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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바람 앞의 등불 같은 나라와 국민 - '데이비드 카퍼필드' (조선일보)

colorprom 2016. 11. 1. 17:04

[서지문의 뉴스로 책읽기] [20] 바람 앞의 등불 같은 나라와 국민

  • 서지문 고려대 명예교수


입력 : 2016.11.01 03:09

찰스 디킨스 '데이비드 카퍼필드'

서지문 고려대 명예교수
서지문 고려대 명예교수

인류 역사는 한마디로 극심한 불평등 역사였지만
어느 시대, 사회에도 힘없는 자가 꾀로 상전을 실질적으로 지배한 경우는 흔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전이 원님을 우롱하고 마름이 지주의 도지(賭只)를 축내는 일이 매우 흔했다.
서양에서도 양갓집 규수가 연애를 부모 몰래 할 수는 있어도 몸종 모르게 할 수는 없었기 때문에
밀애하는 규수는 몸종에게 자주 '뇌물'을 바쳤고 은근한 협박에 시달리는 일도 많았다.

디킨스 소설 '데이비드 카퍼필드'의 패륜아 스티어포스의 시종 리티머
스티어포스가 원하는 여자를 손에 넣도록 비상한 수완을 발휘하고
그 여자가 버림받으면 자기가 차지하려고 한다.
그러나 그는 비상한 능력을 남용하다가 철창신세를 지게 된다.

나는 최순실 일가가 춥고 고단했던 시절의 박근혜 대통령을 보살폈던 것이
순수한 인간애에서였는지 아니면 그 시절에도 박 대통령에게서 얻을 '고물'이 있어서였는지 매우 알고 싶다. 그리고 박 대통령이 청와대에 들어가서도 그들과 밀착 관계를 유지하고 국정 책사로 삼은 것이
그들의 보살핌에 대한 '보답'이었는지 아니면 그들에게 잡힌 약점 때문이었는지를 알고 싶다.

10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촛불집회를 마친 시민들이 광화문 네거리에서 청와대를 향해 행진하며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남강호 기자
최순실 일가를 국정에 끌어들여 국격을 추락시키고 국민을 모욕했다는 결과는 같지만,
전자라면 박 대통령이 조금 덜 미울 것 같아서이다.

지난 대선에서 박 대통령에게 투표한 국민 상당수는
안보 불안 때문에 문재인이 아닌 박 후보를 찍을 수밖에 없었는데,
박 대통령의 국가 경영 능력에 대해서는 염려스러웠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박 대통령이 돈 문제에 대해서는 절대 청렴하다는 믿음과,
국가를 위해서라면 기꺼이 목숨도 바칠 것이라는 확신,
그리고 혹독한 시련으로 다져진 삶이었기에 국가적 위기에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는 기대는 있었다.

그간 박 대통령의 통치에 대한 불만과 실망이야 새삼 말해 무엇하겠는가.
그런데 국민과 '불통'했던 이유가 잡신들의 '계시'를 받드느라 그런 것이라니
국민의 분노와 허탈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어리석은 선장이 멋대로 조종한 대한민국호는 격랑 속에서 풍비박산이 날 위기에 처했다.
박근혜 선장은 변명하고 도망칠 궁리를 하지 말고 즉시 국민 앞에 참회하고 믿음직한 조타수를 세워야 한다. 나라와 국민을 수장하고, 돌아간 부모님을 욕되게 하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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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6/10/31/2016103102745.html



김윤곤(gonn****)2016.11.0109:47:50신고
바람 앞의 등불 같은 나라와 국민은 아니다.
이 나라는 오래 전부터 대통령은 있으되 최고 지도자는 없었고,
청와대는 있으되 대통령 보좌는 없었으며, 국회는 있으되 국정은 없었고,
또한 정부는 있으되 국가 위해 일하는 공직자 없었다.
모두가 국민과 기업 스스로 이 나라를 일궈 왔다.
진정한 지도자와 정치인 그리고 공직자가 없는 것은 국민 탓이기도 하다. 지금 이 순간도!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6/10/31/2016103102745.html