 재무상 박남기에게 '책임'을 씌워 공개 총살했다.
2012년에는 고모부 장성택을 고사포로 처형하고 그 측근과 수하 1만명을 숙청했다.
작년에는 산업 순시 중에 자라 양식장에서 정전으로 자라가 폐사한 책임을 물어
양식장 책임자를 즉석 총살했다.
국가의 전력 공급이 부실한 것은 김정은 자신의 책임인데.
1992년에 망명한 전 평양사범대학 김현식 교수의 회고록을 보면
김정일은 수십, 수백만이 아사(餓死)한 '고난의 행군' 때 김일성 치하에서 북한 식량 증산의 공로자였던
농업위원회장 김만금과 중앙당 농업비서 서관희의 시체를 파내서 총질했다고 한다.
두 사람은 김정일이 미워한 계모 김성애의 측근이라서
민중의 분노를 그들에게 돌리며 사적인 원한도 해결한 것이었다.
북한에서는 처형할 때 반드시 가족이 참관토록 하고, 동원한 관중에게 소감을 써내도록 한다고 한다.
북한에서 자살은 수령님과 당의 은혜를 배반하는 '반역 행위'라는데,
처형은 백두 혈통의 제단에 바치는 인신 공양인 모양이다.
오늘,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의 마수(魔手)를 결박해서
그가 북한 동포를 더 이상 학살하지 못하게 하고,
인신 공양이 촛불의 제단까지 퍼지는 것도 막아주어야 할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