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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대수]나도 사진을 전공했다, 즉흥적으로 찍은 누드가 최고다 (조선일보)

colorprom 2018. 4. 22. 17:33


[Why] 나도 사진을 전공했다, 즉흥적으로 찍은 누드가 최고다

  • 한대수 음악가 겸 사진가 겸 저술가


입력 : 2018.04.21 03:02

[한대수의 사는게 제기랄]

원초적 본능 불러낸다며 비판 받기도 하지만
인간의 나체는 상상의 지평을 넓힌다

누드 아트(나체 미술)는 고대 그리스 남녀의 벗은 몸에서 시작됐다.
인간의 육체로 미(美)와 페이소스를 표현했다.
우리가 호랑이나 코끼리의 아름다움을 감상하듯이,
나체의 미(美)에 감탄한 조각가나 화가들은 누드 아트로 조물주를 찬양했다.
누드 아트역사·종교적인 이유도 있지만 초상화장식 미술로도 발전했다.

피카소부터 모딜리아니까지, 누드 아트는 항상 뜨거운 주제였다.
심지어 일본 판화 어떤 작품들은 포르노에 가깝다.
그 옛날 17세기에 이런 작품들이 제작됐으니 놀라운 일이다.

19세기 사진기 등장과 함께 누드 아트는 또 다른 차원으로 발전했다.
어떤 사람들은 '퇴보'라고도 말한다.
사진은 너무 사실적인 이미지를 묘사하므로 때로는 그로테스크할 수도 있다.
촬영 앵글과 조명에 따라 피사체인 몸이 우리 눈을 자극하는데,
사진가의 태도와 철학에 따라
누드는 신의 창조물 미(美)의 대상, 인간의 근본적인 욕망을 쏟아내는 성적(性的) 대상 둘 다 될 수 있다.

나는 사진을 전공했기에 누드를 상당히 좋아한다.
풍경과 초상화도 좋지만 아름다운 몸매의 여자 누드는 상상의 세계를 열어준다.
'인간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는가' 하고 감탄하게 된다.

미국 뉴욕 성(性) 박물관의 아라키 노부요시 사진전. 한 작품은 ‘너무 음란하다’는 이유로 일본 세관이 반출을 금지했다.
미국 뉴욕 성() 박물관의 아라키 노부요시 사진전.
한 작품은 너무 음란하다는 이유로 일본 세관이 반출을 금지했다. /한대수 제공
20세기 초기 대가 앨프리드 스티글리츠와 에드워드 웨스턴, 시노야마 기신과 헬무트 뉴턴까지
여자의 육체를 욕망으로 표현했다.
그중에서도 뉴욕에서 활동한 작가 로버트 메이플소프의 1988년 뉴욕 휘트니미술관 전시회는
미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직설적으로 원초적인 본능을 불러냈다.

모델은 주로 흑인 남자였다.
나도 처음 갤러리에 들어서자마자 입이 딱 벌어졌다.
'아니, 이렇게 과격한 작품을 휘트니 같은 세계적인 곳에서 전시하다니?' 믿기지 않았다.
뉴욕 다음 신시내티에서는 '어머니'들의 반대 시위로 전시를 내렸다.
메이플소프는 주로 동성애와 사도마조히즘을 다뤘는데 재밌게도 '꽃' 사진도 아주 아름답게 잘 찍는다.
그는 록 가수 패티 스미스의 어린 시절 남자친구였다. 스미스의 자서전 'Just Kids'에 나온다.
게이였던 그는 1989년 마흔두 살에 에이즈로 죽었다.

이러한 역사를 이어가는 충격적인 전시가 현재 뉴욕 성 박물관(Museum of Sex)에서 열리고 있다.
작가는 아라키 노부요시.
아라키 역시 말썽꾸러기 작가다. 어떤 작품은 너무 유치해 초보 같고, 어떤 작품은 고차원 아방가르드 누드다. 1940년생으로 도쿄 지바대학 영상학과 출신이다.
한국을 너무 사랑해 1983년부터 자주 왔다 갔다 했다.
서울을 무대로 한국 여인들의 모습, 길거리 풍경을 찍은 화보도 냈다.
2002년 서울에서 전시회도 했다. 물론 수위가 심한 누드는 걸 수 없었다.
초대를 받았지만 그때만 하더라도 너무 바쁜 음악가라 공연과 앨범 작업 때문에 참석 못했다. 후회스럽다.

