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자수첩]
"과오 없는 대통령이 어디 있겠나…" 미국인들 뭉클하게 만든 사진 한 장
입력 : 2018.04.24 03:00
바버라 부시 여사 장례식서 前대통령 4명 '어깨동무 사진'
"미국 최고 권력의 정점에 흑인과 백인, 부유층과 서민… 미국 민주주의 힘 보여줘"
22일(현지 시각) 트위터에 한 장의 사진이 올라왔다.
전직 백악관 전속 사진가였던 폴 모스가 찍은 것을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대변인 짐 맥그래스가 올린 것이었다.
사진 속에서 조지 H W 부시 전 대통령(41대)이 가운데 앉아 있고,
그 뒤쪽에 아들인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43대) 부부와 빌 클린턴 전 대통령(42대) 부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44대) 부부, 그리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가 나란히 서서
어깨와 등을 감싸 안은 채 환하게 웃고 있다.
전날 휴스턴 세인트마틴 교회의 장례식장에서 열린 바버라 부시 여사의 장례식에 참석한
4명의 전직 대통령과 전·현 퍼스트레이디의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참석하면 경호·의전 문제로 유족에 누를 끼칠까 봐 불참했다고 한다.
사진 속 인물들은 지난 30년간 정권을 뺏고 빼앗겼던 정적(政敵)들이다.
아버지 부시 대통령은 1992년 민주당의 빌 클린턴의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라는 공격적인 캠페인에 밀려 재선에 실패했다.
그 클린턴 대통령을 아들 부시가 "르윈스키 스캔들이 신성한 백악관을 더럽혔다"고 공격하며
진보적 경제·환경 정책을 뜯어고치겠다고 나섰다.
오바마 대통령은 아들 부시가 초래한 이라크 전쟁과 금융 위기를 비판하며
'역사 바로잡기' 수준의 8년을 보냈다.
그 오바마의 고비용 복지와 우유부단한 군사·안보 정책을 '재앙'으로 본 보수 트럼프 정부가 2016년 들어섰다.
모두 결함이라면 결함을 가진 대통령들이었고, 지지자와 반대자도 명확히 갈렸다.
이들이 한데 어울려 웃고 있는 사진을 미국 정·관계 인사들이 너도나도 리트윗(퍼나르기)하면서
이들이 한데 어울려 웃고 있는 사진을 미국 정·관계 인사들이 너도나도 리트윗(퍼나르기)하면서
미국인들에게 감동을 안겨주고 있다.
전직 중앙정보국(CIA) 관료 데이비드 프리스는 이 사진을 트위터에 올리며
"사진 속 각 대통령은 내가 정치적으로 동의하지 않는 일들을 했다.
하지만 그들은 모두 '이기심'이 아닌 '애국심'이라는 핵심 가치에 기반해 행동했다는 점은
결코 의심치 않는다"고 썼다.
이 글 뒤에는
"서로 성향이나 캐릭터는 판이했지만, 각기 다른 방식으로 미국 대통령직의 위상을 높인 사람들이다"
"과오 없는 완벽한 대통령이 어디 있겠나. 그 사람의 일부는 동의하고 일부엔 반대할 뿐"
"△△△는 개인적으로 반대했지만, 그를 지지했던 동년배 미국인의 추억은 존중한다"
"정파를 떠나 손잡을 수 있는 옛날식 정치가 그립다"는 댓글이 1000여개가 달렸다.
역사학자인 미쉘린 메이나드는 호주 ABC에 기고한 칼럼에서
"이 사진은 미국이 어떤 나라인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라고 했다.
"미국 최고 권력의 정점에 흑인과 백인, 혼혈(오바마)과 이민자(멜라니아),
문화가 전혀 다른 북부 출신과 남부 출신, 정치 명문가·부유층과 서민 출신이 모두 들어 있다.
이들이 민주주의 원칙에 따라 권력을 행사했고 이제는 어깨동무를 할 수 있다."
뉴욕타임스도 "배경이 전혀 다른 전직 대통령과 그 가족들을 필두로,
장례식장을 찾은 8000여명의 조문객에는 유명한 부유층부터 이름 없는 노동자 계급이 섞여 있었다"고 전했다. 이들의 어깨동무가 설령 노련한 정치인들의 카메라용 포즈라 해도,
다원화된 사회에서 상대의 지지 세력을 존중하고 예의를 지키라는 국민의 요구가 그만큼 무겁다는 얘기다.
- Copyright ⓒ 조선일보 & Chosun.com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4/24/2018042400153.html
- 정말 부럽다. 서양 사람들은 그래도 타인의 공적을 칭찬해주는데
- 여긴 미국이 아니니까. 한국식 정치를 계속 이어갈 모양입니다.
- 아주 보기 좋은 사진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사진들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 댓글 (1) 박영진(thf****)2018.04.2411:37:54신고
- 한 템포만 늦추자고요.. 시급한 과제가 있는데 한 건만 처리를 하고 그 다음 부터 그러던가...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4/24/2018042400153.html
1990년 미국 명문여대 웰즐리대에서 졸업식을 앞두고 작은 소동이 벌어졌다.
퍼스트레이디가 축사를 하는 것을 놓고 일각에서 “남편이 대통령이라고 연단에 설 수 있냐”며
‘자격’을 문제 삼은 것. 그 주인공이 바로 바버라 부시 여사.
▷그러나 부시 여사는 여유 있는 미소로 졸업식 연단에 올랐다.
이어 “오늘 청중 가운데 나의 발자국을 뒤따라 대통령의 배우자로 백악관에 들어갈 사람이 있을지
누가 알겠느냐”는 한마디로 상황을 단숨에 반전시켰다.
