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

[노년]아침 6시반 토스트 반 조각 (김형석 교수, 조선일보)

colorprom 2018. 3. 17. 16:35


[Why] 아침 6시반 토스트 반 조각

  •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  


입력 : 2018.03.17 03:02

[김형석의 100세 일기]
아침에 우유 한잔, 계란 하나, 토스트, 호박죽, 과일, 커피점심은 가까운 사람들과 외식
육식·생선·채식 가리지 않아가장 아쉬운 건 혼자 먹는 저녁

아침 6시 30분이 되면 조반을 먹는다.

아는 사람들은 혼자 지내면서 왜 그렇게 이른 시간에 식사를 하느냐고 묻는다.

그러나 내게는 이유가 있다.


최근에는 우리 사회에도 조찬 모임이 많아지는 추세다. 바쁜 사람들이 아침 시간을 이용해 모임을 갖는다.

나는 그런 모임에 강사로 초청받는 일이 있기 때문에, 나름 책임을 감당하려면 습관을 살려둬야 한다.

조반의 내용은 지난 50년 동안 거의 변화가 없다.
우유 한 잔, 계란 하나, 토스트 반 조각, 호박죽 조금, 과일, 커피 반 잔이면 된다.
90세를 넘기면서부턴 그 양이 조금씩 줄고 있으나 빼놓지는 않는다.

아침 6시반 토스트 반 조각

장수하는 사람들은 소식(小食)을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일부러 소식하는 것은 아니다.

나이가 많아질수록 활동량이 적어질 뿐 아니라, 위의 기능도 약해지기 때문에 자연히 식사량이 점차 줄어든다. 백수가 되고부터는 더 먹으라고 권해도 사양하게 된다.


나는 밀가루, 감자, 쌀을 가리지 않고 식사를 한다.

그러나 빵과 감자로 식사를 하다 보면, 온종일 쌀을 먹지 않는 때도 있다.

또 건강과 장수를 위해서는 육식보다 채식이 좋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여러 가지 음식물에서 다양한 영양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지금도 육식, 생선, 채식을 가리지 않는다. 일을 하기 위해서는 고기류가 필요하며 또 먹고 싶어진다.

먹고 싶은 음식을 먹어야 몸의 필요에 응답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

점심은 집에서 먹기도 하지만, 외식을 자주 하는 편이다.

혼자 지내기 때문에 점심을 가까운 사람들과 함께하는 경우가 많은데, 정신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때로는 내가 초청하기도 한다. 양식, 중국 음식, 일본 식당을 돌아가면서 찾아간다.

내게는 그 식사가 하루의 주식이 된다.


'외식은 사치'라고 여기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선택에 따라서는 가정 식사와 큰 차이가 없다.

그리고 사회경제를 위해서는 절약과 저축이 미덕이라는 생각에서 좀 벗어나는 것이 좋다.

돈이 돌아야 경제도 돌기 때문이다.

나같이 늙은 사람들도 여유만 있으면 아름다운 소비가 값있다는 점도 인정해야 한다.

나에게 가장 아쉬운 것은 저녁 식사를 식당에서 혼자 하는 일이다.

몇 해 전에는 저녁 식사를 하는데,

봉사하는 여직원들이 "사모님하고 같이 오시지 왜 혼자 다니세요?" 라고 물었다.

내가 할 말이 없어서 "어떻게 지내다 보니 결혼이 늦어서 그렇다" 고 했더니,

한 여직원이 "그러셨구나! 늦어도 너무 늦었다"고 해서 혼자 웃었다.

그 직원들도 비가 오는 저녁 시간에 늙은이가 혼자서 식사하는 것이 쓸쓸하게 보였던 모양이다.

나는 50대 후반이 되면서부터 식사가 건강과 가장 가까운 관련을 갖는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런 식사 문제는 젊어선 활동량이 많다 보니 식사량에 신경을 쓰지 않고 먹었으나,

지금은 식사의 양보다는 질을 의식하지 않을 수가 없다.

왜냐하면 그 시절에는 토스트를 한 조각을 먹어야 했는데 지금은 반 조각으로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그 대신 한 끼 한 끼의 식사에 감사한 마음을 갖는다.

음식으로 주어지는 건강을 일로써 보답하자는 뜻을 갖고 식탁에 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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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3/16/2018031601350.html


김문일(na****)2018.03.1816:00:08신고
나는 70중반인데,졸리면 자고,배고프면 먹는다.
음식은 가리지않는데,소위 조식粗食이라해서된장 등 일반식으로 소박한 식사를 즐긴다.
육식 생선은 은 이삼일간격 조금씩하고
종합병원에 가보면 식사시간에 금식이라서, 남먹는것 바라만 보는 처량한 환자들도 많다.
소찬이나마 먹게해주신 신에게 항상 고마운 마음을 가진다.
이영예(cando7****)2018.03.1815:02:53신고
김형석 교수님 존경합니다. 저도 아침식사를 6시에합니다.
정일영(menc****)2018.03.1814:58:15신고
100 다 되었는데 일을 하기 위해 아무거나 먹는다니 놀라울 뿐..
교수니 아마 책을 쓸 듯 한데 교수처럼 의미있는 일을 해야지 그냥 오래만 살면 그게 사는 건가?
설현욱(se****)2018.03.1814:51:01신고
음.. 어제 친하게 지내던 방송인 ..고혈압으로 뇌출혈로 이천 어디 요양병원에 있는 모양인데
(건대 동기 정치인들들 그리고 김수현 작가등은 좀 가보소..) ..전화가 오래간만에 왔더군..
김형석 선생님과 3인체제를 이루던 한 분이 지금 간암이라는데 어떻게 했으면 좋냐고..
이병수(bslee****)2018.03.1814:04:10신고
40여년전 교수님강의에서 우리나라교수들중에 후학을 가르치는것은 뒷전이고 출세를 위하여 정치에 기웃거리는 사람이 상당히 있다는것이다. 나의생각도 똑같다.
교수일이 뒷전인 사람이 정치 인들 잘하겠는가?
요즈음 정치를보니 거의 교수출신들이 많은데 맨날 자기조국이 어딘지도 모르는 헛소리만 해대고
헛발짓만 해대고 있으니 나라의 앞날이 심히 걱정 스럽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3/16/2018031601350.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