'미완성 아라키(The incomplete Araki)'라는 전시회는 들어서자마자 충격을 받게 된다.
사진 속 두 다리가 밧줄로 묶인 여성이 '인간의 고향'을 그대로 노출하고 있다.
하이라이트는 누드 사진 수백 개가 목욕탕 타일처럼 빛을 반사하는 모습.
일본 전통 밧줄 묶는 기술로 묶여 있는 모습이 신선하고 자극적이다.
워낙 색다른 전시라서 끽끽 웃는 여자도 있고 입을 벌린 채 쳐다보는 남자도 있다.
전시는 뉴욕 맨해튼에서 8월 31일까지.

아라키는 말한다,
"I want to make photographs that maintain their incompleteness,
I stop and shoot before they become refined or sophisticated."

(나는 미완성을 좋아한다. 지나치게 다듬어지고 고민하기 전에 즉흥적으로 찍는 사진이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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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4/20/2018042001687.html



김일용(i****2018.04.22 03:26:30신고
섹스박물관 추천.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Museum of Erotica에 가면
30센티에 달했던 괴승 라스푸틴의 대물을 볼 수 있다고 함(직접 확인한 것은 아님).
황후를 비롯 당시 러시아 귀부인들을 녹였던 그 유명한 대물.
라스푸틴은 마음에 드는 여자가 있으면 그 여자에게 불쑥 대물을 보여줬는데
열이면 열 그 유혹을 이겨낸 여자가 없다고 전함.
김일용(i****)2018.04.2202:38:02신고
아라키의 사진이 어떤 것인가 궁금하여 검색해 봤더니.... 사진 하나가 내 눈을 사로잡았습니다.
관 안의 사망한 아내 모습을 찍은 그 사진.
언젠가 국내 전시회에서 아라키의 사진 여러 개를 상당히 인상깊게 봤던 기억이 났습니다
(그의 작품만 전시한 전시회는 아니었음).
아라키라는 이름이 어렴풋이 생각나기는 했는데 영화감독 아키라가 자꾸 떠올라서 긴가민가 했네요.
김일용(i****)2018.04.2202:04:45신고
한대수님, 뉴욕 야구장에서의 한국인 선수들 응원기도 함 쓰셨으면 합니다.
플러싱 쪽에 산다 하신 것 같은데 양키 스타디움은 머니까(오승환 추신수 포기)
가까운 시티필드에서 메츠 경기를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즉 다저스 류현진의 선발 경기 참관기를 부탁드린다는....
여름엔 역시 가까운 아더애쉬 스타디움(US오픈 테니스)에 가셔서 정현 선수 응원기도...
김일용(i****)2018.04.2201:19:48신고
"인간의 고향" 하니 쿠르베의 그림 '세상의 기원'이 생각납니다.
같은 대상의 다른 표현이기 때문입니다.
얼마 전 오르세에 가서 십수년 만에 다시 그 그림을 봤습니다.
처음 봤을 땐 충격적이었지만 이번엔 편안하게 감상했지요.
그 그림 앞에 한참 있으면서 다른 관객들의 반응을 살펴 보는 것도 재미있었습니다.
남편과 같이 온 백인 할머니가 그 그림을 보자마자 남편에게부끄러운 표정을 지으며 돌아서고,
남편은 아내의 반응 때문에 제대로 보지도 못하고 아내를 따라 그 그림을 떠나는
안타까운(?) 모습을 봤습니다.
아무래도 남자들이 더 관심을 보였고,
여자 중에서도 관심을 보이지 않는 사람과 관심을 보이는 사람, 두 부류가 있더군요.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4/20/2018042001687.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