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세상

[89] '82년생 김지영' (서지문 교수, 조선일보)

colorprom 2018. 2. 27. 11:42


[서지문의 뉴스로 책읽기] [89] 이윤택을 배출한 조직 문화?

  • 서지문 고려대 명예교수

입력 : 2018.02.27 03:09

조남주 '82년생 김지영'

서지문 고려대 명예교수
서지문 고려대 명예교수


조선시대는 물론 바로 몇십 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에서 한번 '몸을 망친' 여성은 음지의 여성이 되었다.
순결을 잃으면 자동적으로 혼인 시장에서 배제되었고,
경제 능력이 없기 때문에 순결을 짓밟은 '원수'에게 매달려 살 수밖에 없었다.

남자들은 온갖 감언이설과 애원, 맹세를 동원해서 여자의 순결을 빼앗고는
잠시 '미안'해하다가 점점 뻔뻔해져서 왕으로 군림하며 여자를 구박했다.
그 치욕을 거부하려면 거리의 여자가 되어 온 세상의 능멸을 견뎌야 했다.

가해자의 죗값을 피해자가 치르는 이 불의(不義)는 유교 문화권 여성만의 운명이 아니었다.
서양에서도 여성은 절대 약자였다.
하디의 여주인공 테스의 비운이 전 세계 여성을 울린 것은 그것이 딴 세상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최근에 한국에 'Me Too 운동' 확산과 함께 상상을 절하는 엽기적 추행, 범죄들이 드러나고 있다.
21세기에도, 한국에서 여성이 사회 참여와 경제 자립을 원한다는 것이 그리 큰 죄였단 말인가?
한국 사회가 그렇게까지 피해 여성에게 비정했는가?

그런데 한국여성단체연합은 (많은 좌파 문화계 인사가 관련된)
이런 비행에 대해 매우 뒤늦게 성명을 내면서,
이 흉악한 범행을 "성차별적 권력 구조"의 산물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나 권력 구조는 그 범죄를 행하고 은폐하게 한 장치이고,
범죄를 저지르는 것은 인면수심(人面獸心)의 인간이다.
성추행 파문을 일으킨 연극 연출가 이윤택이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30스튜디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자들에게 사과하던 중 고개를 숙이고 있다. /연합뉴스
남자들은 그들에게는 일시적 오락, 자극 추구에 불과했던 성희롱, 성추행, 성폭력이
피해 여성의 삶을 얼마나 피폐하게 하고 정신을 파괴하는지 똑바로 깨달아야 한다.
이윤택의 피해자 중 한 사람은 "더러운 손을 20년이 다 되도록 지우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다"고 했다.
9세 때 자기를 성폭행한 '짐승'을 1991년 살해하기까지 21년간 김부남씨의 삶을 삶이라 할 수 있었겠는가?

조남주 작가의 화제작 '82년생 김지영'의 주인공은 주관이 뚜렷하고 자립심 강한 신세대 한국 여성으로서 거창한 야망보다 조금씩이라도 발전적인 삶을 원할 뿐이다.
남편도 웬만큼 협조적인데 그 기본적 욕망의 실현이 여러 겹 벽에 부딪혀 좌절되며
김지영에게 '의학적으로 설명하기 힘든' 증상이 나타난다.

부단한 노력의 작은 과실도 차지하기가 그리 힘든 대한민국의 딸 김지영.
우리의 애처로운 딸 지영이가 남자들의 허접한 쾌락의 제물까지 되어야 하겠는가?


  • Copyright ⓒ 조선일보 & Chosun.com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2/26/2018022602719.html


배수경(mari****)2018.02.2711:24:53신고
저런 더러운 몸과 마음으로 위안부 할머니들을 입에 올리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무슨 아픔을 공감했다고 했나? 참담하지만 위안부 제도는 광복과 함께 끝난 게 아니었다.
김덕현(c****)모바일에서 작성2018.02.2711:01:24신고
여성조선에나 올려라
이병곤(sorkan****)2018.02.2710:41:05신고
우리 애처로운 딸들이라니요. 당신 따님입니까? 딸은 다 애처롭습니까?
"애처로운 딸"의 귀결은 "남자는 죽어 마땅하다"가요?
우리 애처로운 딸이 아니라, "우리 애처로운 인간" 한번 생각해보세요.
김기주(mp9****)2018.02.2710:13:12신고
이번기회에 ....me too 운동이 확산되는 이기회에
대한민국의 성범죄자들에 대한 경각심을 주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법부는 물론 검경은 지위고하 좌우 진보 보수를 가리지 말고
성범죄자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그에 합당한 강력한 처벌을 내려야 할 것이다.
한번은 털고 넘어가야죠. 털어내고 빨리 끝내야 합니다. 'me too'의 부작용도 맞만치는 않을 겁니다. 지금은 모르겠지만요.
김동현(muggl****)2018.02.2708:42:51신고
오오.. 이 냥반 남자로 싸잡아 얘기를 하네. 배울만큼 배운 분이.
본인 아버지와 아들은 몰라도 저만은 빼주세요. 나는 아니요 ㄷㄷㄷ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2/26/2018022602719.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