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18.06.02 03:12
사람들은 '스스로 원하는 것'을 선택해야 행복하다고 느낀다.
살면서 가장 많이 듣는 말도 "네가 원하는 걸 해! 그래야 행복하다!"이다.
하지만 대부분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알지 못하거나, 정확히 말하지 못할 때가 많다.
다수가 선택하는 보편적이고 평균적인 것을 고를 때가 더 많은 것이다.
다수가 선택하는 보편적이고 평균적인 것을 고를 때가 더 많은 것이다.
음식점에서 세트 메뉴가 가장 많이 선택되는 것도 그 때문이다.
평균적으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선택했으니 내 입맛에 맛있을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교육사상가 토드 로즈가 쓴 책 '평균의 종말'에는 흥미로운 이야기가 나온다.
교육사상가 토드 로즈가 쓴 책 '평균의 종말'에는 흥미로운 이야기가 나온다.
1940년대 말, 미국 공군은 심각한 난관을 만난다.
비행기 속도가 높아지면서 전투기 사고(事故)가 빈발한 것이다.
조사위를 꾸린 결과, 이들은 사고 원인이
20년 전, 1926년 조종사들의 평균 신체 치수에 맞춰 설계된 조종석일지 모른다는 의심을 갖는다.
미국 공군은 현역 조종사 4063명의 항목별 평균 신체 치수를 바탕으로 조종석을 만들면
사고가 줄어들 것으로 믿었다.
그들은 키, 가슴둘레, 팔 길이 등 10항목의 평균치를 낸 뒤
조종사 개개인의 수치를 '평균적 조종사'의 수치와 대조했다.
하지만 놀랍게도 전 항목에서 평균치에 드는 조종사는 한 명도 없었다.
이른바 '평균적 조종사'는 없었던 것이다.
결론적으로 평균을 기준으로 조종석을 설계했지만 누구에게도 맞지 않는 조종석을 설계한 셈이었다.
뼈아픈 실패 후, 공군은 조절이 가능한 좌석을 개발했다.
이것은 이후 자동차 좌석의 표준이 되었다.
국가대표 양궁 선수들의 화살 길이는 모두
다르다.
선수 각자의 팔 길이가 제각각이고, 활시위를 당기는 폭이 다른 탓이다.
우리는 쉽게 평균이 존재하고,
그것에 맞게 조율을 시도하면 대체로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어낼 수 있다고 믿는다.
사고(思考)의 게으름에서 벗어나야 한다.
버트런드 러셀은 말했다.
"인간 만사(萬事)에서는 오랫동안 당연시해왔던 문제들에도 때때로 물음표를 달아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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