“그가 잘되길 바랍니다(I wish him well).” ‘여성 대통령’의 소망을 담은 연설에 환호가 쏟아졌다.
자신을 반대한 학생들에게 내심 불쾌할 법도 하건만
되레 정치 명문가를 이끈 여성다운 품격과 기개를 보여준 셈이다.
▷제41대 대통령 조지 부시의 부인, 제43대 대통령인 조지 W 부시의 어머니.
▷제41대 대통령 조지 부시의 부인, 제43대 대통령인 조지 W 부시의 어머니.
그의 타계 소식이 전해진 뒤 “역대 최고의 퍼스트레이디”라는 평가와 더불어 추모 열기가 뜨겁다.
21일(현지 시간) 텍사스주 휴스턴시에서 열린 장례식에서는
유독 가짜 진주목걸이에 파란 드레스를 입은 여성들이 눈에 띄었다.
백발에 주름진 얼굴, 가짜 목걸이가 트레이드마크였던 ‘국민 할머니’를 추모하는 차림새였다.
▷미 전역에 생중계된 장례식에 4명의 전직 대통령과 4명의 퍼스트레이디가 함께했다.
▷미 전역에 생중계된 장례식에 4명의 전직 대통령과 4명의 퍼스트레이디가 함께했다.
남편과 아들 부부를 비롯해 빌 클린턴과 버락 오바마 부부, 현직 퍼스트레이디가 그의 마지막 길을 배웅한 것. 미 언론은 전직 대통령도 아닌 퍼스트레이디의 장례식으로서는 이례적이라며
“서로 다른 정당의 전직 대통령들이 함께 슬픔을 나누는 모습이 인상적”이라고 소개했다.
두 명이나 전직 대통령이 구속 수감된 우리에게는 부러운 장면이다.
백악관 경호실은 대통령과 그 가족에게 코드네임을 붙인다.
부시 여사의 코드네임은 ‘tranquility(평온)’.
그는 대통령 남편의 권력을 빌린 요란한 대외활동이 아니라
다정하고 소박한 퍼스트레이디로 미국인의 가슴에 오래 남을 것이다.
고미석 논설위원 mskoh119@donga.com
고미석 논설위원 mskoh119@donga.com
원문보기:
http://news.donga.com/BestClick/3/all/20180423/89743183/1#csidx23b8bfcc226e730a4b61ddd4487e8e9
[발자취] 남편·아들 대통령 만든 美 '국민 영부인'
부시 前 대통령 부인 바버라 여사, 연명치료 중단 이틀 만에 별세
발행일 : 2018.04.19 / 사람 A23 면
조지 H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1989 ~1993년 재임)의 부인이자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2001~2009년 재임)의 어머니인 바버라 부시(92) 여사가
17일 텍사스주 휴스턴 자택에서 세상을 떠났다.
갑상선기능항진증과 심장질환 등으로 투병하던 그는 이틀 전 연명 치료를 끊고 가족들과 이별을 준비해 왔다.
역대 미 대통령 중 '최장수 커플'로 73년을 함께 살았던 남편 부시 전 대통령이
아내의 손을 꼭 잡고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했다고 한다.
진 베커 부시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부시 전 대통령은 가슴이 찢어지는 아픔을 겪었지만, 가족들의 도움으로 이겨내고 있다"고 했다.
AP통신은 "10대 소년 소녀로 만나 첫눈에 반한 뒤 평생 함께한 결혼 생활은 한 편의 동화"라며
"부시 전 대통령은 매일 밤 '사랑해, 바비(바버라의 애칭)'라고 말하는 걸 잊지 않았다"고 전했다.
CNN은 바버라 여사가 1989년 에이즈에 감염된 아기 보육 시설을 방문해
한 시간 가까이 아이들을 품에 안으며 에이즈에 대한 막연한 공포를 떨치는 데 기여한 일화를 소개하면서
"인간미로 영부인 역할을 새롭게 정의했다"고 했다.
백악관 입성 첫해 자신의 이름을 딴 '바버라 부시 재단'을 설립하고
열정적으로 펼쳐온 소외 계층 문맹 퇴치 운동은 대표적 유산이다.
바버라 여사는 "열심히 일하면 누구든 공평한 기회를 얻는 게 아메리칸 드림인데,
읽고 쓰는 능력조차 가르쳐주지 않는 건 아메리칸 드림 이룰 기회를 차단하는 것"이라고 했다.
전직 대통령들도 잇따라 추모 성명을 발표하고 고인을 기렸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기개와 우아함, 명석함과 아름다움을 겸비한 고인은
가족·친구·조국에 대한 열정적 헌신으로, 정직하고 활기 넘치는 인생이 무엇인지 보여줬다"고 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자녀, 손주, 나아가 수없이 많은 미국인에게
미국적 가치와 미덕이 무엇인지 알려준 고인에게 깊이 감사한다"고 했다.
'이 사람!'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 번 밖에 없는 인생,어떻게 살다 갈 것인가? (89세, 조 순 박사) (0) | 2016.09.30 |
---|---|
이근후 교수의 [마지막 10년 맞을 나에게 쓰는 편지] (조선일보) (0) | 2014.12.05 |
[스크랩] 이병철 회장과 미꾸라지 (0) | 2014.04.27 |
2[인간 이병철]이 듣고 싶어했던 종교와 신에 대한 질문 (백성호 기자, 중앙일보) (0) | 2013.10.18 |
[스크랩] 혼혈아 가수 인순이 (0) | 2013.09.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